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린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다.. 이주에 한번 꼴로 우린 한국마트에 장을 보러가고,,그때마다 우린 갈비살이나 불고기거리를 사오곤한다..여기 온 이후로 우린 돼지고기를 먹은 적이 두번밖에 없다..어차피 같은 가격이라면 소고기를 먹었던거다.. 그러다 삼겹살이 너무 먹고 싶어 한번 사먹었는데 어찌나 얇게 썰어져 있던지.. 구우니깐 완전 베이컨이 되버리더군..그래서 그 이후로 또 우린 소고기만 갈비살만 구워먹었었는데,, 어제 우리신랑이 갑자기 삼겹살이 너무 땡긴다해서 두번째로 돼지고기를 샀다.. 어젠 조금 두껍게 썰어져있는 흑돼지 삼겹살을 샀는데...저번보단 훨씬 낫더군.. 한국에서 먹는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아주 맛나고 좋았다..오랜만에 정말 삼겹살 다운 삼겹살을 먹었단 생각이 들었거든..

우리가 살고 있는 여기 샌프란시스코는 그나마 한국 음식들이 많이 파는 편이다..LA같진 않겠지만..소주도 한번씩 세일하면 한병에 3달러정도면 살수 있다.. 그럴때마다 우리 신랑은 6개들이 한팩짜리를 산다.. 참소주도 참이슬도 처음처럼도..그런것들을 우린 쉽게 먹을수 있는 편이고 그래서 그런것에 고마워하고 있다..어젠 처음처럼이 세일하길래 그걸 한팩 사왔다..

어제 그렇게 삽겹살을 구워 소주를 마시던 중 우리 신랑이 얘길했다.. 3년쯤 뒤에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갈지 남을지를 결정해야한다면 넌 어떻게 할거냐고...난 잘모르겠다고 얘길했다..지금은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훨씬 많지만 그땐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지금 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한국에선 쉽게 먹을수 있는 저런 삼겹살이나 소주도 여기선 먹기 힘들뿐더러 맛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그것뿐만이 아니라 한국에선 쉽게 먹을수 있는 모든 음식들을 여기선 뭐든 쉽지가 않다.. 일단 밖에서 사 먹는 한국 음식은 맛이 정말 없다... 돈이 너무 아까울만큼.. 한국의 어느 가게에서 그런 음식들을 먹었다면 한 숟갈만 먹고 나머진 다 남겼을것들을 여기선 우린 그것도 고마워하면 남기지 않고 다 먹은적이 많다.. 또 집에서 해먹는 음식들도 한국 마트에서 사게되면 일단 한국 음식재료들은 먼 태평양을 건너와야 하니 기나긴 유통기한을 달고 오게 된다.. 유통기한이 짧아야만 하는 두부나 오뎅 그런것들도 최소 한달의 유통기한을 가지고 있다.. 우린 그렇게 방부제에 찌든 음식들을 먹으면서도 그걸 먹을수 있단 생각에 맛있게 먹는다..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저런 음식들 때문만은 아니다.. 친구들도 또 가족들도 너무 많이 보고 싶은 이유가 제일 크다.. 그들을 보지 못하는게 제일 힘들다..또 여기선 일을 하지 않고 있는 내가 너무 지루해 보이고,, 조금 불쌍하기도 하다.. 여기서 내가 어떤 일들을 할수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언어의 장벽에 막혀 난 지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을 하지 못해 답답해 하는 이런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듯도 하다..또 어쩜 여기서 새로운 친구를 사귈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3년뒤 우리가 결정해야할 시간이 오면 난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까....우리가 여기 미국에 올땐 5년짜리 비자를 받아왔다.. 최대 5년만 있다가 돌아가리라..생각했었다.. 그 5년안에 그가 결과를 낼꺼라 생각했으니깐.. 그 기점이 3년이라고 한다.. 3년안에 좋은 논문거리가 나오면 그래서 한국에서 좋은 자리를 구하게 되면 우린 돌아가는 것이고,, 3년이 지나도 아무런 결과가 없으면 우린 더 남아야만 한다.. 결과가 나올때 까지.. 그게 얼마가 될지 모르니 우린 지금의 J비자에서 H비자로 바꿔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선 한번쯤 한국을 가게 되겠지.. 비자를 바꾸기 위해서..

난 잘모르겠다고 얘길했다.. 지금의 마음은 돌아가고 싶다 생각하지만,, 3년뒤엔 어떨지.. 지금은 내 욕심에 돌아가고 싶지만 3년뒤엔 내 욕심이 아닌 우리 아이의 환경을 생각할테니..그럼 혹시 남고 싶어하지 않을까..생각한다고..그도 잘 모르겠다고 얘길했다.. 그도 지금은 돌아가고 싶다 생각하지만,,3년이 지나면 미국 생활에도 우린 많이 적응했을테니 남는것도 괜찮을듯 하다고 얘길했다.. 그렇지만 그는 돌아갈수 있으면 반드시 돌아간다고 얘길했다..돌아갈수  있다면 그렇다면 ...난 잘모르겠다....

그에게 얘길했다.. 돌아갈수 있는 상황이란게 어떤건지... 그가 원하는 입에 딱 맞는 교수자리가 아니더라도 그렇더라도 돌아갈꺼냐고 물으니 그는 돌아간다고 얘길한다.. 혹시 그 자리가 꼭 미국에서 포닥을 하지 않아도 갈수 있는 그런 자리라면 그래도 돌아가냐고 물으니 그렇단다..난 얘길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미국에서 지낸 몇년의 시간이 아깝지 않겠냐고.. 굳이 미국에서 포닥을 할 필요가 없었던 그런 자리라면 그 만큼의 시간이 아까울것 같다고..또 자존심이 상처를 받지 않겠냐고 얘길했더니 미국에서 지낸 시간을 낭비라 생각하지 않고 경험을 쌓은 시간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얘길한다.. 그건 자기 뿐만이 아니라 나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었을꺼라고.. 또 자존심이 상처 받을순 있겠지만 괜히 그런 자존심 생각하다가 나중에 더 오랜 시간이 지났을땐 돌아가고 싶어도 못갈지도 모른다고....

그는 우리가 3년뒤쯤 돌아갈까 남을까를 결정지을때 잘 모르겠다가 아니라 돌아간다고 얘기하는것 같다.. 잘 모르겠다는 대답은 돌아갈수 있을지 어떨지 불분명할때 해당하는 대답인듯 하다.....

우리의 미국 생활은 표면적으론 내가 더 힘들어 하는 듯 하다.. 일단 난 여기서 그와는 다르게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니깐..난 의사 소통만 가능하다면 지금 여기에서의  생활이 10배는 더 편해질것 같다..  

그럼에도 난 생각한다..난 우리가 돌아갈수 있는 상황에서 돌아갈지 남을지를 결정해야 할때 지금 현재로선 그 미래에 내가 어떻게 결정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아이를 위해 남는걸 선택하지 않을까..생각하는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