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에 갇힌 사람들 - 화면 중독의 시대, 나를 지키는 심리적 면역력 되찾기
니컬러스 카다라스 지음, 정미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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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디지털 반향실의 예측 알고리즘은 사용자를 우주의 중심으로 만드는 동시에(나르시시즘), 너무 자극적이어서 결국은 감각을 마비시키고야 마는 콘텐츠에 중독되게 한다. (중략) 극단까지 가면 일반적인 자극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분포를 벗어난 곡선의 끝에는 실제로 유령이나 다름없는 젊고, 공허하고, 화가 난 사람들이 있다. (p.144)

최근 끔찍했던 뉴스 중 하나는 흉기난동 사건, 경찰 조사에서 그는 "사람을 죽여서 경찰의 관심을 끌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이를 따라한 예고편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사람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미국에서 있었던 총기 사건이 사회적 전염의 사례로 이 책에 소개 되었다. 콜럼바인 사건 이후 학교 총기 난사 사건은 계속 있었다. 총격범의 특징은 우울증 같은 근본적인 정신질환이 있고, 사회적으로 매우 서툴고 고립되어 있었다는 것, 그리고 몇 명은 이전의 총격범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자기 행동에 대해 최대한 관심을 끌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글을 쓰거나 선언문을 남겼다. 

우리 사회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다.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에 아픈 사람들은 너무 많고, 소셜 미디어가 그 매개체가 되어 잘못된 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되는 것 같다. 

느슨한 연대, 개인의 고립, 내면을 돌보지 않으면 어느 개인도 무서운 괴물로 변할 수 있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_ 현대 디지털 시대는 공허함, 반발, 분노, 자기중심적 나르시시즘, 감각 둔화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었다. (p.143)


저자는 중독 전문가이자 임상 심리학자이다. 놀라운 것은 그 역시 마약중독자였다는 사실. 뉴욕 유명 나이트클럽 주인으로, 매일 고급 헤로인을 주사하며 화려한 시절을 보냈으나, 결국 마약 중독으로 중환자실에 누워있게 되었다. 코넬대학을 다니던 젊은이가 그렇게 화려한 삶을 살다 맞이한 것은 허무한 인생이었다. 

그는 퇴원 후 철학을 공부하며, 36살 사회복지학 석사과정을 시작한다. 정신과 병동과 재활병동이 있는 병원에서 사회복지사로 중독자들의 치유를 돕고, 박사학위를 시작하며 더 많은 철학책을 접한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는다. 회복하는 힘은 자기 안에 있다고.

_ 철학은 또한 우리의 지나친 기술 세계에 해독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철학은 이성을 사용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중요한 것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자연과 함께하고, 늘 끊임없이 성장하려 하는 인간의 능력을 되찾게 한다. (p.291)

저자는 20년동안 치료사로 일했음에도, 잘 훈련되고 보수가 높은 치료사보다 좋은 친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깊은 연대를 느끼며 대화를 나누는 대신 치료산업이 더 활성화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과거에는 회사에서 힘든일이 있을 때 누군가에게 터놓았지만, 지금은 회사에서 운영하는 심리상담센터를 이용한다. 동료들은 심리상담 프로그램이 어떠한지 의견을 나눈다. 직무 스트레스에 대한 고민은 각자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해소할 뿐, 나누지 않는 현실.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_ 심리적으로 건강한 시대는 지나갔다. 자상하고 현명한 마을 어른 대신, 우리에게는 지금 돈을 받고 친구 역할을 하는 빌린 친구, 혹은 '자립' 전문가가 있다. 걱정스럽다. 심리 치료 없계가 전반적으로 도움이 되기보다 해를 끼친다는 일부 연구도 있다. 사람들은 치료 의존성 때문에 타고난 인내심과 회복 능력을 제대로 개발하고 기르지 못하게 되었다. 어떤 이들은 우리가 '회복력 빈곤'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치료 산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의 대처 능력은 점점 더 약해진다. (p.305)

저자는 또한 이야기 한다. 자기 삶에서 목적의식과 열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 사례로 소개한 것은 폴란드 신부의 이야기다. 보구스와프 팔레츠니 신부, 그는 알콜중독인 노숙자 25명이 꿈이나 미래의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함께 배를 만들어 세계 일주를 하자고 제안했다. 배 전문가에게 설계도를 그려달라고 하고, 기부를 받아 배를 정말 만들기 시작한다. 놀라운 사실은 그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아무도 술을 마신이는 없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는 사고능력을 약하게 하는 각종 플랫폼에 너무 익숙해져서는 안된다. 좋아요, 싫어요로 나뉘는 이분법적 사고에 익숙해지고, 무뎌지는 감각은 회복력 빈곤을 초래한다. 저자의 말처럼 고대의 철학자처럼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회복을 도모하기.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팁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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