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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서적 100권 한번에 읽기 - 음식으로 예방하고 치유하는 자연 건강법
김영진 지음 / 성안당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You are what you eat.' 이 말은 오래전 처음 들은 순간 뼈저리게 가슴에 와닿아 지금까지 잊지 않고 머릿속에 이따금 되뇌곤 하는 문구이다. 당신이 먹는 음식이 곧 당신을 만든다니. 왜 우린 이 직관적이고도 당연한 진리를 늘 망각하곤 하는 걸까. 얼마 전 읽기 시작해 어젯밤 다 읽은 책 <건강 서적 100권 한번에 읽기>에도 이 말이 나오고 있다. 이 말을 누가 처음 한 건지는 그동안 잘 몰랐는데, 분자 영양학 분야의 권위자인 '로저 윌리엄스' 박사가 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사실 대놓고 건강 서적 장르를 읽어본 건 난생처음이다. 그동안 내가 읽은 책 중 건강 서적에 가장 가까운 건 유기농 라이프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끄적여 놓은 책이 다였다. 건강 서적을 읽어야 할 정도로 몸이 몹시 나쁘지도 않은 내가 이 책을 읽기로 결심한 건, 목차를 읽고 나서였다. 일상생활에서 화학 물질을 최대한 배제하며 살기를 지향해 온 내가 과연 잘하고 있는 건지, 그리고 내가 모르는 건 더 없는지, 이 책의 목차를 읽자 이참에 한 번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고나 할까.
이 책의 1부에는 저자가 건강 서적 500권을 읽게 된 동기, 그리고 '홀리스틱 영양학'과 '자연 건강법'을 생활에 적용시켜 본 이후 일어났던 놀라운 결과들을 정리해놓았다. 그 후 2부에는 미국 농산물과 축산물, 그리고 외국 수산물을 통해 식재료의 생산과 유통의 불편한 진실에 대해 짚어보고 있고, 3부에서는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동물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4부에서는 '-카더라'식으로 널리 퍼져 있는 각종 매스컴 속의 광고와 엉터리 정보, 또 인터넷에 만연한 거짓 정보들에 맞서 저자가 공부한 -어느 정도 공신력이 있는- 영양학을 기반으로 제대로 된 자연 건강법을 알려주고 있다. 끝으로 5부에서는 영양제 과다 복용에 관한 일침과 칼슘 영양제의 불편한 진실, 그리고 미네랄과 비타민, 효소의 중요성 등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암 환자들이라면 눈을 크게 뜰 만한 '항산화 물질'에 대한 제대로 된 최신 정보가 있는 챕터이기도 하다.

자연 건강법이란 과학문명과 멀어질수록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심플한 건강법이다. 헌데 사람들은 보통 건강에 대한 정보 중 '어디에 좋았더라, 어떻게 좋았더라, 뭐가 좋았더라'라는 말에 먼저 귀가 번쩍 뜨이곤 한다. 이 책의 저자도 그런 대중의 심리를 잘 꿰뚫고 있는지, 자연 건강법을 실천한 뒤 좋아졌던 점을 책 초반에 하나하나 다 나열하고 있다. 체중이 감소하며 불필요한 지방이나 살들이 빠졌다든지, 갈색 반점이 상당히 없어졌다든지, 혹은 차가웠던 손발이 따뜻해지고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줄어든 사실 등을 말이다. 하지만 진짜 알짜배기 정보는 2부부터 있다.
미국 농·축산물에 대한 불편한 진실, 달걀과 우유에 대한 불편한 진실, 합성 비타민에 대한 불편한 진실 등 이 책에 나오는 웬만한 불편한 진실들은 이미 익히 알고 있던 걸로 보아 그동안 내가 건강에 영 관심이 없었던 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다행히도 내가 알던 건강 정보 중 상당수가 제대로 된 정보였다는 확신까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밀가루는 글루텐이 나쁘다는 것만 알았지, 그저 이 밀가루 자체가 고기보다 더한 산성 식품임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고 꽤 충격까지 먹었다.
