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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스스로 끄는 아이 - 통제와 허용 사이에서 고민하는 부모님을 위한 가이드
이윤정 지음 / 미류책방 / 2025년 6월
평점 :
10세 이하 아이들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아이들은 아직 평가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판단보다 ‘감정’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바라보죠. 재미있으면 좋은 것, 익숙하면 좋은 것으로 생각해 자신에게 적절하지 않은 콘텐츠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p.49)
우리 아이들에게 최근 유튜브 영상을 금지했다.
무비판적으로 영상을 보다 보면 부적절한 영상을 접하게 되고, 그 영상이 잔상으로 남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가족만의 시간을 더 많이 만들고 대화를 나누자,
가족 모두 함께 영화를 보는 시간을 갖자고 했다.
아이들은 동의했고, 그렇게 3주가 지났다.
이제 대화의 중요성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
그동안 나 스스로 대화보다는 숙제 확인과
채근만 하지 않았는지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였다
‘나는 아이랑 대화하는 사람이야. 다시 해보자’라고요. 이 말은 스스로에게 거는 세뇌에요. 끊임없이 유혹을 걸어오는 미디어에게서 아이를 지키려면, 차단하고 혼내는 것만으로는 안 돼요. 다시 가르치고 다시 이야기해야 해요. (p.181)
이 책은 아이와 어떻게 대화하고 어떤 규칙을 만들면 좋을지 이야기한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다룬 책이 있었던가.
예를 들어
가족만의 미디어 문화를 어떻게 만들지,
미디어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이런 팁들은 유용하고 실천해볼 만하다.
또한 아이에게 꼭 알려주어야 하는 것들,
예를 들어 미디어는 의견에 가깝다는 것.
나 역시 매번 아이에게 말하지만,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그래서 여러 번 말해야 한다.
부모도 지치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디어는 ‘구성된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해요. 사실 그대로를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관점을 가지고 ‘재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이죠. 사실을 보도하는 뉴스도, 나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적는 일기도 모두 재현이에요. 어떤 경험이든 기록은 취사 선택되어 나타나요. 미디어에서 제공되는 것은 사실이라기보다는 ‘의견’에 가깝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해요. 이것이 비판적인 사고의 시작이기도 하죠. (p.50)
미디어와 함께 살아갈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결국 자기조절과 비판적 사고다.
우리 세대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시기를 겪으며 체득했겠지만,
지금 아이들은 일찍부터 미디어와 함께하니 부모가 만들어주는 환경부터 그 시작이다.
그래서 이런 책은 지나칠 수 없다.
<불안세대>를 읽고 아이를 온라인 세상에서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고민했다면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덧. 아이들은 유튜브 없이도 잘 적응하고 있다. 끝말잇기를 즐겨 하는데, 게임에서 이기려고 보리국어사전을 펼쳐 단어를 찾는 아이를 보면, 유튜브를 본 것도 결국 내가 문제였다.
책을 읽으며 반성했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이런 종류의 책을 다수 접했었는데 문제인식에서 시작해서 마지막 챕터에 살짝 방법을 열거하다 끝나는 식이라 아쉬웠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부모가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부모들에게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책!
학교에서 미디어의 부작용이나 맹목적인 맹신에 대한 주의를 주었으면 하는데, 오히려 관대한 편이 아닌가 싶어서 걱정이었다. 결국 부모가 그러한 부분을 채워줘야 하니, 이런 책으로 아이들의 자기조절과 비판적 사고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