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시에서 실제와 일치하는 부분을 간간이 볼 수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우린 누구나 마법이나 이 세상 것이 아닌 무언가를 믿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마음이 우리를 속여 실제로는 없는 것을 보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p.120)댄 브라운의 신작이다.주말에 책의 첫 장을 여는 순간부터 빨려들어가듯 읽었다. 영화 한 편을 눈앞에서 펼쳐 보는 느낌이다. 초판 150만 부 발매, 16개국 판권 계약이라는 기록이 왜 가능한지 단번에 이해된다.두툼함 책 두권이 영화같은 소설로 초대한다.이번 1편의 줄거리는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과 그의 연인 캐서린이 실종되면서 시작된다. 캐서린은 노에틱 과학자로서 새로운 이론을 집필 중이었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히며 이야기는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노에틱 과학은 정통 과학과 영성 사이에 놓인 다소 논쟁적인 분야다. 죽은 사람이 깨어난다거나, 큰 사고 이후 갑자기 새로운 언어를 구사한다는 믿기 힘든 현상들을 설명하기도 한다. 전작 <로스트 심벌>에서도 다뤄진 만큼, 댄 브라운이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주제임을 이번 작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이 소설은 프라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첫 장에 실린 도시 지도를 들여다보면 브라운이 얼마나 치밀하게 서사를 설계했는지 느껴진다.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의 완성도다.박찬욱 감독의 영화가 새로 나왔다면 관심을 갖는 것처럼, 댄 브라운 역시 거장답다. 읽다보면 존경심이 든다. 다만, 이렇게 두툼한 책이 숏폼을 선호하는 지금 시대에도 잘 팔릴지. 그래서 이런 두툼한 책에 쏟은 노고가 더 빛나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벌써부터 영상화된 작품을 보고싶다는 생각이 떠오르는 것은 누구나 그럴 것. 그의 지적 스릴러를 좋아한다면,이 책은 무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