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남자를 죽여드립니다
엘 코시마노 지음, 김효정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 한 권으로 핀레이 도너번 시리즈는 시작된다. 미국에서 2021년 이 책을 시작으로 이미 3권의 책이 나왔고, 앞으로 4권의 책이 더 나올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이다.



이혼한 핀레이는 2명의 아이를 키우며 삶을 버티고 있는 작가다. 빵집에서 에이전트와 살인 미스터리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옆에서 누군가는 그녀를 살인청부업자로 착각하면서, 그녀에게 남편의 살인을 부탁한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설에서는 '파네라'라고 누군가를 만나는 장소로 그 명칭이 나오는데, 파네라는 실제로 클램차우더가 맛있는 프랜차이즈 빵집이다. 그래서 그 상호가 나올 때마다, 내 과거 기억이 소환되었다. 내가 그 때 거기서 빵을 픽업했지. 그래, 누군가와 거기서 만났지. 이러면서. 가게 상호명은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소환해내는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들 그런 기억 있죠?) 



살인 미스터리에 로맨스와 가족 드라마가 뒤섞인 조합, 영상화하기에도 손색없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책이 흥행만 한다면, 무리없이 다음 시리즈 번역판이 나올 것 같은데. 그래서 출판사에서도 이 책을 어떻게 마케팅하면 좋을지 고민했을 것 같다. 상품 구성은 좋은데, 어떻게 소개해야 사람들이 알아줄까, 뭐 그런 고민. (나도 왜 이 고민을 같이 하게 되는건지.)



이 책을 읽으면서 <오베라는 남자>가 생각났다. 그 소설도 엉뚱한 오베의 유머러스한 스토리가 매력이었는데, 오베 못지않은 핀레이가 이 소설에는 존재했다. 이상한 일들에 꼬여도 새로운 조력자가 나타나고, 어쩌다보니 일은 풀리고. (현실도 이러면 참 좋은데, 요즘은 조력자 만나기도 하늘의 별이다.)



그래도 우리 인생 역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무언가 실타래처럼 엉켜도, 새로운 조력자가 나타나서 도와주기도 하고, 어찌할 줄 몰라 허둥대다보면 그 일은 또 지나가고. 남은 기억에는 그 당시 감정들이 무뎌진 채 약간의 흔적만 남기고, 그렇게 삶의 굴곡이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머리가 복잡할 때에는 유쾌한 소설만큼 약이 되는 것도 없다. 물론 요즘같이 영상이 더 인기있는 세상에서는 한 편의 영화를 선호할 지 모르겠지만. 끝나버리면 허무하기도 하고. 


소설은 몰입해서 읽다보면, 그 소설에 몰입한 나 자신을 발견하며 기특해하고. 왠지 모르게 내가 했던 고민이 조금 사소해지고, 금방 이렇게 잊었네, 하면서 별일 아닌 듯 한 발자국 떨어져 보게 된다. 소설의 주인공을 보는 것처럼, 책 읽는 나를 액자 속 구성으로 다시 나를 들여다보면, 한결 나아진다. 



제목은 심상치 않지만, 스릴러는 아니고 유쾌한 소설이다. 엉뚱한 캐릭터가 어쩌다 보니 일을 해결하는, 이런 스토리 구성은 흥행 성공 요소인지도 모르겠다. 우리 삶 역시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램인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