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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온
고승현 지음 / 99퍼센트 / 2022년 4월
평점 :
인간은 유한한 삶을 산다. 영생을 살고싶어하는 욕심이 SF소설로 표현되곤 했다. 이 소설에서는 인간보다 오래 사는 '이드'라는 종족이 있다. 이들은 인간의 몸과 다르게 정보를 배출하면서 인간보다 더 오랜 삶을 산다. 또한 통치자들은 영생을 살아가며, 가이아 세계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통치자들은 이드의 뿌리를 찾는 연구를 금지하고, 한편에서는 그 진실을 찾아 해매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통제할 수 없는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결국 신이 되고자하는 통치자들은 무너지고, 인간과 이드, 그리고 통치자들 사이의 진실이 밝혀지며 끝난다
과거 진시황과 같은 통치자들은 영생을 꿈꾸었다. 지금은 현실적으로 노화에 더 관심이 많다. 그런 이유로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속도를 늧추는 등 노화에 관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다. 암이나 치매 등의 불치병도 온전히 해결하지 못한 지금으로서는 영생의 삶보다 건강하게 유한한 삶을 마무리하는 것이 인류의 꿈일 것이다.
작가는 아무래도 생명체의 진화와 인류의 진화에 대한 궁금증을 바탕으로 이러한 SF소설을 집필했지만, 그 배경에 대해서는 나로서는 큰 감흥을 얻지 못했다. 다만 영생의 삶을 산다 하더라도 욕심은 끝이 없으며, 추악한 자신을 더욱 숨기지 못하고 다른 누군가를 지배하려고 하는 태도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현실 세상에서도 통치자들은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진실을 가리려고 하며, 사람들은 진실보다도 정의롭지 않은 현실을 개탄하기에 바빠, 진실은 도통 관심받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소설 속 통치자들이 꾸미는 음모와 실체가 낯설지 않다.
이 책에서 '이드'는 생물학적 존재가 아닌 알고리즘에 의한 존재로 정보를 잘 배출해야 몸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우리는 알고리즘에 의한 존재는 아니지만, 수많은 정보를 알고리즘에 의해 제공받고 있으니, 이러한 정보로부터 유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중심을 잘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는 시대는 소설이나 현실이나 마찬가지다.
*99퍼센트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두려운 진실보다 더 무서운 게 뭔지 아십니까? 증오입니다. 저들에게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 따위는 의미가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부당함이 저들을 움직이지요. 정의롭지 않은 세상이 저들의 유일한 적입니다. 어떤 종이든 어떤 사회든 집단에서 일어나는 불균형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최선의 방법은 불균형을 골고루 나누어주는 것이지요.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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