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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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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출퇴근길에 읽다가 눈물이 나서 참느라 혼났다. 

열차 탈선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다시 만나기 위해 그날의 열차에 오르는 사람들.
사랑하는 약혼자를 잃은 여자, 아빠를 무시했던 아들, 고백한번 해보지 못한 남자, 탈선사고가 난 열차를 운전했던 기관사의 아내. 

각자 저마다의 사연이 있으며, 다들 하지 못한 말을 하기 위해 유령이 안내하는 열차를 탄다.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나는 주변인들에게 얼마나 많은 마음을 표현하며 살고 있을까. 이렇게 갑자기 누군가 세상을 떠난다면, 나 또한 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것에 후회하지 않을까.

탈선사고가 기관사의 잘못이 아님에도 그 아내는 피해자처럼 사고 이후 수많은 사람들의 눈초리에 마음의 병을 얻는다. 그런데 그 때 아들을 잃은 엄마가 힘내라고 편지를 전한다. 이런 일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저마다 살아나가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아쉬워해도, 또 이렇게 세상을 잘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책을 읽으며 느낀 감동은 고스란히 내 마음에 닿았고, 주변인들에게 따스한 말 한마디 더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모모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우리 가족은 살아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굴러떨어지던 돌도 때가 되면 멈추듯이, 이 세상은 언제나 우리에게 빛나는 미래를 선사합니다. 인생이란, 참으로 얄궂지요.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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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는 과학자들 - 인류 최초 블랙홀 촬영을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
애나 크롤리 레딩 지음, 권가비 옮김 / 다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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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류 최초 블랙홀 촬영을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6살 호기심 많은 아들이 최근 블랙홀에 관심을 보여서, 대체 블랙홀이 무엇인가에 인생 처음으로 관심 갖게되어 읽게 된 책이에요.그런데 이 책은 단순히 블랙홀이 무엇이다라고 정의하는게 아니라 블랙홀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서, 300명이 넘는 과학자와 연구원들이 EHT(Event Horizon Telescope) 프로젝트를 하기까지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과학이 원래 이렇게 재미있었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니 왜 이런건 꼭 공부를 다 마치고, 어른이 되었을 때 발견하는건가요. 좀 더 어렸을 때 이런 책이라도 읽었다면, 지금 제가 또 다른 사람이 되어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물론 어렸을 땐 책읽기를 싫어했습니다만...참 아이러니하죠; 어른이 되어 책이 재밌어지다니.)

블랙홀의 어원은, 미국의 물리학자 존 휠러가 어느 학술대회에서 별-소멸-암흑-구멍-탄생(star-death-black-hole-birth) 이라는 개념을 설명하다가 무심코 뱉은 단어, 그렇게 '블랙홀'이 탄생한거라고 하네요. 

블랙홀 프로젝트에 700억원이 넘는 큰 돈이 필요했고, 그 자금을 어떻게 모금했는지, 블랙홀을 촬영하는 망원경도 중요하지만, 데이터 기록과 이미징도 얼마나 중요한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소소한 내용이 담겨있어요.  

이러한 사실을 알고나니, 지난주 5월13일에 발표한 두번째 발견이 너무 대단해보이더라구요. 2019년 4월에 M87 블랙홀 그림자에 이어, 이번에는 궁수자리A 블랙홀을 성공한거에요. 궁수자리A 블랙홀은 인류가 직접 관찰한 블랙홀 중에 가장 가까운 블랙홀이거든요.

이제 아들한테 뭔가 설명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들이 이해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얼렁뚱땅 넘어가지는 않을 수 있겠어요. ㅋㅋㅋ (이 책 읽고 어린이 별자리체험 예약한건 안비밀)

혹시 블랙홀에 관심없더라도, 인류 최초로 우주 너머 무언가를 발견했다는건 너무나도 대단한 일 아닌가요. 그리고 너무 재미있어요. 추천합니다! 우주나 별에 관심있는 청소년은 너무나도 좋아할 만한 책입니다!

*도서출판 다른 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저 도넛 가운데에 미스터리가,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습니다. 그만큼 발견할 게 많다는 뜻이지요. 그러니 블랙홀은 가장 심오한 추리물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탐정이 되어 조사하고 싶다면, 단서는 아주 많아요. 그 단서들을 모아서 이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게 중요해요. 해결할 수 있거든요."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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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신 - 절대로 잃지 않는
박성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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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는 주식 대신 달러를 산다>를 쓴 박성현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투자 소설이다. 실제 저자는 도박에서 돈의 진리를 배우고 주식과 부동산, 달러를 수단으로 투자하면서 '달러 리치'앱을 만들었다.

