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예술의 미학
박성봉 지음 / 동연출판사 / 199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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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만일 우리가 전적으로 인간의 진지한 측면만을 감싸안음으로써 우리의 통속적인 측면을 못 본 척 한다면 우리가 소유할 수 없는 완벽함을 자만하는 것이고, 만일 인간의 통속적인 측면만을 강조하여 우리의 진지한 측면을 무시한다면 우리 자신의 한계를 지나치게 과장하는 셈이 될 것이다. (... 모티머 J. 애들러)

통속성이란 어쩌면 우리가 인간인 이상 모두가 지니고 있는 몇 안되는 공통점들 중 하나일지 모른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그것을 거부한다. 우선 나부터도 그랬다. '개그 콘서트' 같은 프로를 보고 눈쌀부터 찌푸리던 게 다반사였는데... 요즘 유행하는 대중문화연구에 대해서도 'So What?'하면 기표해석에만 파뭍혀 이론의 유희를 해대는 꼬라지에 구역질이 날 정도였는데... 하지만 사람들 중 많은 다수가 즐기는 것이라면 그 안에는 뭔가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해보곤 했다... 하지만 어렴풋할 뿐...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어떤 문을 열어주는 책이었다. 아직 그 문이 어떤 것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중예술속의 통속적인 것이 지닌 실존적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해 주었고, 전통적인 미학의 체계의 연장선상에서 그런 통속적인 것이 어떤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가의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책이기도 했다. 100% 진지한 예술도, 100% 통속적인 예술도 없다. 그런 구분이야말로 통속적인 구분일 뿐, 진지함 속에 통속이, 통속 속에 진지함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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