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서양 철학 페이퍼로드 하룻밤에 읽는 철학
양승권 지음 / 페이퍼로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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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는 메타버스 열풍이 불더니, 올해에는 NFT, 웹3.0 등 너무 빠른 트렌드로 혼란스럽다. 이렇게 받아들여야하는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내 안의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어진다. 

이런 시기에 철학책을 한번씩 읽어보는게 필요한 것 같다. 지난번에는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를 읽으며 에릭 와이너의 철학 열차에 탑승해서 그들의 생각을 차분하게 읽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이번에는 그냥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고를 훑어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봤다.

작년부터 나만의 루틴에서 더 나아가 리추얼을 통해서 나만의 의미있는 시간 만들기에 주력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생각보다 길어진 팬데믹으로 단절과 고립의 시간을 오히려 내면을 돌보는 시간으로 보내는 것도 한편으로는 의미있는 일이다.

이런 시기에 칼 융의 자기 내면을 탐험하라는 말이 와 닿았다. 외부에 다양한 페르소나를 내보이며 역할에 충실하다보면, 진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놓쳐버릴 수 있으니까. 나 또한 팬데믹으로 인해 글쓰기를 시작했고, 북스타도 시작했다. 팬데믹 이전보다 줄어든 외부활동과 나를 돌아볼 시간이 많아졌다는게 사실 유효했다.

시대를 앞서나간 BTS, 몇년 전 <맵 오브 더 소울>이 <융의 영혼의 지도>에서 영감을 얻어 풀어냈다고 했을 때, 전세계가 열광했던 것은 BTS의 음악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에 필요한 세계관이어서 더욱 공감했던 것 같다. 철학은 이렇게도 소비가 된다;;

한편으로는 팬데믹 시대에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플랫폼 산업이 더욱 붐업되었다. 그로 인해 플랫폼 노동자도 급격히 많아졌지만, 그에 대한 처우는 노동자가 아닌 상품처럼 다뤄지기도 한다. 택배 파업이 그 중 하나였다. 효율성을 앞에 둔 채 알고리즘으로 매칭되는 인간의 노동은 교묘히 가려져 있을 뿐, 그 이면의 민낯은 아무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인간은 소외시켜서는 안된다고 했던 마르크스의 이론도 생각해볼만하다. 빅데이터, AI기술이 발전할수록 알고리즘은 지금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이다. 매칭하고, 심지어 결정하는 수준으로 관리의 주체가 되어버리면, 알고리즘에 종속된 인간은 더욱 소외될 것이다. 결국 노동을 통해서 자아실현은 커녕 생존수단으로 전락한 무의미한 노동을 하게 되는 인간소외가 사회에 큰 문제을 일으킬 수도 있지않을까. (<플랫폼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책에서도 서비스되는 인간으로서 흥미롭게 이야기해준다.)

철학은 아무래도 어려운 분야라 이 책을 받고 고민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니체, 하이데거, 마르쿠스, 마키아벨리, 들뢰즈 등 정말 많은 서양 철학자들의 대표적인 생각이 한권에 담겨있다. 쉽게 읽히지만, 각 철학자 한명 한명의 생각을 자세히 아는 것에는 나로서 무리가 있었다. 만약 특정 철학자의 사고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다른 책을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책 뒤에는 동서양 철학사 연표까지 있어서 동시대의 동양/서양의 철학자를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되어있다. 

*페이퍼로드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칼 융은 이렇게 말했다. "밖을 바라보는 자는 꿈을 꾸고, 내면을 바라보는 자는 깨어난다." 우리는 자기 내면을 깊숙이 탐험해야만 한다. (중략) 융은 조화와 통합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세상의 소란에서 벗어나 조용히 ‘명상‘에 잠길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의 창조적인 사람들은 무의식의 방대한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생기를 되찾고자 자기 내면을 깊숙이 탐험한다. - P337

마르크스는 말한다. 인간의 의식이 인간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존재가 인간의 의식을 결정한다. - P386

아도르노에 의하면 예술과 대중문화는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나오는 공산품과 같다. 예술과 대중문화는 문화의 역사적, 예술적, 문화적 가치 등이 배제된 채, 철저하게 이윤 추구와 수지 타산이라는 자본주의적 시장 논리의 지배를 받는다. - P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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