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큼이나 낭만적이고 멋진 사람
오휘명 지음 / 히읏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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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면 회사일에 치여 살고 있던 내가 얼마나 일상에서의 낭만을 놓쳤는지 생각하게 된다. 아, 나도 이럴 때가 있었지, 하는 마음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쓸려가기를 반복했다. 퇴근길에 읽으면, 밀물과 썰물처럼 나의 복잡한 마음을 다 휩쓸어 갔다. 


불행과 행복을 글쓰기 강연에서 쓰라고 했더니 사람들은 불행했던 순간은 기억을 잘 하면서도 행복했던 순간은 기억하지 못하겠다고 하더란다. 사실 우리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을 하루에도 몇번 느낄 때가 있지만 기록하지 않으면, 사진으로 담아놓지 않으면, 아마도 그런 순간들은 휘발되고 마는 것 같다. 


올 한해만 생각해도 그런 것 같았다. 지쳤던 순간들의 기억이 소소한 행복의 기억보다 더 많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사진첩을 들여다보니, 또 어느새 행복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글이던 사진이던 어느 정도의 기록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때로는 이런 책이 도움이 된다. 내가 잊고 살았던 기억이 생각나고, 그와 함께 감정이 떠오르면 내가 마치 시공간을 넘나드는 느낌이 든다. 


연말이니까,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야겠다. 비판적인 시각보다는, 내년에는 더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찬 바램을 가져야지.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서, 잘하고 싶어서 최선을 다했는데 마음처럼 안 될 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 무능함과 무력감을 느낄 때. 그럴 때면 이제는 그만 놓아줘야 하나, 나는 왜 이렇게도 애매한가 혼잣말하며 괴로워만 했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는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게 되더라. 한계에 다다라 막막함을 느끼고 있다는 말은, 다르게는 내 능력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는 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P158

어떤 원리에 의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은 자신이 잃은 것, 당한 것, 속은 것, 빼앗긴 것을 얻은 것,취한 것, 만끽한 것, 가한 것보다 더 오래 그리고 깊게 기억한다. 불행했던 것은 영원에 가깝도록 잊지 않으면서, 그날그날의 웃음과 행복들은 너무도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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