소설 속 주인공 한서는 부동산으로 70억원대 자산가가 되었지만, 두 채의 부동산을 제외한 나머지를 매각한 후 손에 쥔 것은 14억원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산이 곧 경제적 자유는 아니라는 점을 깨닫는다.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에서도 '은행에 있는 현금이 인생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택을 우리 스스로 할 수 있게 만든다'는 이야기를 한다. 요즘 사람들이 파이어족을 갈망하며 경제적 자유를 운운하는 이유는 내 시간을 보다 자유롭게 쓰고 싶어서다. 그러나 수중의 돈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 주인공은 부동산이 답이 아니라고 생각하던 차, 환율로 인한 환차익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그는 결국 부동산에서 찾을 수 없던 경제적 자유를, 달러 투자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면서 경제적 자유를 찾는다. 그리고 이후 '달러 리치' 앱까지 만든다. 실제로 저자가 만든 앱이기도 하다. 

재테크에 관해 소설로 읽으면서 이해하니 가독성이 좋았고, 짜임도 탄탄하다. 부동산, 주식, 암호화폐까지 투자할 것들이 너무나도 많은 시대에 여전히 자신만의 투자방식인 달러투자를 이렇게 소개해주니, 사실 '달러 리치' 앱의 마케팅 서적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오히려 이 책을 읽고나니, 이 저자의 다른 책 <나는 주식 대산 달러를 산다>가 읽고 싶어졌다. 매력적인 스토리는 그 어떤 통계보다도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더니, 이 책이 그렇지 않은가 싶다.

이 소설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소설을 읽는 내내 투자와 투기가 어떻게 다른지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다. 나는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지, 내가 하는 투자는 운의 요량을 믿고 덤빈 것은 아닌지, 어떠한 노력을 해야할지, 절대로 잃지 않고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만으로도 '투자의 신'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물욕은 인간의 욕구 중에서 가장 강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니 방법은 단 하나뿐이에요. 물욕 때문에 벌어진 일은 물욕을 채워야만 해결할 수 있어요." - P61

이로써 한서는 자산 증식과 현금 흐름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는 걸 깨달았다. 자산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쓸 수 있는 돈‘이 없다면 그가 목표로 했던 경제적 자유를 찾을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국 생활비를 얻으려면, 매일 출근하고 노동하는 삶을 멈출 수 없다는 사실만이 더욱 명확해졌다. - P233

원달러 환율은 부동산 가격이나 주가처럼 계속해서 우상향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박스권 안에서 움직였다. 따라서 환율이 올라 달러를 팔다가 달러 현금이 바닥을 드러낼 때쯤이 되면, 환율이 다시 내려가면서 달러를 팔아 늘어난 원화를 다시 팔아 달러를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마치 시소처럼 환율이 오르든 떨어지든 그야말로 그 어느 순간에서도 현금이 늘어가는 신기한 구조가 현실화된 것이었다. - P237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데는 노동자보다 자본가가 훨씬 더 유리합니다. (중략) 도박처럼 위험한 투자도 있지만, 도박을 투자처럼 안전하게 할 수도 있다는 걸 자각한 후에야 투자를 투자답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깨달음을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쉽고 재미있고 흥미롭게 전할 수는 없을까 생각하게 되었죠. 그러한 고민이 <투자의 신>이란 소설의 탄생 배경입니다. -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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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 가난은 일상이지만 인생은 로큰롤 하게!
강이랑 지음 / 좋은생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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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리퐁은있는데우유가없다


강이랑 작가님은 어린이문학 연구가이며 번역가, 동화를 쓰기도 한다. 책을 읽으며 9년의 일본생활이 작가님을 단단하게 만든게 아닐까 생각했다.

죠리퐁 이야기는 정말이었다. 연구직은 3개월에 한번씩 입금되기에 사정이 여의치 않았을 때 친구가 보내준 죠리퐁 한박스가 있었고 거기에 우유를 말아먹으면 한끼가 된다고 담담하게 서술했다. 밥 한끼와 죠리퐁과 우유 한끼로 하루를 버티다니...

책 표지의 '가난은 일상이지만 인생은 로클롤 하게!'가 무슨 뜻일까 싶었다. 그 뜻은 마지막 부록에 담겨있었다. 이 책의 부록에는 <그림책 함께 읽기>라고 해서 그림책을 몇 권 소개해놓았는데, 그 중 '로큰롤 한 기분'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_ 나는 그 후로도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로큰롤 한 기분'에 대해 생각해 본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열정, 자유, 순수, 신념을 지닌 삶의 모습이다. 나아가 서로를 구속하지 않고 나답게 살아가는 건강한 삶을 떠올린다. (p.143)

작가님이 표현한 '로큰롤 한 기분'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그림책에 대한 열정, 자유롭고 순수한 마음으로 주변인들과 맺는 연대, 지치지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밀고 나아가겠다는 신념. 삶을 대하는 태도를 '로큰롤'하다고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하고 말이다. 

