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의 길
마루야마 겐지 지음, 조양욱 옮김 / 현대문학북스 / 200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겐지의 이야기엔 유독 여성비하적인 발언이 많더군요. 여성 자체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여성적인 것'에 대한 격렬한 혐오가 잔뜩 뭍어 납니다. 선 굵게 진실로 육박해들어가는 강한 역동성을 추구하는 사람이니 소위 여성적인 것이라고 불리우는 것, 즉 주변부를 어슬렁거리며 미사여구에 빠져드는 꼴이 싫다이거지요. 거기에 집단적 삶에서 부산되는 위선과 허식도 거부하지요.

아직 그의 작품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창작에 있어서의 근기는 아주 투철한 작가인 듯 합니다. 문학애호가 집안의 독특한 분위기에서 그 분위기를 역겨워하다 못해 깔보던 그가 아쿠타가와상이란 엄청난 상을 받고 도리어 스스로가 문학인으로 변신하게 되다니...

참 인생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내...내... 후기를 쓰신 이문재 시인의 말대로 압도적이고 압도적이군요. 나름대로 즐거운, 주먹에 힘이 들어가게 만든 만남이었습니다. 아참 겐지는 (실명을 거론하지 않지만) 자살한 미시마 유키오나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자살을 자기 기만적인 엽기적 희극 쯤으로 치부하고 있는 듯 한데 제가 보기엔 겐지 마저도 그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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