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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콘서트 1 - 복잡한 세상을 설명하는 가장 쉬운 경제학 ㅣ 경제학 콘서트 1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2월
평점 :
이 책은 역세권 앞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의 심리, 유기농 제품이 마트 한 섹션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 중고차시장에서 매매가 어려운 이유 등 일상생활 속 경제학이 설명할 수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해 설명한다.
경제학이라고 하면 수요, 공급 원리가 떠오른다. 과거 경제학 시간에 수요-공급 그래프를 그리며 배웠는데, 이 책처럼 일상생활과 맞닿아있는 이야기를 곁들였다면 경제학이 더 재미있었을지 모르겠다. 팀 하포드 역시 완전시장, 정보의 비대칭성, 외부효과, 게임이론 등 경제학 원리를 알려주지만, 각 챕터별로 모든 이야기를 다 전개한 후에 마지막에 짧게 이론을 설명하는 식이다.
책에 소개된 일상 속 경제학 중 생각지도 못하게, 우리 삶과 밀접했던 이론으로는 외부효과가 있었다.
_ 외부효과: 생산자나 소비자의 경제활동이 다른 사람에게 의도하지 않은 혜택이나 손해를 가져다주면서도 이에 대한 대가를 받지도 않고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는 상태를 말한다. 외부효과는 외부경제와 외부비경제(외부불경제)로 구분된다. 외부경제는 다른 경제주체의 경제활동에 의해 소비자 또는 생산자가 무상으로 유리한 영향을 받는 것을 말한다. (중략) 외부불경제로는 대기오염, 소음 등의 공해가 문제시되고 있다. (p.193)
1월 싱가폴 여행을 갔을 때였다. 싱가폴은 집은 공공주택 개념이기 때문에 집의 소유 여부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차 소유는 부의 상징이다. 차에 엄청나게 많은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아반떼 한대가 1억에 준하는 비용으로 자동차세와 관련된 세금만 6개. 좁은 땅덩어리에서 차를 타고 다니지 말라는 정부의 정책으로 읽혀진다. 도심 곳곳에 ERP(Electronic Road Pricing)라고 하는 도심 혼잡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한번 통과할 때마다 5천~6천원의 돈을 징수한다.
이런 세금으로 좁은 땅덩어리에서 수용 가능한 차를 제한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외부효과에 대한 비용청구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영국에서 2003년 혼잡세 과세 지역을 지정했을 때 사례가 나왔다. 시내에 차를 몰고 오는 데 하루 5파운드를 부과했을 때 1년 만에 자동차를 몰고 오는 사람이 거의 3분의 1 줄었고, 세금을 물지 않는 교통수단이 인기를 끌게 되었다는 결과다. 이렇게 외부효과 세금은 교통정체나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에 잘 작용한다.
그러면 왜 특정 국가에서만 교통혼잡세를 부과하는걸까. 대기 오염이 그렇게도 걱정된다면, 세금을 활용해 대중교통 이용을 촉구할 수도 있을텐데. 그러나 외부효과에 대한 비용청구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효용성과 불공정성 사이에 사람들의 논란이 있다. 돈만 내면 공기 오염을 허락한다고 봐야할지, 가난한 사람은 운전하지 말라는 건지, 이것들이 불공평하다는 이야기를 누군가는 할 것이다.
깨끗한 공기와 원활한 교통이 우리 경제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면, 그래서 비용을 지불하고 도로를 사용해야 하는 것에 대한 이해가 된다면, 그때는 비용청구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의 비난과 함께, 정치적으로도 풀기 힘든 문제일 것이다. 즉, 단순한 경제문제는 아닐 것 같다.
우리 삶 속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문제들을 경제학으로 풀어서 설명해주는 책이라 재미있었다. 이렇게 경제를 공부했다면, 더 재미있게 공부했을텐데. 좀 더 빨리 이 책을 만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