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트렌드 - 텐션과 사랑이 넘치는 요즘 말 탐구서
정유라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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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바이브컴퍼니의 연구원으로 소셜 빅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사람이다. '왜 이런 말을 할까?' 궁금한 적이 있다면, 이 책을 안 읽을 이유가 없다. 우리 사회의 특징을 알려주고, 요즘 사람의 심리를 알려준다. 오프라인의 데이터는 휘발되지만, 온라인의 언어는 데이터가 되어 차곡차곡 쌓이고 우리 사회를 보여준다. 


요즘 애들은 줄임말을 너무 많이 써, 이렇게 말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나는 모르는데 너무 많은 줄임말이 남발된다는 뉘앙스로 이야기할 때가 있다. 하지만 치맥, 불금, 소확행 등을 생각해보면 일상에서 사용하는 줄임말은 생각보다 많다. 직장인은 법카라는 말을, 학생들은 뻐카라는 말을 사용하며, 소속마다, 세대마다 주로 쓰는 단어가 다를 뿐이다. 따라서 당연히 내가 모르는 줄임말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세상 모든 말을 줄임말로 쓸 수는 없다. 누군가는 알아들어야 말이 되므로, 사회적인 합의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줄임말 역시 왜 쓰는거지? 하고 한번쯤 들여다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_ 지금 우리 사회가 어떤 현상과 영역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다면, 사람들이 어떤 접두사나 접미사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관찰해보자. (p.43)


BTS, 오징어게임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K-'라는 접두사를 많이 쓰게 되었다. 해외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한국 분식이 해외에서도 잘 팔리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 한껏 우쭐한 기분이 들었다. 아마 그럴 때 저 접두사 하나로 모든 것이 이해되는 것처럼, 지금 사회가 어떤 접두사/접미사를 많이 쓰는지만 알아도 사람들의 공통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는 것, 참 재미있다. 


인터넷 기사를 읽을 때면 댓글을 꼭 본다. 허를 찌르는 유머가 댓글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이 SNS채널을 운영한다면 해시태그도 잘 쓰려나 싶다. 나도 인스타 피드를 보다가 해시태그를 보면서 웃었던 적이 많다. 해시태그를 잘 쓰는 능력도 브랜딩 능력이 되는 시대, 그런 능력을 가진 분들이 부러울 뿐이다. 


 
지금은 그 누구라도 SNS 채널을 통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대다. 따라서 해시태그로 인해 같은 취향의 사람을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같은 관심사의 사람과 쉽게 인친이 될 수 있다. 유행 역시 마찬가지, 쉽게 알 수 있다. 아마도 과거에는 기업과 같은 공급자 측면에서의 유행이 주도되었다면, 오늘날은 수많은 개인들이 동참해야 유행이 되므로, 해시태그가 그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책은 굉장히 많은 인덱스를 붙이며 읽은 책이다. 마케팅을 담당한다면 무조건 읽어보기를 권한다. 나처럼 마케팅과 거리가 먼 사람도 요즘 말에 대한 호기심만 있다면 너무 재미있게 읽을 책이다. 사실 우리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관심 없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문어체도 구어체도 아닌 ‘디지털어체‘가 우리의 언어 문화의 중심이 되었다는 것. 글말, 입말이 아닌 키보드와 스마트폰의 자판을 터치해서 탄생하는 ‘손말‘이 존재하며, 그것이 우리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 P7

온라인 공간은 서로 다른 어휘 수준 및 문해력과 이해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는 공간이다. 그러다보니 이전과는 다른 태도로 언어를 대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언어의 문학성보다 사회성이 훨씬 더 강조된다. 언어의 미학성이나 순수성보다, 일상성과 대중성이 더 짙게 반영된다. - P36

시를 잘 쓰는 사람에게 문학적 소양이 존재하듯 해시태그를 잘 쓰는 것도 능력이다. 반전이 있거나 엉뚱하거나 그저 헛웃음이 나게 하는 등 재미있는 해시태그를 잘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SNS 개인 계정을 운영하면 셀럽이 되고, 기업 계정을 운영하면 그곳이 ‘해시태그 맛집‘이 된다. 해시태그를 잘 쓰는 능력 자체가 브랜딩 능력이 되는 시대이다. - P78

시대상을 읽기 위해 활용하는 텍스트가 있다. 이전까지 공익광고 선전 문구, 상업 광고 카피, 대중매체 유행어 등이 그 역할을 해왔다. 이제 그 역할은 해시태그에 넘어왔다. 이 시대의 생활 풍경을 읽기에 가장 좋은 재료는 단언 해시태그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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