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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호호호 웃으면 마음 끝이 아렸다
박태이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월
평점 :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가족 역시 변한다. 엄마는 할머니가 되고, 딸은 엄마가 되고, 각자 역할을 하나씩 더해갈때마다, 우리는 더한 역할을 어떻게든 잘 해나가려고 한다. 그러다보면 부딪히기도 하고, 안쓰러워지기도 한다. 그러나 가족이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그렇게 앞으로 나아간다.
이 책에서도 그렇다. 나는 꽤나 많은 부분을 공감했다. 가족의 이야기에서는 특히나. 아마도 많은 워킹맘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기관사였던 아빠, 일하느라 바빴던 엄마, 아이 둘을 낳고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작가님이 부모님과 함께 하면서 일상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작가님은 사진으로 볼 때보다 훨씬 강단있는 사람인 것 같았다. 씩씩하게 잘 자라주어 외할머니가 뿌듯하게 생각할 것이고, 아빠와 엄마에게는 든든한 딸로서 자기 역할을 다 하는 것 같았다.
소소한 일상에서 각자가 자기 역할을 다 하느라 온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해도, 가족끼리 몇 마디의 말에서 마음을 들여다보고 서로를 챙긴다.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은 소중하다. 너무 평범하지만, 들여다보면 우리가 몰랐던 사랑스러운 장면들이 꼭 담겨있다. 그래서 기록하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인지 모르겠다. 하나라도 그냥 놓쳐버릴 까봐, 기록하면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과 함께.
저자의 생각에 많은 부분 공감했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엄마가 많이 떠올랐다. 또한 작가님은 새벽에 일어나 부지런히 글을 쓰고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 시간의 소중함을 아는 것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녀를 응원하고 싶다. 앞으로도 이렇게 글을 쓰기를.
숫자로 치면 아빠가 엄마보다는 더 나이가 많으시지만, 엄마가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변해가는 모습에서 실제 나이와 상관없이 엄마만의 세월이 그만큼 흘렀음을 인정해야만 할 것 같다.
- P17
우리는 가족이라는 아주 가까운 타인을 만날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나. 나의 일상에 가족을 담을 자리는 얼마만큼 남겨두었나. 누구의 마음에나 용량의 한계는 있지 않나. 하지만 그럼에도 애를 써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나만 생각하며 살 땐 모르다가도 막상 나를 생각해서 그분들이 해주었던 사랑을 생각하면 문득문득 죄책감이 느껴지곤 한다. - P86
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게 기록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 아니, 아름답게 기록해야만 할 것들이 있다. 내가 기록해야 할 것들은 적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들이다. (중략) 그런 일들을 잘 쓰고 싶다. 찰나를 기억하기 위하여 내가 사랑하는 순간들을 꺼내어 모아보려 한다.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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