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영토를 확장하라 - 세상을 리드한 24가지 파워 사유법
차오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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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1 더하기 1을 가르쳐주면 어떤 아이는 2라는 답으로 만족하고, 다른 아이는 2 더하기 3은 무엇일지 생각해보고 또 다른 아이는 한 달 동안 자신이 받은 용돈이 모두 얼마인지 생각해본다고 합니다. 같은 지식을 접했을 때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적용하는데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죠. 흔히 우리나라의 교육이 너무 "주입식"이라고 비판할 때, 대부분 이러한 적용 능력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것일 경우가 많습니다. 즉, 1 더하기 1은 2이니 2 더하기 2는 4라고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1 더하기 1은 2고 2 더하기 2는 4라고 외우라고 하는 것이죠.

 

 

인간과 동물의 가장 근본적인 차이는 인간은 "사유할 수 있는 데" 있었습니다. 물론 동물 역시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그것을 삶에 적용시키고는 합니다만, 인간은 그 중 유일하게 사유할 수 있고, 그 사유를 통하여 무한한 발전을 이루어왔습니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의 짧은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유하는 것은 오래 전부터 인간 고유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오히려 문화와 기술이 발전해가면서 점점 인간의 "사유할 수 있는 범위"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당연히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해야 하는 것도 이제는 컴퓨터라던가 인터넷의 도움을 받아 생각하지 않고서도 넘어갈 수 있고, 스스로 얻은 지식보다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조우한 자투리 지식에 의존하게 되었으니까요. 물론 이러한 우려가 상당히 일방적이고 편협적이라는데는 저 역시 동의합니다만, 그렇다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단언할 수 없는만큼, "사유"라는 주제에 있어 다시한번 깊이 생각해볼 필요성을 느낍니다.

 

일방적으로 주입되는 것이나 단순하게 외우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지금까지의 지식과 관념을 뛰어넘으려면 그만큼 혁신적이고 새로운 사유를 할 수 있는 것이 유일한 답이라고 할 수 있고, 우리 세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 역시 이러한 능력을 가진 사람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구체적으로 어떤 혁신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주는 곳은 많지 않았죠.

 

 

 

 

오늘 소개할 책은 그러한 "혁신"의 사유로 갈 수 있는 하나의 길을 제시합니다. 이 책에 어떠한 답이 제시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우리가 "생각"과 "사유"라는 것을 통해 어떠한 것을 이루어 갈 수 있는지, 역사적으로 세계를 이끌어온/변화시킨 사람들이 어떻게 사유함으로 혁신을 일으켰는지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지혜의 숲' 사고력교육연구원의 설립자이자 원장이신 차오름 교수님의 "생각의 영토를 확장하라" 를 소개합니다.

 

 

 

 

사고력교육연구원 "지혜의 숲" (http://www.eduwisdom.co.kr) 은 지식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다양한 강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번 기회를 통해서 처음으로 접하게 된 곳이라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어린 나이에서부터 사고력을 중점적으로 개발하며 생각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네요. 앞서 소개했지만 이 책의 저자이신 차오름 교수님은 지혜의 숲의 설립자이자 원장으로서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와 교사를 위한 강의도 다양하게 진행하신다고 합니다. 또한 "생각의 영토를 확장하라" 외에도 많은 저서를 편찬하셨죠.

 

 

사고하는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고해야 하며 어떤 사유가 건설적인 것인지 아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생각의 영토를 확장하라"에서는 형이상학적인 사유의 세계로 접근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을 제시하는데요, 바로 세상을 리드해온 스물 네가지의 사유법을 통해 "사유란 어떤것인가"를 되짚어보는 방식입니다.