오늘날 어쩌면 경제적으로 풍족한 사람은 많을지라도, 삶을 풍족하게 사람들과 나누며 사는 사람을 많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양다솔 작가님의 <가난해지지 않는 마음>이 자꾸 떠올랐다. 그녀 역시 그랬으니까.    

_ 글쓰는 내게는 출판사가 골대나 마찬가지다. 수도 없이 공을 던졌지만, 골대를 맞고 엉뚱한 곳으로 튕겨 나가기 일쑤다. 그물망만 살짝 건드리고 빗나갈 때도 있지만 골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나는 계속 숫을 던진다.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던지다보면 언젠가 공이 들어갈 테니까. (p.62)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될 것이라는 믿음. 그 강한 믿음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나에 대한 믿음이 결국 삶을 더 단단하게,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부여해주니까.  

응원하고 싶다. 강이랑 작가님의 삶을, 그림책에 대한 그녀의 마음을.

*좋은생각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그림책은 함께 읽어야 제맛이고, 다른 사람에게 읽어줄 때 빛을 발한다. 함께 읽을 때 내가 못 본 이미지가 보이고 스쳐 지나간 낱말이 내면으로 들어와 의미가 된다. 그림책은 관계를 이어 주는 매개체다. 그러니 그림책을 읽을 때만큼은 로큰롤한 기분을 갖자. 누구보다 자유롭고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람처럼. (p.143)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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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전고운 외 지음 / 유선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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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9명 작가님의 글 쓰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다.

 

모두가 술술 글이 써지는 것은 아니다. 생각도 너무 많고, 글을 쓰고 싶지 않은 순간도 많고, 글이 안 써지는 핑계거리도 많다. 그렇다. 글쓰기는 원래 힘든 일이다. 

 

이석원 작가님이 밥벌이 작가로서의 고충을 말하는 글은 그 투덜거림 조차 앙증맞다. 글쓰기 전에 신경쓸만한 일을 정리하다보면 글은 못 쓴다는 점, 완벽한 날에도 글은 안 써진다는 점. 

 

'작가님, 글쓰기 뿐만 아니라 공부도 그래요. 시험 기간에는 책상 정리하다보면 하루가 다 가잖아요. 지극히 정상적인 거에요.' 라고 말하고 싶었다.

 

 이다혜 작가님의 글 <쓰지 않은 글은 아무것도 망치지 않았다> 역시 내 취향이다. 

 

_ 글쓰기로 밥벌이를 하는 일은 난처한 일의 연속이다. 글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은(속편한) 사람이라는 편견 아래 놓이곤 하지만 쓰고 싶은 글만 쓰고 싶은 대로 쓰며 사는 사람을 나는 본 적이 없다. 신선처럼 사는 작가는 어디 있나? 세상 모든 일처럼 글 쓰는 직업에도 신비는 없다. 일을 하고 돈을 받는다. 유난할 이유는 없다. (p.77)

 

밥벌이 작가에 대한 고충을 이석원 작가님과는 다른 스타일로 풀어냈다. 그리고 회사에 입사해서 치열하게 글을 잘 쓰기 위해 선배들에게 묻는다.

   

_ 글 쓰는 사람들은 정답이 없는 상태에서 읽고 쓰고 안간힘을 쓰면서 원하는 무언가에 가까워지고자 한다. 그들은 답안지를 푼 게 아니라 답이 없는 질문을 붙들고 죽자 살자 매달려왔다. 그러니 지름길을 알려달라는 나의 요구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p.83)

 

그렇다.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있다. 문제는 수학문제처럼 딱 떨어지는 풀이답안이 없다는 사실, 그래서 이다혜 작가님의 선배들도 많이 읽고 많이 쓰라는 대답밖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지금의 작가님의 내공은 그 당시 치열하게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고 하면서 쌓인 것 같다. 작가님의 책은 당연히 심지어 입담도 좋으시다. 뭐든지 그냥 되는 건 없나보다. 그간의 치열한 과정이 이 글에 담겨있어서, 이다혜 작가님이 엄청난 노력파였음을, 모범생처럼 내공을 차곡차곡 쌓으셨음을 알고는 더 좋아졌다. 

 

박정민 작가의 글도 위트가 있어서 좋았다. <쓰고 싶지 않은 서른두 가지 이유> 제목까지 너무 솔직하다.

 

이 책에는 9개의 글에서 가장 좋은 문구를 하나씩 발췌해놓았는데, 어쩜 내가 고른 문구와 거의 동일했다. 느끼는 감정은 다 똑같은가보다. 

 

 

*유선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누구나 쓸 수는 있지만 아무나 쓸 수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나는 ‘누구나‘로 시작해 ‘아무나‘가 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는 과정 사이에 있는 것 같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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