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를 수 없는 나라
크리스토프 바타이유 지음, 김화영 옮김 / 문학동네 / 199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운전을 하면서나, 내 좁은 방 안에서 클래식을 듣다보면 문득 예기치 않은 아득함 속으로 빠져들때가 있다. 그건 뭐라고 설명할 수 없다. 연주자나, 지휘자, 작곡자까지 그 무엇에도 상관없이 음표들이 연주되어 내 귀에 들리는 그 상호성 속에만 그저 아득하게, 아득하게 빠져들어갈 뿐이다.... 그래서 난 클래식을 좋아한다. 그리고 국악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얼마전에는 아쟁의 연주곡을 듣다가 나도 모르게 갓길에 차를 세워두었으니까....

문학작품 속에서 이런 아득함을 만나게 된다면 그건 분명 행운이다. 더구나 산문에서 말이다. 치열하게 읽히고, 생각하게 하는 소설의 매력도 당연히 나를 사로잡지만, 이런 아득함은 모든 스토리를 떠나 읽는이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친구의 소개로 읽게된 바타이유의 <다다를 수 없는 나라>는 내게 이런 아득함을 안겨주었다. 그게 이 책을 말하는 거의 모든 평자들이 말하듯 유려한 단문에서 나오는 시적인 느낌때문인지, 본질을 추구해나가는 성직자들의 얘기 때문인지, 다소 환상적으로 드러나는 공간적 배경인 베트남의 분위기때문인지 난 알지 못한다. 다만, 내게 이 작품은 아득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는 것, 그래서 행복했다는 것, 그래서 자주 뽑아보는 책꽂이 칸에 따로 꽂아두었다는 것 밖에는 할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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