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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일의 공부법 수업 - 인생의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특별한 수업 ㅣ 수업 시리즈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8월
평점 :
_ 중세의 교육에서 주목할 것은 젊은 세대가 무엇보다 스스로에 대해 집중적인 관심을 가지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각자 자기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입니다. (중략) 저는 늘 "에고 숨 오페라리우스 스투덴스 Ego sum operarius studens"라고 말합니다. "나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라는 뜻인데요. (p.133, <라틴어 수업>)
<라틴어 수업>으로 라틴어에 담긴 철학, 문화, 사람을 대하는 태도 등을 소개해주셨던 한동일님의 신간이 출간되었다. 2019년 <라틴어 수업>을 읽고 한동일 작가님에 꽂혀서 <로마법 수업>을 읽었고, 작가 북토크에도 참석했었다. 북토크에서는 책 이야기보다 작가님이 로타로마나 변호사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는지 잠깐 이야기하셨는데, 그 여정이 놀라우면서 경외로웠다. 그래서 이 책이 반가웠다.
_ 저는 행운이 찾아오도록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공부라는 노동을 통해 운을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타인의 성공을 시샘하지 않고 행운이 찾아올 때를 기다리는 공부하는 노동자입니다. (p.163)
<라틴어 수업>에서도 "공부하는 노동자"라는 표현을 쓰셔서 굉장히 인상깊었다. 이 책 역시 여전히 공부하는 노동자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처음에는 방대한 공부를 어떻게 하셨을까, 하면서 호기심에 읽었는데, 읽다보니 겸손하게 공부하는 태도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책은 "공부하는 태도에 대하여" 8가지를 이야기하며 시작한다. 그 중 "겸손"이 포함되어 있다. 좌절하지 않는 태도는 겸손함에서 나온다고. 겸손함은 공부하는 노동자의 가장 훌륭한 자세라고. 이 책은 그러한 태도에 대해 몸소 겪은 경험과 함께 차근히 이야기해준다.
가난한 시절, 행복하지 않았던 가정환경, 공부를 통해서 벗어나고 싶었던 현실, 30년을 치열하게 공부한 여정.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쉽지 않은 삶의 긴 여정을 지나왔음에도, 자신을 낮추어 말씀하시는 것이 존경스러웠다. 사람이 많이 배운다고 이렇게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 인품에 반하게 된다.
버티는 삶은 수험생도, 공시생도, 직장인도 모두가 마찬가지다. 그 과정에서 굴곡은 살아있기에 가능한 것. 그리고 그 삶은 내가 채워야 한다는 것. 그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무엇을 쉽게 원망하고 탓을 돌리는 식의 핑계는 나 자신을 깎아먹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역시 어린시절 가정환경을 탓하며 부모를 원망했다고. 그러나 "환경이 채워주지 못한 그 빈 공간을 내가 채우지 않으면 삶이 달라지지 않을 것"(p.182)임을 깨달았다고.
이 책을 읽으며, 나 역시 공부하는 노동자가 되어야 함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지 말자고 다짐해본다. 또한 치열하게 사유하여야만 깊이를 만들 수 있다는 말 또한 되뇌였다.
특히 그는 나만을 위한 공부에서 벗어나라고 한다. 공부해서 남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나만의 깊이를 만들어야 하기에, 충실히 그 여정을 즐기며 해내고 싶다.
이 책은 공부하는 방법이 아닌, 오늘날 우리가 가져야할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수험생이나 노동자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유한한 생 앞에서, 나 자신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고민해야 한다. 바삐 돌아가는 바깥 세상으로 향한 시선을 돌려 내면을 유심히 바라보라고 따스한 조언을 건네는 그의 목소리가 책을 읽는 내내 들리는 것 같아 좋았다.
열심히 살며 매듭지은 하루하루가 모여서 우리의 인생이 되듯 결심도 그렇게 매일매일 새롭게 하면 됩니다. 결심이라는 건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상심하거나 자책하지 말고, 그저 매일, 매 순간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우며 결심하기를 반복하세요. 그게 삶입니다. - P279
자신을 속이지 않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유명한 라틴어 명구 ‘오늘 하루를 즐겨라 Carpe Diem, 카르페 디엠‘라는 말은 내가 나를 속이지 않고 정직하게 일하고 공부한 하루가 주는 즐거움을 맛보라는 뜻입니다. - P182
제게 누군가 "공부가 뭐냐?"고 묻는다면 ‘버티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공부도 버티고, 삶도 버텨나가는 것이지요. 그렇게 하다 보면 우리는 매일 ‘하루‘라는 매듭을 지어나가고, 자신에게 이정표가 될 의미 있는 매듭도 짓게 됩니다. -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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