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전공자인 저자는 대중영화 대신 예술영화나 실험영화 범주에 드는 것들을 다룬다. 짐자무시의 [천국보다 낯선], 잉마르 베르이만의 [제7의 봉인],페데리코 펠리니의 [8과 1/2],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 테오 앙겔로풀스의 [율리시스의 시선], 틴 타란티노의 [펄프픽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희생], 찬 안 홍의 [시클로]가 그 대상이다. 각 영화를 통해 종교에서 대중문화까지 나름의 비평적 사유를 전개한다. '피그말리온'이란 영화와의 만남에 대해 저자가 빗댄 말이다. 영화는 외면적 현실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의 내밀한 측면을 응시하고 그 복잡하고 독특한 매커니즘을 자기 안으로 끌고 들어옴으로써 다시 삶을 뒤흔들어 버리는 힘을 가진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피그말리온은 바로 이런 영화란 조각상과 사랑에 빠닌 자신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