잠깐, 혹시 지금 "산성 식품이 대체 왜 안 좋은데?"라고 질문하고 있을 사람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해 보겠다. 동물성 단백질인 고기와 유제품은 강한 산성 식품이라 이를 섭취하면 우리 몸은 산성화되고, 항상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우리의 몸은 산성 쪽으로 기울어진 몸을 약알칼리성으로 되돌리기 위한 작업에 착수하는데, 하필이면 그게 뼈 속에 있는 칼슘을 빼내는 일이다. 왜냐하면 칼슘은 산성을 중화시키는 미네랄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몸속에서 잦아지면 뼈는 자연히 골다공증으로 진행되고, 칼슘 부족으로 인한 각종 질환도 덩달아 생긴다. 그러니 칼슘이 풍부해서 마시면 뼈에 좋다고 광고해대는 우유는 오히려 골다공증을 유발할 정도로 무서운 식품이란 말씀. 더구나 우유에 들어 있는 여러 호르몬은 각종 암을 일으키기까지 한다.
콩이면 다 좋을 거라고 생각했던 내 생각을 이 책은 '분리대두단백질'로 철저하게 깨부수어 주었다. 분리대두단백질이란 콩에서 지방과 당분만을 뽑아내 고기와 같은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가공식품을 일컫는다. 콩에서 지방과 당분만을 뽑아냈다는 게 나쁜 게 아니고, 문제는 콩을 대두단백질로 만드는 과정에 있다는 거다(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픈 분들은 본서 165쪽부터 읽어보시길). 또한 건강하게 자란 닭이 낳은 달걀이라면 그래도 좀 괜찮을 거라 생각해왔는데 알고 보니 달걀이 함유하고 있는 '오봄코이드'는 강력한 효소 저해제이고, '아비딘'이라는 단백질은 비오틴(비타민 B7)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달걀이 그리 좋은 식품이 아니라는 사실 역시 알게 되었다.

저자의 말마따나 자연 건강법 실천에는 꽤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저자의 생활 패턴보다는 덜한 나조차도 몇 년째 가족들에게 구박 아닌 구박을 받으며 살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주위에서 뭐라 하든 나는 내 길을 가겠다는 굳은 결심으로 꾸준히 자연 건강법을 실천하다 보면 몰라보게 몸이 좋아지는 건 사실이고, 이 역시 나도 이미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몰랐던 자연 건강법에 대한 다양한 추가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게 되어 몹시 좋았다. 또한 비타민 영양제보다는 제철 채소와 과일을 통해 비타민을 섭취하는 게 더 좋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간편하단 이유로 종합 비타민을 늘 복용해왔던 나의 태도를 이번 기회에 다시 돌아보게 되기도 했다.
대체 몸이 건강해지고 편안해지는 자연 건강법을 이용한 음식 섭취 방법은 뭐가 있을지 궁금한가? 이 책 3부~5부를 찬찬히 읽다 보면 그 해답들이 보일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저자는 책의 끄트머리에 본인의 식생활 패턴까지 적어놓았는데, 이 책을 제대로 읽은 사람이라면 저자가 아내와 하루 동안 왜 이렇게 섭취하는지 충분히 공감하게 될 거다.
끝으로 자연 건강법을 이용한 영양소 섭취 방법에 대해 몇 가지 힌트를 주자면 다음과 같다. -당연히- 가공식품을 멀리할 것, 아침엔 되도록이면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말 것,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발효된 콩과 같은 양질의 식물성 단백질을 섭취할 것, 현미는 무척 좋은 탄수화물이고 발아현미는 더더욱 좋다는 것, 그리고 생식을 할 수 있는 식품은 되도록이면 익혀 먹지 말고 생식을 할 것, 그리고 효소를 중요시할 것!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점은
수명이 다 돼 새로 교체되는 세포에
어떤 영양소를 공급하느냐에 따라
건강한 세포가 생겨날 수도 있고,
그와 반대로 쇠약한 세포가 생겨나
질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본문 2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