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듣는다
루시드 폴 지음 / 돌베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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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루시드 폴의 새로운 앨범 <Being-with>를 찾아서 들었다. 가장 먼저 들은 곡은  <Mater Dolorosa>. 공사장 소리를 채집해서 음악을 만들었다고, 그는 "'소리 폐기물'을 음악으로 업사이클링 하는 일"(p.27)이라고 표현했다. 10분의 음악. 그가 만든 소리들. 참으로 묘하다. 


이 책을 읽지 않았으면 몰랐을 소리와 느낌.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 
나로서는 글로 표현해낼 재간이 없다. 


자연의 소리들을 귀기울여 듣고,
이렇게 음악을 만들고 들려주는,
그에게 고마울 뿐이다. 



이번 앨범에서 1시간 플레이되는 곡 <Transcendence> 
그에 대한 이야기가 책에 담겨있다. 글을 읽다보면 곡이 궁금해진다. 
망자를 추억하는 곡인가 싶었는데, 듣다보면 그냥 편안해진다. 
앰비언트 음악이 이런거구나. 처음 들어본다. 
책을 읽다가 음악에 빠지는 경험은 난생 처음이다. 


실험실에서 고분자를 만들던 루시드 폴, 
지금은 귤농장을 하며 소리를 만들고, 
그렇게 전달된 음악은 내 귓가에서
생경한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번 에세이 제목부터, 글, 그리고 그의 새로운 앨범까지. 
이 모든게 조화롭게 느껴진다. 


‘들을 수 없는 소리‘는 세상에 없다. 들을 수 없다면 소리로 정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령 나무의 비명이 존재한다 해도, 인간에게는 ‘소리‘로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의 청력을 능가하는 생물은 세상에 수없이 존재한다. 박쥐나 돌고래는 말할 것도 없고 개나 고양이, 소와 말도 사람보다 훨씬 높은 음역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렇다면 나무가 잘릴 때, 어쩌면 그런 동물들은 나무의 비명 소리를 - 그들에게는 비로소 소리가 된다- 듣게 될지도 모른다. - P45

세상의 모든 존재들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울리고, 함께 떨리며 살아간다. 나는 공연장 객석에 앉은 이들을 청중이나 관객이라 부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도 무대에 선 나를 울리며, 나 역시 그들의 몸짓을 듣기 때문이다. 그것은 음악이자 춤이다. - P19

무의미한 소리가 의미를 띠는 순간 음악이 되고, 음악가는 세계를 얻는다. 그리고 음악이든 문학이든 물질이든 요리 한 접시든, 세계를 만들어내는 이는 모두가 예술가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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