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장의 명반
안동림 지음 / 현암사 / 199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서서히 클래식에 절어가던 때가 있었다. 거품경제 탓인지 클래식 전문월간지가 우후죽순처럼 창간되고 있었고, 공짜로 씨디를 넣어서 주는 경우도 많았다. 주로 클래식 음악 정보를 얻는 것은 그런 월간지등을 통해서 였고, 그래서 항시 내 귀는 최신반과 하이파이에 쏠려 있었다. 그러다 혜성같이 출간된 책이 이 책이었다. 당시에는 요즘처럼 합본-양장본이 아니라, 두 권으로 나뉜 페이퍼백이었다. 이 책을 접하고 음악과 예술을 대하는 나의 천박한 눈을 속죄해야만 했다.

지금은 다른 공부를 하느라고 책장 저켠의 그늘밑에 숨어버렸지만 때때로 생각날 때 다시 들쳐 보면서 생각에 잠길 때가 많다. 특히나 그를 통해 바하의 마태수난곡을 만난 것은 나에게 기로같은 것이었다. 종교적인 것에 대한 새로운 눈뜸, 책 속에서 마태수난곡에 관한 글을 읽고 그 날로 씨디를 구입해서 플레이보턴을 눌렀다. 눈물... 아~ 내가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다니... 벅차오르는 그 때 그 감성은... 거기다가 나는 덤으로 예수의 삶에 대해서도 눈을 뜨게 되었다. 종교적 회심이었다. 비록 (걸레가 되어버린) 교회에 다니지는 않지만 심정적 기독교인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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