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일기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민정 옮김 / 문학세계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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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그녀의 작품들의 기발한 괴팍한 상상과, 뒤통수 치는 설정, 조금은 오만하고 발칙한 독설들을 참 좋아했었다.

하지만 이 소설에는 내가 바라는 것도, 새로운 것도 없다.

내가 무언가를 바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이 책을 자르고 평가하려했다면, 내 고정관념이 깨지는 순간, 나는 참 시원하고 기뻤을텐데. [제비일기]는 진부하기까지 하다.

캐릭터들은 벙어리처럼 자신에 대해서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그의 살인은 이상하지도 놀랍지도 않다. 주인공이 사랑에 빠진 소녀는 매력적이지도 않고, 그 경외로운 사랑은 신비롭지도 않고, 빠져들지도 않는다. 그렇게 이상한 캐릭터들은 진부하고 감흥없는 괴상한 아멜리표 스토리를 끌어간다.

최고의 미남,미녀배우가 또박또박 대사를 읽는 블록버스터 같은 책이었다.   

혹은... 내가 너무 바보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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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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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단편집 작가 후기에 걸린 문구와 같은  "담배같은 소설" 아홉편.

그의 바램만큼 매캐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바램대로 아홉개피의 단편을 피워본다.

조금 쌀쌀한날, 나는 읽고,

글을 태우니 흰연기가 시선을 공기중으로 잡아끈다.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피어오르다 스며들며 비밀스럽게 사라지는 아홉편의 단편.  뭐 조금 그런 느낌.

담배를 피며 내뱉는 수다 뒤의 속내처럼, 천천히 가시는 담배의 뒷맛같은 궁금증을 느끼면서 말이다...

그 아침부터 이상하고 뒤틀렸던날,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

책에 실린 단편중에 가장 뒷맛이 남는 단편은 [바람이 분다]이다.

   
 

LP의 추억따위를 읊조리는 인간들을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LP의 음은 따뜻했다고, 바늘이 먼지를 긁을 대마다 내는 잡음이 정겨웠다고 말하는 인간들 말이다. 그런 이들은 잡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잡음에 묻어 있을 자신의 추억을 사랑하는 것이고, 추억을 사랑했던 자들은 추억이 없는 자들에 대해 폭력적이다. -p86. 바람이 분다.

 
   

막힌 사무실. 무미건조한 세계. 게임과 채팅, 밥벌이인 불법복제. 바쁘지도 않게, 힘들지도 않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게, 늘어지고 반복되는 이 어두컴컴한 지하, 디지털 세계에 여자가 찾아온다.

   
  일자리를 구해요.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어요. 워드를 조금 치고 컴퓨터  통신은 채팅만 잘해요.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몰라요. 잘 웃고 아주 가끔 우울해요. 종교도 없고 친구도 없어요. 야근 할수있지만 토요일은 일하고 싶지 않아요. 영화를 좋아하고 소설을 싫어해요. 바흐와 너바나를 좋아해요. 일터가 조용한 곳이면 좋겠어요. 호출기로 연락 주세요. p.78  
   

그리고 외로움도 없는 진공상태의 건조한 디지털 문장들 사이로 바람이 불고, 그들은 여행을 계획한다.

바람이 부는 아날로그의 세계는 냉정하고 선명하다. 그리고 이제 그는 표범이 왜 킬리만자로 만년설 정상에까지 올라가서 죽는지 알것 같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분다. 사방이 꽉 막힌 지하실인데도 바람이 분다.

그녀가 오지 않더라도 그는 아마 떠나지 않을수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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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3시간 - 새로운 시간의 발견
니시무라 아키라 지음, 김혜숙 옮김 / 해바라기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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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방송국에서 일하던 저자는 직장이라는 꽉 짜여진 시간의 싸이클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나누어 바로 그 자신의 삶의 원동력으로 삼고 또 그 자신이 현재 이뤄나가고 있는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자본도 아니고, 명성도 아니고 빽도 아닌 오히려 직장인이기에 가능했던 그 비결이 이 작은 책 속에 담겨있다. 키워드는 시관관리이다.

 

나는 바둥대는 직장인 답게 언제나 자기계발서들을 읽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것은, 이 노하우에는 경험이 배어있으면서, 구체적이고 실천적이라는 점이었다. 

그래서 직장에 들어간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종종 빌려주곤 한다.

