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부터 고대 신화, 역사를 좋아했다는 작가의 소개가 있어서였는지. 영화 이야기와 함께 버무려진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가 영화보다 더 매력적으로 들렸다. <듄>과 그리스 로마 신화 세계관과의 연결 고리, <올드보이>의 모티프 오이디푸스, <운디네의 저주>와 헤어질 결심.그리스 로마 신화를 좀 제대로 읽어둘걸 이라는 후회와 내가 본 영화가 맞았던가, 하는 두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신경과 의사인 저자가 바라본 영화가 특별한 것은 이동진 평론가처럼 자기만의 해석으로 차분히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모든 이야기가 그렇지 않던가. 누군가의 렌즈를 통과했을 때 다르게 보이는 건 그 사람의 관점이 더해져 또 다른 이야기로 들리기도 하니까.책의 매력이 내 삶의 어느 부분과 맞닿아 내게 어떤 맥락을 선사할 때 나누는 기쁨이 있는데, 영화 역시 마찬가지였다. 책의 서평이나 영화 감상이나, 이러한 면에서 이 책이 궁금했던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궁금증은 내게 화살표처럼 돌아왔다. 나만의 관점으로 이렇게 소개할 수 있던 무언가가 있었나. 영화 몇 편을 본 것 같은 책이다. <듄>은 영화보다 그 원작인 책이 궁금했고, 치매를 다룬 영화 <스틸 앨리스>가 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