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끄기의 기술 - 옥스퍼드 신경과학자가 알려주는 무한 스크롤에서 벗어나는 법
페이 베게티 지음, 이혜경 옮김 / 부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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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은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또 무엇에 주의를 집중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므로 시간이라는 이 귀중한 자원을 기술에 얼마만큼 할당하기를 바라는지를 의식적으로 결정해서, 우리가 그 목표를 지킬 수 있게 만드는 건강한 디지털 습관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p.49)

디지털 디톡스 기간을 설정한다고 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단식 다이어트와 동일하다고 이야기하는 저자의 첫 도입부가 신선했다. 절제 기간이 끝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우리가 다이어트에서 요요현상을 겪듯이 말이다.

스마트폰 중독, 도파민 등 관련 책을 주기적으로 읽다보면,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줄여야지 다짐하고, 알람 설정도 해보고 하지만, 이내 예전처럼 사용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만큼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시도해본 이들은 알 것이다.

저자는 스마트폰과의 극적인 단절이 아닌, 지속가능한 디지털 습관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론상으로는 쉬운데, 실행은 과연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가 스마트폰을 더 많은 상황에서 확인할수록 그래서 사용 상황이 축적할수록 자동 조종 두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복잡한 연상 매체 망이 만들어져 우리의 디지털 습관이 활성화된다. 이 습관은 반복적으로 행해질수록 일상 루틴의 모든 측면에 침투하기 시작한다. (p.104)

두뇌 속 2가지 시스템.
장기적으로 사고하고 미래를 위한 계획을 수립한다는 실행 두뇌와 즉각적인 보상에 집중하는 자동 조종 시스템이 있다. 무의식 중에도 스마트폰에 손이 가는 것은 자동 조종 시스템 때문이다. 정신적 노력을 덜 기울여도 되니까.

그래서 기술 회사들은 노력이 덜 드는 사용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내놓는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 품이 들지 않는 훨씬 손쉬운 일들(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거나, 아무 생각 없이 스크롤 하는 등)에 소중한 시간을 기꺼이 내놓는다.



이 자동 조종 모드를 중단하려면, 실행 두뇌를 사용하거나, 스마트폰의 보상을 약화시켜야 한다. 저자는 이를 저지하는 5분 규칙과 장애물 삽입을 통해 스마트폰을 덜 보상적인 것으로 만들 것을 이야기한다. 스마트폰이 덜 매력적이고 지루하도록.


실행 두뇌가 아직인 아이들의 경우 자동 조종 모드로 디지털 습관이 굳어질 경우 어른보다 더 위험할 수 밖에. 저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록 습관이 가장 중요하고, 이전에 <불안 세대>를 읽었기에 스마트폰을 되도록이면 뒤늦게 사용할도록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스스로 해내는 아이의 비밀> 책이 떠올랐다. 김보경 저자는 스탠퍼드대에서 '자기통제력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뇌에 어떤 상황을 만들어주면 되는가'를 연구한 뇌과학자이다. 그 책에서도 습관의 힘과 어떻게 습관을 설계 해야할지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없이도 잘 살아왔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우리 세대. 태어났을 때부터 스마트폰을 보고 쭉 살아온 아이들. 우리도 스마트폰을 통제하기 힘든데, 이 아이들이 좋은 디지털 습관을 갖으려면, 부모부터 노력해야한다고 저자 페이베게티는 이야기한다.

저전력 모드이거나 기분이 우울할 때,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손이 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이럴 때엔 어떤 습관을 들여야할지, 그 어떤 책보다 구체적으로 실행방안이 제시되어 있어서 좋았다.

스마트폰을 끊을 수는 없으니까.
건강한 디지털 습관을 만드는 것으로.

덧) 인스타의 알고리즘이든 세부사항이 수시로 바뀌는 것, 이또한 보상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인스타 CEO 아담 모세리는 기존 알고리즘은 사용자들이 덜 선호하고 시간을 덜 할애하는 경향이 있다고 자체 실험 결과를 말했다. 즉 사람들은 기대하지 못한 보상에 반응한다고. 이러니 사람들이 빠져나올 수가 없지.

우리는 아이들을 기술로부터 영원히 보호할 수도 없고,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할 수도 없다. 이는 실용적인 해결책도 아닐뿐더러, 바람직한 디지털 습관을 형성하지도 못한다. (중략) 따라서 디지털화를 회피하거나 엄격한 외부 규칙에만 의존하는 대신에, 자녀들이 그들 나름의 내부 규칙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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