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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비행사 조니 김
이정주 지음, 안상선 그림 / 윌마 / 2025년 11월
평점 :
지난 주말, 천문학자 우주먼지님의 북토크를 들었다.
우주를 표현하는 세 가지 단어, space, universe, cosmos는 각각 뜻하는 바가 다르다고 한다. space는 인간이 실제로 갈 수 있는 우주 공간을, universe는 갈 수는 없지만 관측할 수 있는 우주를, cosmos는 과학을 넘어 우주에 사는 생명체의 생각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했다.
화성에 가고 싶다는 아들은 그날도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하늘을 관측하는 방법, 우주 사진을 멋지게 찍는 카메라, 별에 관한 이야기들까지.
물론 우리 아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보다, 언젠가 정말 우주에 직접 가보는 꿈에 더 마음이 쏠려 있다.
그래서 이 책을 건넸을 때, 아이는 신난 표정으로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우리 가족 모두가 돌아가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조니 김은 알코올 중독이었던 아버지의 죽음 이후 네이비실 특수부대원이 된다. 이라크전에 참전해 동료를 잃은 뒤에는 의사의 길을 선택해 하버드 의대에 입학하고, 이후 우주비행사 스콧 패러진스키를 만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는다. 결국 그는 나사 소속 우주비행사로 선발되어 지금도 임무를 수행 중이다.
아들은 네이비실 특수부대원이 되는 대목까지 읽고 첫 번째 독후감을 썼다.
“만약 내가 주인공이라면 미국 해병대 대신 공부의 길을 선택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그 당시 조니 김은 공부를 엄청 잘했기 때문이에요. 전 몸이 워낙 약해 팔굽혀펴기도 5개도 못 하고, 심지어 숨도 10초밖에 못 참기 때문에 그냥 공부의 길이 나을 것 같아요.”
아이가 책을 읽다 말고 갑자기 팔굽혀펴기를 하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 난 뒤 내게 물었다.
"엄마, 조니 김은 그 다음 직업이 뭘 것 같아? 직업을 계속 바꾸었기 때문에 아마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 같아."
"글쎄. 내 생각엔 교수?"
"교수도 가능하겠지만, 내 생각엔 CEO. 누리호 같이, 그런 사업"
"넌 그러면 그 회사에 들어갈거야?"
"아니. 내가 차려야지."
그래. 꿈은 커야지...;;;
물론 우리 가족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남편은 “역시 우주비행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야. 아들, 우주비행사는 좀 힘들 것 같지 않냐?” ㅎㅎㅎ (아빠로서 할 말이 그거냐고…;;;)
사실 이 책은 영화 속에나 나올 법한 슈퍼히어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직업을 바꾸는 전환점마다, 인간의 의지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울컥해진다.
그 모든 역경을 뚫고 나아가는 모습에서 “이렇게도 삶을 이겨내는구나” 하는 감탄과 함께, 아이가 그런 점을 조금이라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물론 아이는 내 생각은 전혀 모르는 눈치지만.
아이는 조니 김과 자신을 분명히 구분 짓고 선을 그었다. 그 모습마저도 “역시 내 아들이지” 싶은 순간이었다.
후시리즈에 나올법한 인물,
아이와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