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랑 요즘 많이 힘든가 보다... 언제나 저렇게 초저녁에 골아 떨어진다.. 오늘도 그는 이미 깊은 잠에 빠져있으니.. 아직 9시 30밖에 되지 않았는데,, 게다가 오늘은 금요일 저녁인데...내일이 휴일이니 저렇게 일찍 잘 필요가 없는데도.. 잠을 참기가 힘이 든가 보다...

실험실 생활이 피곤한건가,,, 힘이 드는건가,,, 어느건지 난 잘모르겠다.. 그냥 저렇게 매일 초저녁부터 골아떨어지는걸 보면 피곤한것 같긴한데,, 힘도 드는건지..걱정이 된다.. 오늘 저녁을 먹으며 맥주를 한잔 마신 그는 언제나 그렇듯 오늘 실험실에서 있었던 얘길 하는데,,,힘이 든가 보단 생각을 했다..그가 그런 얘길 하진 않았지만... 그 앞에 있었던 사람의 실험노트를 본 얘길 하면서 그 사람이 참 열심히 했구나 생각했다고 한다.. 실험 노트엔 밤 11시 상황과 그 다음 날 오전 8시 상황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그게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한달을 그렇게 실험을 했다고 한다.. 결과가 잘 안나오는 실험이라 그렇게 한것 같은데,,그런거 보고 많이 놀랐다고 얘길 했다.. 밤 11시 상황이 기록되었단 말은 최소한 12시전엔 퇴근하지 못했단 말이며,, 또 오전 8시 상황을 기록하기 위해선 늦어도 오전 7시엔 실험실에 나와있어야 된다고 했다.. 그걸 보고 그 전 사람이 정말 열심히 실험했구나 생각했고,, 그러니깐 한국에 교수 자리 잡아서 돌아갈수 있었나 보다고 얘길했다..

그렇게 힘든거겠지만,, 아니 그것보다 더 힘든거겠지만,, 그걸 그도 알고 나도 알고 있었지만,,, 지금 이런 방식으로 마주치게 되니 좀 놀란것 같기도 하다.. 그도..나도.. 우린 잘할수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근데 그걸 물어보진 않았다.. 우리도 그렇게 그 사람처럼 돌아갈수 있을까..를..정말 자신이 원하는 그런 자리를 잡아서 그렇게 돌아갈수 있을지를...

우리 신랑이 뭘 힘들어 하는건지 모르겠다.. 우리 아직 얼마지나지 않았는데,, 지치지 않았음한다..그가 힘들어 하는 예길 들어줘도.. 그냥 들어주는게 다인 나로써는 좀 미안하기도 하다.. 같이 공감해줄수 없음이..

그가 미국에서 포스터닥터 과정을 하기로 결정한거...처음 결정할 당시에도 많은 갈등이 있었을테지만,, 막상 여기 와서 봤을땐 그게 더 컸던 듯 하다.. 단지 포닥 과정 뿐만이 아니라 미국 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것도 있으니..그가 미국 생활에 적응하는거 뿐만이 아니라 나도 여기 생활에 적응하는 문제가 있었으니... 그는 내가 힘들어 할까봐도 더 많이 걱정했었다... 그 걱정까지 더 해졌으니..지금도 우린 초창기이지만 정말 그땐 여러가지로 힘이 들었다.. 과연 미국에서 포닥을 하기로 결정한게 잘한건가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니..그런데 이제 조금 시간이 지났고 우리 차츰 적응해가고 있다..지금 이 시점에서 그가 또 그런 문제로 힘들어하는건 아닌가 걱정이 된다..여기서 포닥을 한다고 해서 한국에서 교수자리가 보장된것이 아니기에....그렇더라도 우린 결정을 했고,,지금 여기까지 와있다...우리의 결정이 이제 바뀔수는 없는 이 지점까지.. 그가 힘들어 하지 않았음 한다..

우리도 실험실의 그 전 사람처럼 좋은 결과를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우리 신랑은 이번주 일요일도 실험실에 나가봐야 한다고 한다..어쩔수 없다..난 이번주 일요일은 평일같은 일요일을 보내야 할테지만,,, 그를 위해 참아야 한다.. 아니 우리가 얼른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난 참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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