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4
권명아 지음 / 책세상 / 200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몇 년간 케이비에스 9시뉴스 이전에 나오는 류의 드라마가 유행하고 있다. 이런 드라마들의 화두는 가족이며, 주된 내용으로 두 남녀가 만나서 우여곡절 끝에 결혼하고 결혼한 후에 두 집안(특히 시댁에서의 갈등) 사이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류의 이야기에 매혹되며 그들은 이를 통해 무언가를 보상받으려고 하고 있다. 그것은 (한나 아렌트의 용어로) '무사회적 고립자들'의 절망과 불안을 가족의 신화를 통해 보상받고자 함이다.

우리 착각하지 말자... 최근 이런 식의 가족에 대한 관심의 본질은 가족 자체에 대한 진지하고 반성적인 관심의 결과가 아니다. 이 책의 내용대로 이것은 각박해진 세상, 각박해졌지만 아무런 사회적 안전장치가 마련되어있지 못한 세상에서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도피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가족 뿐일 것이라는 상상적 탈출구일 뿐이다. 이와 같은 가족에 대한 회귀 열기는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의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일 뿐이다.

무사회적 고립자들은 막다른 골목에서 혁명을 찾을 것이다. 그것이 파시즘적 혁명일지 공산주의혁명일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만, 어떤 혁명이든지 간에 그런 사람들이 주동이 된 혁명은 결국 파시즘적 특성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끔찍한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 뻔한 걸 왜 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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