 

 

그들에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넓고도 좁은 것이 이 세상이고 수 많은 사람들이 지구에 살고 있지만, 결국 세상은 몇 사람에 의해서 이끌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것은 전쟁에서 승리하여 국토를 확장한 용맹한 왕이나 장군일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언변의 달인이었던 정치인이기도 했고, 혁신적인 발명품을 만들어낸 발명가이기도 했으며, 대단한 발견을 한 과학자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에는 세상을 바꾼 사유의 주인공들을 소개합니다. 크게는 세 챕터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각의 챕터는 다시 여덟 장으로 구성됩니다. 총 스물 네가지의 혁신적인 사유를 엿볼 수 있습니다.

 

제 1장 ---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아 - '나'를 사유하라

제 2장 --- 개인적 삶의 역사성 - '사회'를 사유하라

제 3장 --- 천 개의 눈, 천 개의 길 - '세계'를 사유하라

 

생각, 혹은 사고가 중요한 것은 "호기심"이라는 눈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머리말, 5 페이지). 모두들 당연시했던 것을, 자명한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는데에서 모든 사유가 시작하는 것입니다. 사유로서 세계를 바꾼 사람들의 특징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의 주위에 있는 모든 환경에 의문을 던지고, 새롭게 사유했을 때에, 비로소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드러나게 됩니다.

 

"지식을 발견한 사람들,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낸 위대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들이 생각의 창조자가 되는 것일까? 그들은 모두 '결정적 의문'을 하나씩 가졌던 사람들이다." (5 페이지)

 

각 장에서는 이러한 사유의 기폭제 역할을 한 호기심과 궁금증, 새로운 발견에 대해서 소개한 뒤에, 사유가 가지고 온 새로운 변화와 관점의 차이에 주목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복잡해보일지 몰라도, 친절한 문장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사유의 중심에 서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단지 탁상공론을 위한 "똑똑한" 질문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나가면서 한번쯤은 자신에게 진정으로 던져야 할 핵심적인 질문입니다.

 

"나에겐 여러 가지 영토가 주어집니다. 한 가지 삶만이 아니라 여러 겹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삶의 영토가 여러 겹 주어져 있으니까요. 과연 나는 어떤 영토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으며 살고 있을까요?" (23 페이지)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게는 한 가지 특별한 것이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굳혀져온 하나의 길을 고집하고 아무 생각 없이 그 길을 따르기 보다는 어째서 이 길 외에 다른 길이 있지는 않은 것인가 고민한 것이죠. 이러한 능동적인 사유는 결국 "지금 이 길이 확실히 가장 이상적인 길이구나"라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에는 역시 많은 사람들의 잔소리를 감당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혁신을 발견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세상을 움직이는 사유를 해왔던 사람들은 자신들의 궁금증을 효과적으로 사유하였고 그로 인해 전혀 다른 새로운 길을 제시한 것입니다.

 

"우리들의 뇌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생각도 빛의 변신입니다. 우리가 말과 글로 교환하고 나누는 사유와 마음도 빛의 자식인 것이지요. 그래서 생각의 속도가 곧 빛의 속도로 전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159 페이지)

 

시간은 속도를 가지고 흐르기 때문에 속도가 느려지면 시간이 빨라지고 속도가 빨라지면 시간이 느려진다는 이론을 "쌍둥이 실험"으로 설명한 아인슈타인. 하지만 그가 발견한 것만에 그치지 않고 그의 사유를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간다면 어느 순간 누군가에 의해서 그를 뛰어넘은 이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역시 자신이 얻은 지식들을 습득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가공해나감으로써 새로운 세계를 발견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생각의 영토를 확장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지식을 얻고 배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얻은 것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느냐가 결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사고를 넓혀주는 질문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는 세 가지의 짧은 질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앞의 내용을 읽고 난 후에 그것을 어떻게 내 삶에 받아들여야 할지 핵심적으로 짚어주는 질문들입니다. 그것은 역사에 남은 혁신적인 사유가 끝난 그 시점에서 우리가 어떻게 더 깊이 사유할 수 있을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엉뚱한 상상 가운데서 빛나는 아이디어가 탄생하곤 합니다. 아니, 어쩌면 엉뚱한 상상은 빛나는 아이디어를 위한 필수불가결의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서 소개한 아인슈타인의 예에서 저자는 아인슈타인이 16세부터 가졌던 의문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아인슈타인은 16세부터 하나의 질문에 사로잡혔다. '빛(광선)을 타고 초속 30만 킬로미터 속도로 여행한다면 세계는 어떻게 보일까? [...]' 이 의문을 평생 풀고자 했던 아인슈타인이 찾아낸 답이 바로 '상대성 이론'이다." (161 페이지)

