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의 그림 - 중국화의 매체와 표현 이산의 책 11
우훙 지음, 서성 옮김 / 이산 / 1999년 10월
평점 :
절판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고서를 접하게 되면 우리는 자주 '공자 가라사대', '맹자 가라사대'와 같은 표현을 접하게 된다. 일제는 이런 습성을 지배논리로 합리화하기 위해 '사유의 정체성'을 증거하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항시 시원으로 거슬러 고답하지 않는 바가 없으니 새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서양의 경우를 봐도 어떤 문화가 벽에 부딪히거나 해체되어가면 다시 과거로부터 비추어 새롭게 이뤄낸 바가 아니던가? 동아시아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것은 '온고이지신'의 방책인 것이다.

최근에 중국건축에 대한 <순간과 영원>이 번역되었는데, 이 책의 저자 우홍이 <그림 속의 그림>의 저자다. 그는 신중국학, 그러니까 고래의 전통적 중국연구방법 대신 다양하고 혁신적인 방법론을 응용해서 중국문화를 연구하는 서구 중국학의 대가이다.

이 책은 중국문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가라사대'형 형식이 중국화 양식에도 자주 등장함을 포인트로 삼는다. '그림 속의 그림'이란 그림이 다른 그림을 인용하고 모사하고 품평하는 관계를 간략히 표현한 것이다.

저자는 중국화를 이해하는 기존의 방식, 그러니까 그림 자체의 필법과 형식, 그리고 도상성 위주의 전통적 연구보다는 맥락을 그림 너머로 확장한다. 그림 주위를 휘감는 콘텍스트를 보고자 하는 것인데 그것은 미시적으로 병풍, 두루마리 같은 그림을 담는 틀에서부터, 거시적으로 문인화가들의 위상과 역사적 맥락을 통해 이해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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