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된 남자 - 전6권
제랄드 메사디에 지음, 최경란.최혜란 옮김 / 책세상 / 2001년 1월
평점 :
절판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하면서부터 더불어 산 것 중에 중요한 하나가 종교일 것이다. 굳이 종교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사람들은 항상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 이외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가치를 항상 남겨두려는 경향이 있다. 이제 그것이 하나의 틀까지 갖추게 되면 흔히 말하는 철학이 될테고, 그것이 전파되어야 할 의무를 갖추게 되면 종교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종교는 타인에게 "강요"되어야 하는 숙명을 가지고 생겨났을지도 모르겠다. 특히, 기독교는 유일신 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그 강요의 속성이 때로는 기독교인인 내게도(나만?) 거부감을 주곤 한다. 또한, 철학이 가지고 있는 논리를 내세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종교라는 이름으로 논쟁을 거부하는 양면성도 가지고 있어서 신자들을(또, 나만?) 어리둥절하게도 만든다.

 그래서, 부끄럽게도 변명을 하자면 난 지금껏 내가 가지고 있는 기독교라는 종교에 대해서도 심사숙고를 해본 일이 없고 또한 심사숙고를 해보라고 가르침을 받아본 일이 없었다. 그저 성경을 읽어도 일체의 불경스러운 해석을 거부하는 정언명을 접하듯이 무릎꿇고 받아들이기만 했을 뿐이다. 만약,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배척을 당해야 하는 각오를 해야 한 채....

 과연, 그렇다면 기독교는 그 자체의 내부에 의문을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완벽하단 말인가?


 이 책은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있던 내게는 하나의 빛과 같은 책이다. 그렇다고 오해는 없길. 예수의 생애(공생애와 그 이후의 삶)를 중심으로 하여 개연과 허구를 균형 있게 갖추고 있는 이 책이 기독교인에게만, 그리고 나와 같은 의문을 가지고 있던 자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니까...

 결국, 종교든 무엇이든 진리를 다루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같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작가가 개연뿐만이 아니라 허구를 갖춘 소설의 방식을 택한 것은 탁월한 방식이라고 본다. 종교를 다른 진리와는 다른, 절대 진리라고 믿는 사람에게는 역시 소용이 없겠지만...

 작가가 풍부하게 다루고 있는 사료들을 거의 접해보지 못한 나로서는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역사적 의미와 폭이 얼마만큼인지 사실 가늠해보긴 힘들지만, 읽는 동안 내 정신과 몸이 있어야 할 곳에 대해서, 그리고 올바른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게끔 해주었던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 책에서 보여 지는 대로 예수 역시 완벽한 사람(또는 신)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의미를 찾기 위해서 노력을 멈추지 않은 사람-신이었다는 것이 가슴을 울린다. 그리고 이것이 진정기독교내에서 받아들여질 때 기독교인 스스로 자신의 종교를 자랑스러워할 단 하나의 이유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종교는 올바른 것에 대한 깨달음을 얻어나가는 과정이지, 그 완벽한 결과물은 아닌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