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
안드레아 칼라일 지음, 양소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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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은 잘 무장해야 진입할 수 있는 낯선 세계가 아니라 친숙하던 자신의 세계가 확장되는 시기이다. 노화는 개인적인 것이어서 각자 자신이 잃고 있는 것과 이미 잃은 것, 즉 여기서 무언가를 빼고 저기서 무언가를 더하는 구체적인 리스트를 만들 수 있다. (p.144)

'저속 노화'라는 트렌드만 봐도,
노화는 언제나 가장 늦추고 싶고, 
피하고 싶은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 

넷플릭스 다큐 '브라이언 존슨'을 보면,
노화에 저항하는 가장 극적인 인물을 볼 수 있는데, 절대 늙지 않겠다는 일념(?) 하나로, 
먹고 마시고 움직이는 모든 것을 통제하는 
그의 의지는 비상하고 기묘하지만, 
어쨌든 그의 모든 기록이 의미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생긴다. 
예를 들어 십년 뒤에, 결국 노화는 막을 수 없다든, 노화는 질병과 같아 막을 수 있다든 그 어느 쪽이든 간에. 

아무튼 이 책은 한글 번역본 제목을 잘 지었다 싶었는데, There was an old woman. 이라는 뻔한 영문 제목을, 나는 언제나 늙기를 기다려왔다로 하다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한글판 제목을 처음에 보고 
노년을 잘 즐기는 내용인가 했지만, 
그보다는 인생 후반기를 맞이하는
저자의 태도와 생각에 관한 내용이었다. 

_ 나이가 든다고 우리가 다른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여권을 바꾸고 다른 나라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평생을 살아오며 품어온 자아 그대로를 지닌 채 나이가 든다. 해가 뜨는 게 놀랍지 않듯 나이 듦은 더 이상 놀라워할 일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된다면 그건 마침내 드러나는 우리 안의 노인이다. (p.123)

사실 나이를 먹는 것이 
그렇게 두려워할 일이 아닌데. 
그런 마음을 한켠에 안고 있었을 뿐.
이게 다 마케팅 때문이야 싶다. ㅎㅎ

책을 읽으며, 결국 나일 뿐인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이든 여자'라는 프레임 안에
나 역시 갇히는 나이가 다가오고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는데.. 
저자의 말처럼 동화속 노파들은 왜 하나같이 
그런 이미지인가 싶은 생각도 들고.

때로는
나이가 든다는 것이 주름이 생기고, 
체력이 약해지고 기력이 쇠해지는
육체적인 것 외에도 두려울 때가 있다. 
자기 경험을 기반으로 판단을 내리고,
절대 굽히지 않는 소신(?)을 보일 때, 
나 역시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 싶은 마음에. 

회사에서 보는 수많은 상황이
나 역시 그러지 않으리란 법이 없으니, 
아니 혹시 어쩌면 지금 아이에게 그런게 아닐까 싶고.

나이를 잘 먹는 건 중요한 일이다. 
책과 함께라면 좀 낫겠지?!
그렇게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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