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 생태 도감 -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자연 백과사전
우종영 외 지음, 김종민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캠핑은 일부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의 고급스런(?) 취미였는데 이젠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두루두루 사랑받는 여가생활이 된 것 같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한번쯤은 꼭 다녀온다는 캠핑. 그렇지 않고선 아이들에게 자연을 보여주기 힘들어진 슬픈 시대여서일까. 여하튼간 주위 엄마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캠핑의 c와도 관계 없을 것 같은) 나조차도 아들이 조금 더 크면 캠핑을 다녀와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캠핑족이 많아진 요새야 캠핑장의 시설도 편의도 잘 갖추어져있지만 무작정 떠났다간 낭패가 되기 십상! 특히 아이와 함께 떠나는 캠핑이라면 짧은 기간이라도 좀 더 알차게 보내고 싶은게 엄마 마음인만큼 미리미리 준비하고 공부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두고두고 유용하게 읽을만한 책 <캠핑장 생태 도감>. 이번에 스콜라에서 발간된 신간이다. 캠핑장에 갈 때면 꼭 챙겨가야 한다는 자연 백과사전이라니. 도대체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궁금했다.


일단 이 책의 구성은 본 책과 관찰 노트, 그리고 카드형 돋보기로 되어있는데, 처음 카드형 돋보기를 보고 정말 신기했더랬다. 휴대가 편할 뿐더러 유리가 아니라서 쉽게 깨지거나 망가지지도 않으니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았다 (왠지 캠핑을 가지 않더라도 꼭 가지고 다닐 것만 같은 ㅋㅋ).

부록으로 들어있는 돋보기라고 하기에는 평상시에도 유용해보여 괜히 내가 탐이 나기도 했다. 내가 어렸을 때 가지고 다니던 유리 돋보기보다 가볍기도 가볍고 아마도 이것으로는 햇빛을 모아 곤충을 태워죽이는(...) 불상사를 저지르지 못할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생명의 존엄과 윤리를 배우기 전의 아이들이란............). 휴대가 간편하다는 건 대단한 장점! 모르긴 몰라도 캠핑갈 때 뿐만 아니라 학교갈 때나 놀러다닐 때도 가지고 다닐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백과사전 겸 도감과 자연동화, 캠핑장에 대한 정보가 한 권으로 묶여있다는 것이다. 이르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읽힐 수 있을텐데 바로 이맘때가 어떤 자연전집을 사줘야 하는지 엄마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시기라는 걸 감안하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한 권 한 권 각기 다른 테마에 헌정된 자연전집도 훌륭하지만 직접 보고 관찰할 수 있는(!) 동물과 식물, 곤충 위주로 구성된 도감이다보니 아이가 더욱 관심을 가지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상상 속의 가족인 핑이 가족. 엄마 아빠가 캠핑장에서 만나 결혼했다는 설정이 귀엽다. 캠핑장에서 지켜야 할 일이나 자연관찰을 할 때 알아야 할 점 등 중요한 내용을 동화로 풀어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해주고 있기 때문에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자칫하면 교과서처럼 딱딱해질 수 있는 내용도 핑이 가족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재미있는 놀이가 된다.

곤충과 물고기, 새, 파충류, 야생동물 등 다양한 생물들의 소개와 함께 도감이 수록되어 있어 찾아보기 좋다. 근데 왜 곤충의 비율이 이렇게 높은건지... 곤충을 엄청나게 무서워하는(?) 나로서는 아들이 쑥쑥 자라 장수풍뎅이를 가져오며 "우와 엄마 나 이거 잡았어 만져봐!"라고 하는 날이 제발 오지 않기를 바랄 뿐... 어른이 되면 곤충공포증도 자연스럽게 없어질 줄 알았건만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나보다 ㅠㅠ 이젠 모성애로 극복해야만 하나? 이제 8개월이 다 된 아들은 벌써부터 곤충도감을 펼쳐주니 읽겠다며 (아니 먹겠다며) 관심을 보인다.

온 가족을 위한 자연 백과사전이라니 정말 맞는 말이었다. 무심코 읽기 시작했는데 동화와 도감, 여러가지 팁이 어우러지니 즐겁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나도 이렇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데 한참 자연에 관심을 갖는 아이들이라면 오죽할까. 물론 더이상 앞마당이나 아파트 정원에서 이런 생태계를 관찰하는 것은 어렵게 되었지만 캠핑이라는 훌륭한 대안으로 아이들에게 자연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펼쳐든 관찰 노트. 스크랩과 그리기를 할 수 있고, 관찰한 것을 빠지지 않고 기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노트 대로만 기록한다면 훌륭한 일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작성할 때도, 나중에 펼쳐볼 때도 성취감을 느끼며 즐거워하겠지. 캠핑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하면서 아이는 얻은 지식과 경험을 진정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책에 나온 곤충과 물고기, 새들을 찾아 캠핑 장소를 정한다면 마치 포켓몬의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캠핑 모험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래성을 쌓기 위해 이젠 집에 모래까지 사와야 하는 요즘, 자연을 좀 더 가까이 관찰하고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풍부한 지식의 자연도감과 누구나 도전해볼 법한 캠핑을 접목시킨 아이디어가 정말 마음에 든다. 아들이 조금 더 크면 정말 캠핑을 떠나 자연관찰을 해봐야지. 물론 그 전에 (아들을 위해서라도) 곤충공포증을 극복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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