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민족으로 읽는 패권의 세계사 - 문명을 이룩하고, 전쟁을 일으키고, 새 시대를 연 민족들의 이야기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정은희 옮김 / 미래의창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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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10대 민족으로 나누어 설명하는 책이다. 지리적으로, 문명으로 나누어 배운 적은 있지만, 민족을 중심으로는 처음이었다.

민족을 구분하면 농경민족, 유목민족, 상업민족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 농경지에서 떨어져 살 수 없어 활동 범위가 좁은 농경민족
- 광범위한 지역을 이동하면서 가축, 모피, 축산물 등을 곡물과 교환하면서 살았지만 농경지대를 침략하면서 살 수 밖에 없는 유목민족
- 교통이 편리한 곳에서 곡물의 순환을 원할하게 하는 역할을 했던 상업민족 


세계 질서를 변화시킨 민족은 대부분 유목민족과 상업민족이다. 농업민족은 농경지를 중심으로 단순한 생활패턴을 유지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보호하는 편을 선호했다. 어쩌면 소수민족인 유대인이 세계에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역시 상업민족으로서 특색을 발휘하여 근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지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은데, 그 중 중국과 인도에 관한 이야기가 새로웠다.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두 나라 모두 다양한 민족으로 구성된 다민족국가다. 그런데 언어통일이 되지 않은 나라이기도 하다.


인도 루피 지폐 앞면에는 공용어인 힌디어와 영어가 적혀 있지만, 뒷면에는 15개의 언어(14개 인도 문자와 아랍문자를 쓰는 우르두어)가 인쇄되어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인도는 29개의 '언어 주'로 나뉜 다언어 세계라고 한다. 

중국의 인민폐 지폐 역시 한자, 티베트어, 위구르어, 몽골어, 라틴문자 등 다섯 종류의 문자가 쓰여있다고 하니, 얼마나 복잡한 나라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나라를 유지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인도의 경우 신분차별 제도로 알려진 '카스트 제도'가 다민족 사회인 인도를 통합해준 제도라고 저자는 설명했다. 


카스트 제도가 외부에서 보면 불합리한 제도이지만, 내부적으로는 통합을 가능하게 한 제도라니... 현대사회에서도 이 제도가 여전히 작용하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통합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실리콘 밸리에서조차 인도인 사이에 카스트 제도가 암암리에 작용한다는데, 구글에서 카스트 차별 반대에 대한 강연이 취소되는 것을 보면, 사회적 관습은 어느 한순간 폐지할 수 없는 상당히 강력한 것임을 느끼게 된다.   

세계사는 늘 새로운 것 같다. 알고나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이는 것 같고, 그래서 이렇게 한번씩 읽을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세계를 이끄는 민족은 끊임없이 바뀌고, 그에 따라 세계사는 요동친다. 그럼 세계를 움직여온 민족은 어떤 이들이며, 그들의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 이 질문은 ‘무엇이 역사를 바꿔왔는가‘와도 상통하는 말이다. 오랫동안 세계사를 연구한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역사를 움직이는 가장 큰 원동력은 기아에 대한 공포와 풍요로운 삶을 향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 P7

카스트 제도가 오랫동안 이어진 이유는 이 제도가 다양한 부족이 서로 마찰을 줄이면서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들의 방식대로 살아가게 하는 도구로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왕조와 부족으로 나뉜 인도에서는 계층이나 직업 등의 기준으로 지역을 넘어선 사람들의 접촉을 제한했다. 신분에 따라 공식, 혼인, 직업의 승계 등에 관한 규칙이 상세하게 정해져 있어 불필요한 마찰을 피할 수 있었다. 많은 민족과 부족이 혼재하는 사회에서는 불필요한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조치를 해둘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중략) 외부의 관점으로는 차별을 묵인하는 카스트 제도를 비난하기 쉽지만,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이것이 인도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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