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세계 세계의 검찰 - 23개 질문으로 읽는 검찰 상식과 개혁의 길
박용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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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검사가 실제 업무에서 해야 하는 일은 기소할 사안을 고르는 일, 즉 혐의가 가장 명백하고 사회에 끼치는 해악이 가장 크고 증거가 가장 명확한 사안을 고르는 일입니다. 이렇게 검사가 기소할 사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은 곧 기소할 ‘인물’을 선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바로 이 지점이 검사의 권한에서 가장 위험한 측면입니다. 즉, 검사는 기소할 필요가 있는 ‘사안’을 고르기보다는 처벌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고르게 됩니다. (p.19)

80년 전, 로버트 잭슨 전 미국 연방 법무부 장관의 연설.
오늘날에도 와닿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한겨레>에 연재한 <검찰을 묻다> 시리즈를 묶은 것이다.
박용현 저자는 이 시리즈로 ‘기자의 혼’ 상을 수상했다.

24년 7월부터 25년 5월까지 쓴 글.
연재 중 12/3 내란을 겪었다.
그리고 출간한지 얼마 안된 시점 검찰청 폐지, 기소-수사 분리 기사가 나왔다. 바로 어제!
와. 이렇게나 다이나믹한 사회였나.

물론 체제나 조직의 DNA가 쉽게 변하리라는 것은 무리한 기대이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알려졌으면 한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이렇게나 큰 차이임을,
나 역시 책을 읽으며 깨달았다.

1. 정권에 따라 다른 심판 결과, 과연 믿을 수 있는가.

- 김건희가 황제 조사를 받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 때는 무죄였는데. 지금은 특검에 이어 온갖 의혹이 쏟아져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법체제는믿을만한가.

2.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우리나라 검찰제도 괜찮은가.

- 검찰 조직 자체가 하나의 정치결사체처럼 움직이는 것을 윤석열 정권 때 보았다. 민주 국가에서 이렇게 권한이 집중된 기관은 비정상이라고 볼 수 밖에. 미국, 독일, 프랑스의 사례가 보여주는 분권화가 우리도 필요한게 아닐까.

-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 구조에서 상명하복의 조직문화는 바뀔 수 없다. 따라서 체제의 변화가 필요하다.

3. 수사-기소의 분리가 필요하다.

- 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수사-기소의 분리를 이야기한다. 정치 수사나 표적 수사를 일삼는 검찰의 폐습이 좀 더 나아질 것이라 이야기한다. 검사의 객관 의무가 좀 더 명확해지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어제 검찰청이 폐지된다는 기사가 떴다. 78년만에!

공소청과 중수청을 신설해 기존 검찰의 기소와 수사 기능을 분리 담당하게 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1년 후 시행한다고 한다.


과연 검찰 개혁이 성공할까.
난 왜 의료개혁이 떠오를까.

의사와 검사, 사회의 단단한 권력의 층을 이루는 이들이 가만히 있을까.

작년에 의료개혁으로 피곤했다면,
올해는 검찰개혁이 그 뒤를 잇게 되는건 아닌지.

아무튼, 지금 시점에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기 위해,
많은 사람이 제대로 알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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