 

열 여섯 살의 어린 아인슈타인이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궁금해집니다. 진심으로 궁금해하면서 이런 저런 이론을 제시했을까요 아니면 "쓸데없는 생각 말고 네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핀잔을 주었을까요? 어렸을 때는 참 다양한 궁금증도 많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고는 했는데, 어른이 되어가면서 점점 사고가 틀에 박힌다는 것이 아쉬운 것을 넘어서 실망스럽고 공포스럽기까지도 합니다. 결국 이러한 궁금증을 "어린아이의 바보같은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데에 결정적인 힘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까지 하네요. 저자는 말합니다.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 그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야말로 '나'라고 하는 존재의 결정적 징표입니다." (79 페이지)

 

스스로가 스스로의 잣대를 세우며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나'의 존재를 확립하는 힘인 것임을 저자는 몇 번이고 강조합니다. 남이 닦아놓은 길을 무작정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스스로 사유하면서 나아가는 것이, 후에는 몇 십 배, 몇 백 배의 차이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사유한다 고로 존재한다

 

 

말도 안되는 이상한 종교에 빠져 인생을 망쳐버린 사람들이나, 엉뚱하게 속아 사기를 당한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어떻게 저런 것에 속을 수 있지?"라고 의아해 하고는 합니다. 그 사건의 아웃사이더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허무맹랑한 소리에 마음을 빼앗겨 어마어마한 재산을 날리거나 심지어 자신 혹은 가족의 목숨까지 앗아가버리는 일을 더러 보면서,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사유의 부재"는 더욱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단지 어떤 것에 홀려서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고 하기에는 너무도 어설프고 말도 안되는 사건들이 비일비재하니까요.

 

 

 

 

어차피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 많은 문제들과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고, 그것에 있어서 선택하고 해결해나가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몫입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 배우자 등이 때로 우리를 대신하여 도와주거나 조언해준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자신이 헤쳐나가야만 할 때가 온다는 것이죠. 고정관념에만 매여 있거나 스스로 사유하는 법을 익히지 못한다면 결국 이 때 넘어지게 되기 마련입니다. 삶에는 딱 맞는 "매뉴얼"이 없기 때문에 결국은 스스로 생각해야 하고, 그 생각과 선택의 결과의 책임 역시 스스로에게 있으니까요.

 

 

 

 

"생각의 영토를 확장하라"는 지금까지 사유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었다면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사유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개발하는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다면 효과적인 하나의 방향을 제시할 것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스물 네가지의 사유를 하나 하나 되짚어보면서 (행여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일지라도)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며 깊게 생각할 수 있다면 이미 건설적인 사유의 세계에 한 걸음 다가선 것이나 다름 없을테니까요.

어렸을 때부터 익히 들어와 별로 새로울 것이 없었던 다윈의 진화론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혹은 부처의 일생을 "생각의 영토를 확장하라"를 통해 새롭게 접하면서 그 실제적인 이론 뒤에 잠재되어있던 혁신적인 사유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스스로의 삶에서도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다시한번 물어볼 수 있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회복할 수도 있겠죠.

 

"유대인 약 600만 명의 학살에 가담한 아이히만은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 그런데 왜, 어떻게 그는 그 잔혹한 유대인 학살을 총괄한 범죄인이 되었을까요? 재판을 지켜본 한나 아렌트는 '가장 최대의 범죄는 바로 무지(無知)다'라고 말합니다. [...] 단지 상부의 명령에 따라,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 대로 했다는 것이 바로 죄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무사유의 범죄'입니다." (53~54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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