 

직장인의 생활이라는게 묘한 구석이 있어, 점점 주체성을 잃고, 업무 혹은 사생활에서 자신을 소진하는 싸이클로 들어가는 이상한 특징이 있다. 아마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이 굴레를 이해할 것이다. 저자는 이런 꽉 짜여진 수동적인 삶을 뒤집어 본다.

 

왜 나는 항상 피곤하고, 항상 시간이 없으며, 항상 바쁘고, 그리고 돌아보았을땐 왜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을까.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24시간이고, 회사는 나에게서 8시간을 가져간다(물론 더 가져갈때도있다.) 

그럼 나머지 16시간은 어떻게 굴러가고있는것일까.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왜 회사일이 끝나면 하루가 끝나버리는 걸까. 천성이 게을러서 고민이지만, 모든사람에게 유일하게 공평하게 주어진 자원이 시간이라는 점을 생각해볼때, 이 책의 일목요연하고 구체적인 방법들은 유용하다.

 

업무 혹은 사회적인 성공의 밑거름만 되라는 내용이 아니라, 내 인생을 효율적으로 경영하는 조언들,

나의 365일, 24시간, 60분, 60초. 각각의 카테고리는 무엇으로 채워지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성공하는 시간관리가 아니라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드는 방법을, 한번 따라해보기를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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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 Lonely Planet Travel Guide, 2005-2006 론리 플래닛 트래블 가이드
로레타 칠코트 엮음, 고일주 옮김 / 안그라픽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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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리플래닛.

여행자를 동경하던 시절부터 선망하게 된, 가장 유명한, 말이 필요없는 여행가이드이다.

과거 5년전만해도, 여행정보가 있어보이는 마음에 차는 가이드북을 찾기가 참 어려웠다. 하지만 요즘은 백배나 자신만만 같은 알찬 가이드북이 많이 나와있으니 외서에 의존하지만 않아도 되고 에세이나 글도 많아 좋다. 국내가이드북과 비교해서 몇가지 적어보면.

장점은 유명한 만큼 일단 아무것도 모르고 고르더라도 부족하지 않을정도의 수준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평난 자세한 지도, 도시세부지도를 들어야겠다. 책이 익숙해질때까지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일단 익숙해지고 나면, 꽤 만족하리라 생각한다.

특히 다른 인포메이션에 비해 게스트 하우스, 레스토랑 정보들이 유용하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으로는 이 책에는 터키가 포함되어있다.

사실 내용면에서는 한국여행자에게 좀 더 유리한 백배나 자신만만같은 국내가이드북을 추천하고 싶지만 국내서에는 대부분이 터키가 빠져있는데. 이부분이 조금 아쉽다. 론리에서는 터키를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 분량으로 마지막에 넣어두었다. 한권으로 터키까지 보아야 하는 일정에 더할나위없는 장점이다.

단점을 꼽자면, 민박이라든가 한국인 입장에서의 정보들이 부족한점. 번역된 글로 인해 문장부분은 쉽게 읽히지 않는 점. 그리고 단색의 레이아웃 여타 국내서에 비해 좀 단조로워보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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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폭풍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다
빌 하이벨스 지음, 이용복 옮김 / 규장(규장문화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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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생의 절망이란 도처에 존재합니다. 그리고 당신이 겪는 그 고통과 절망은 때로는 누군가와 결코 나눌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결국 각자의 고통과 절망을 이겨내야 함을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고통앞에서 나약한 존재일 뿐입니다. 때때로 누군가와 결코 공유할수도 없는 고통과 절망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할수 있을까요.

이 작은 핸드북은 이미 3년전에 접한 책입니다. 고통이 지나가는지도 모르고, 저조차 그 고통을 등지지 못했을때부터, 지금까지. 괴롭거나, 자존감을 잃을때마다 읽고있습니다.

위로가 필요한 당신에게. 때때로 위로는 커녕 아마 이해받지조차 못할지도 모릅니다. 제가 그 고통속에서 말이 헛되고, 사람을 앞에두고 위로를 바라는 마음이 헛되었던 것 처럼 말입니다.

   
 

"내 은혜는 네가 이 폭풍을 끝까지 이겨낼 수 있도록 능히 도울수 있다. 나를 과소평가하지 말라"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고후 12:9,10 p.83
  

 
   
그분이 당신을 위로하고, 끌어내어주실것입니다.
   
  우리에게 닥치는 모든 고난과 고통이 결국에는 합력하여 선을 이루도록 하나님이 역사하실 것이라는 약속입니다. (롬 8:28)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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