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비추는 밤, 마음만은 보이지 않아 -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7가지 심리 처방전
도하타 가이토 지음, 이지수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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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심리사가 말해주는 마음 처방전.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정도로 매끄러운 설명이 주를 이뤘다.

예전보다 공동체 의식은 부족해졌고, 취약한 개인을 돕는 시스템은 사라졌다. 개개인의 경쟁은 치열하고,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개인의 실패가 되버린다. 저자는 이를 '사회의 조각배화'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조각배 시대에 일하기와 사랑하기를 구분하고, 연결을 통해 삶을 지탱할 것을, 후련함과 답답함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후련함과 답답함'이 눈에 띄었다.




누군가 불평불만을 이야기하거나, 어떤 상황의 답답함을 호소하는 것이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 말하는 이는 무언가 말하고 공감을 얻음으로써 후련하고, 듣는 이는 상황에 공감함으로써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답답함이 이동하는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나 역시 해결되지 않는 상황을 누군가에게 토로하는 일이 많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 답답함이 돌고 돌아 나에게 다시 돌아올 때,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늘 후련한 것이 최고라고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또한 나에게 여유가 없을 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줄 만큼의 상황이 되지 않을 때. 관계란 쉽게 어긋나기도 한다. 마음 역시 쉽게 소모되고 충전이 필요하기에. 상대방이 기대한 내가 그렇지 못하면, 오랜기간 함께 했던 마음에 금이 가기도 한다.

나 역시 후련함만을 추구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았다. 답답함이 성장이나 성숙이 될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에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점차 이해가 되었다. 결국 내 마음이 받아들이기 나름인데, 내 마음과 감정을 배설하지 않고 이를 소화시키는 것. 쌓으면 병이 되겠지만, 소화시킨다면 이는 성장이 될 수도 있겠다고.



내 마음을 얼마나 잘 돌보는지, 살아가면서 굉장히 중요한 일 중 하나다. 그런데 혼자 할 수 없다. 마음을 드러내놓고 공유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누군가는 계속 바뀌겠지만, 나는 끊임없이 마음을 치유하고 돌보게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 아닐까.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주위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그때그때 요구되는 것에 따라 우리는 끊임없이 비자신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마음에 점점 비자신이 증식합니다. 정신 차리고 보면 자신의 인생이 가짜로 뒤덮여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끔씩 그렇게 증식한 비자신을 배설할 필요가 있습니다. - P230

후련함과 답답함은 둘 다 마음 지킴법입니다. 후련함은 상처를 마음에서 ‘내쫓는‘ 반면, 답답함은 상처를 마음에 ‘담아‘둡니다. 방향은 정반대지만 이들은 양쪽 다 틀림없이 상처를 입었을 때의 대처법입니다. - P226

그때 상대는 답답함을 배설해서 후련해할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당신이 상대 대신 답답해집니다. 그렇습니다. 답답함은 이동합니다. 후련하게 배설된 답답함은 누군가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장소를 옮깁니다. 그 자체는 나쁜 일이 아닙니다. 답답함이 이동한다는 건 우리가 서로의 답답함을 대신 맡아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내 상태가 나쁠 때는 누군가에게 답답함을 맡겨둔다. 그리고 내 상태가 좋아지면 이번에는 누군가의 답답함을 맡는다. 이 반복이 인간관계의 본질입니다. - P232

후련함은 상처를 외부로 배설함으로써 나다움을 회복시킵니다. 답답함은 상처를 내부에서 소화함으로써 자신을 성장시킵니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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