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2041 - 10개의 결정적 장면으로 읽는 인공지능과 인류의 미래
리카이푸.천치우판 지음, 이현 옮김 / 한빛비즈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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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책중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리카이푸는 <AI 슈퍼파워>를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인데, SF작가 천치우판을섭외해서 SF소설 10편과 함께 AI에 관해 생각할 것들을 이 책에 담았다. 마치 10편의 블랙미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두 명의 공저자가 얼마나 이 책을 조화롭게, 재미있게 잘 썼는지 이 책을 읽으며 느꼈다. 그들이 서문에 담은 이야기처럼 10편의 소설은 생각할게 너무 많았다.


1장 <황금 코끼리>
기업들이 지향하는 슈퍼앱, 우리는 그 앱에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공유해주어야 하는지, 만약 각종 할인과 삶의 편의성을 제공한다면 저항할 자신이 있을지. 그렇게 공유한 데이터가 결국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무수히 많은 영향을 미치고, 데이터가 갖는 편향성의 알고리즘까지 문제의식없이 받아들이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 


_ 나야나가 보기에는 엄마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황금 코끼리에 세뇌당한 것 같았다.가족들은 앱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따라, 자신들의 행동이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보험료가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다는 점을 지나치게 의식했다. 인간의 뇌는 돈이 걸린 문제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프로그래밍된 걸까. 가족들은 혜택을 얻고 페널티를 피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기세였다. (p.33, <황금 코끼리>)


2장 <가면 뒤의 신>
악의적 딥페이크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어쩌면 지금의 가짜 뉴스보다도 더 강력하게 사람들을 선동할 수 있는 무기인지 모른다. 딥페이크를 감별하는 기술과 딥페이크 기술간의 경쟁이 될 수도, 그 사이 우리는 진짜 같은 가짜와 가짜 같은 진짜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삶을 살게 되는 건 아닐까. 

6장 <거룩한 드라이버>
5단계 완전 자율주행차는 가능할까. 윤리의식 역시 컴퓨터 프로그래밍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어떤 선택이 더 나은 선택인지를 컴퓨터와 사람 중 누가 잘 할 수 있을까. 자율주행차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많은 문제들이 이 소설에 담겨있다. 

_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우리는 기계가 인간의 생명을 해칠 수 있는 결정을 하도록 허용해야 하는가?"이다. 그 대답이 "아니오"라면 자율주행차의 미래는 없다. (p.315)

7장 <양자 대학살>
양자 컴퓨팅이 구현된다면 기술은 혁신이 아닌 판도라의 상자가 될 것인가. 저자는 2041년에도 양자컴퓨팅이 구현될 가능성은 80%라고 하지만, 이 기술의 진보가 계속되리라는 것만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명제이기도 하다. 특히 비트코인 암호 해독을 위해 기술이 더 빨리 진행될 수도 있다. 악의적으로 기술이 사용된다면 어떨까 하는 우려가 이 소설에 담겨있었다. 인공지능이 개발될수록 윤리는 더욱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8장 <구원자 이야기>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면, 일자리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과연 일은 생계를 위해서만 필요할까. 일자리 재배치 기업이 이러한 노동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제공하고 다른 일자리를 소개한다는 설정은 낯설지 않았다. 저자는 창의력, 공감, 수작업, 이 3가지 능력은 인공지능이 뒤처지는 분야로 2041년까지는 인공지능이 통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챗GPT나 달E와 같은 인공지능 개발 속도를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아 걱정된다. 

10편의 소설을 읽다보면, 너무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라는 생각에 더 섬뜻하다. 하지만 생각할 거리는 충분히 많다. 그리고 피해서는 안될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천치우판과 나는 독특한 작업 방식을 택했다. 내가 먼저 특정 기술이 언제 성숙할지, 데이터를 모으고 실험을 반복하기 위해 얼마나 걸릴지, 다양한 산업에서 관련 제품을 생산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예측하는 ‘기술 지도‘를 만들었다. 또 기술 발전과 함께 발생할 문제들, 각종 규제와 제약 요인 같은 온갖 갈등과 딜레마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러고 나면 천치우판이 그의 재능을 발휘해 등장인물, 배경, 줄거리를 만들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 P11

나와 같은 SF 소설가가 마주하는 가장 도전적인 과제는 현실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드러내는 동시에 상상력을 통해 더 풍부한 가능성까지도 보여주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 P16

나는 SF소설이 갖는 최대 효용은 답을 주는 게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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