이성의 시련
박이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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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이문출판사에서 나온 박이문 선생님의 '철학이란 무엇인가'란 책을 통해 그나마 정식으로 철학에 입문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눈으로 보면 난삽한 활자에 볼품없는 종이질, 삭막한 디자인이 아주 거슬릴테지만 철학적 문제 하나하나를 평이하고도 깊이있게 다루어 의욕을 돋구게 하시는 글솜씨에 많이 반했었고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그 누렇게 책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문지사에서 다시 모아 내신 이 모음집에서도 박이문 선생님의 솔직담백한 글쓰기를 만날 수 있다. 책의 중심논제는 급속한 현대기술의 발전과 문화의 변동 속에서 한계점을 노정한 전통적 서구 이성을 어떻게 새롭게 재구성할 것인가에 맞추어져 있고 그 재구성의 여정에 동양철학과의 만남에 주목하는 내용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프랑스의 20세기 전기 철학을 다룬 '현상학과 실존주의'에서 다뤄지는 싸르트르, 퐁띠, 리쾨르 부분이 눈에 쏙 들어온다. 분석철학 뿐만 아니라 대륙계 철학과 동양철학까지 폭넓고 깊이있게 섭렵하신 역량이 그대로 배어 나오는 듯 하다. 그래서 프랑스철학 20세기 후반부를 다른 논문이 더 기대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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