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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만나는 366일 - 하루 한 송이, 오늘의 꽃 이야기
모리노 오토 지음, 이겨울 옮김, 고요미세이카쓰 외 감수 / 모스그린 / 2026년 9월
평점 :
『꽃으로 만나는 366일』- 하루 한 송이의 꽃으로 계절을 읽다,달력의 숫자 대신 꽃으로 기억하는 366일
花と暦を楽しむ366日 あなたに贈りたい、季節の花
✍🏻 저자 : 모리노 오토 森乃おと
✍🏻 옮긴이 : 이겨울
✍🏻 감수 : 고요미세이카쓰 暦生活 , 모리타 다쓰요시 森田竜義
🏢 출판사 : 모스그린

🪻 평소 길가에서 꽃을 만나도 이름까지 궁금해하는 일은 많지 않았다. 색이 예쁘다거나 이제 봄이 왔구나 생각하고 지나치는 정도였다. 《꽃으로 만나는 366일》은 그런 익숙한 풍경을 조금 다르게 보게 한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하루에 한 송이씩.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보다 오늘 날짜를 펼치고, 생일을 찾아보고, 모르는 꽃이 나오면 앞뒤 페이지까지 넘겨보게 되는 책이다.

🌸 9쪽의 매화에서 시작해 380쪽 귤거리나무까지 골라 펼쳐보았다. 추위 속에서 피는 매화와 초여름의 꽃창포 사이에는 계절의 이동이 있고, 흔해서 그냥 지나치던 강아지풀이 그 뒤를 잇는다. 마지막에 가까워지면 꽃에서 열매로 이어지는 시간까지 보인다. 네 꽃만 따라갔는데도 한 해가 조금씩 움직이는 모습이 잡힌다.
특히 강아지풀에서 시선이 달라진다. 도감이라고 하면 먼저 희귀하거나 아름다운 꽃을 떠올렸는데, 이 책에는 길가에서 쉽게 볼 법한 식물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특별한 꽃을 찾아야 계절을 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매화처럼 기다리던 꽃도 있고 이름조차 확인하지 않았던 풀도 있다. 366개의 꽃을 모두 기억하기보다 내가 지나치던 것들의 이름을 하나씩 알아가는 쪽이 이 책과 더 잘 맞을지도 모르겠다.

🌸 꽃 사진과 함께 꽃말, 이름의 유래와 생태 정보, 그 꽃을 둘러싼 이야기를 읽는 방식이라 전문 식물도감과는 결이 다르다. 식물을 정확히 판별하기 위한 깊은 분류 정보보다는 꽃과 계절을 가까이 두고 알아가는 교양도감에 가깝다. 날짜마다 한 송이가 놓여 있으니 내 생일이나 가족의 생일을 먼저 찾아보게 되는 것도 재미있다. 달력에서 숫자로만 보던 하루에 꽃 하나가 생기는 셈이다.

🌸 일본의 계절문화와 식물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라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한국의 개화 시기와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달력으로 보기보다는 꽃을 통해 계절을 읽는 하나의 방식으로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대신 모리노 오토가 오랫동안 계절과 생활문화를 살펴온 시선에 식물분류학자의 감수가 더해져, 꽃말만 모아놓은 책보다는 읽을 거리가 넓다. 오늘 한 장, 내일 또 한 장이면 충분하다.

🌺 《꽃으로 만나는 366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덮는 책보다는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자꾸 펼쳐보는 책에 가깝다. 전문적인 식물 판별이나 한국의 개화 정보를 찾는 독자에게는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꽃의 이름과 그 곁에 붙어 있는 이야기를 천천히 알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366송이를 다 기억할 필요도 없다. 다음에 길에서 강아지풀 하나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면, 나는 이미 이 도감을 꽤 제대로 읽고 있는 셈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