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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은 탑이고, 배신이고, 교환이고, 광기이자 광기의 치료제이고, 길들이기이자 낯설게 하기이고, 조각보이고, 보이지 않는 것이자 사라지지 않는 흔적이고, 빵이자 결핍이고, 틈새이고, 메아리이고, 거울이고, 다시 탑이다. 비유를 통하지 않고는 정의할 수 없는 번역은 흰 고래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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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은 늘 가능성으로 가득한 지평을 연다. 「녹시」의 번역이 열아홉 편 있다 해도, 『오뒷세이아』의 영어 번역본이 60권 있다 해도 또 다른, 또 새로운 번역본이 나올 수 있다. 그렇게 번역은 원본이 소멸하지 않고 끊임없이 재생산되며 살아 있게 만든다. 번역가가 하는 일은 원본을 훼손하거나 손상하는 일이 아니라 계속해서 살아 있도록 생명을 주고 되살리는 일이다.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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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는 원저자의 언어만 번역하는 게 아니라 침묵까지 번역한다. 번역은 언어의 빈틈을 다룬다.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발생하는 의미를 읽고, 그 의미를 번역된 글의 여백에 눈에 보이지 않게 다시 침묵으로 담는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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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4장에 나오는 해신(海神) 프로테우스는 사자, 뱀, 나무, 물 등 어떤 모습이라도 될 수 있지만, 온 힘을 다해 꽉 붙들고 절대로 놓아주지 않으면 변신하기를 포기하고 진실을 들려준다. 번역도 때로는 그렇게 꽉 붙드는 일이다. 무수히 변하는(폴리트로폰) 원본을 고정하고 틈새에 스며 있던 의미까지 꽉 짜내어 진실을 듣기 위해서.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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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결코 완성에 도달할 수 없다는 사실, 어떻게 하더라도 욕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번역가들을 미치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체셔 고양이가 말하듯 "미치지 않았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테니까". 사실 미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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