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스윙 - 나 홀로 사회인가 우리 함께 사회인가
로버트 D. 퍼트넘.셰일린 롬니 가렛 지음, 이종인 옮김 / 페이퍼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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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로버트 퍼트넘 교수가 미국에서 125년의 역사의 시간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를 살피며 나-우리-나의 시대 패턴을 설명한다. 경제적 평등, 공동체 정신, 사회적 단결, 이타주의 면에서 모두 뒤집어진 U자형을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우리를 외치며 다시 1960년대의 좋았던 시절처럼 될 수 있음을 말한다. 

미국은 현재 그러한 변곡점에 와있는지도 모른다. 트럼프 정부의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 정치적 양극화 시대를 지나 현재 바이든 정부는 억만장자의 부유세 도입을 검토 중이며, 스타벅스 노조 결성 운동이 한참 일어나고 있다. 물론 결실을 맺을지는 모른다. 다만 '우리'를 외치는 미국의 물결이 시작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_"미국 내에서 하위 50퍼센트 소득의 정체와 상위 1퍼센트 소득의 증가는, 조세 누진제도의 축소, 광범위한 탈규제(특히 금융 부문), 약화된 노조, 연방 최저임금의 저하 등과 시기적으로 일치했다." (p.103)

그러나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 새 정부의 주요 공약은 친기업 위주, 플랫폼 기업의 최소 규제, 근로시간 제한 완화 등 시장 친화 정책이다. 이러한 공약 이행이 경제적 평등, 사회적 단결과 결을 같이 하는지 의문이기에 우리는 한동안 '나'의 시대가 지속되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분배보다 성장에 목매고 있으며, 우리보다는 내가 우선인 듯한 시대로 느껴진다. 

_양극화 현상은 지방의 정치에도 확대되었고 심지어 개인 생활에까지 스며들어와 급기야는 우리가 과연 같은 공동체 내에서 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까지 생겨나게 되었다. 양극화는 정책 수립의 정체현상을 가져왔고, 그리하여 정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합의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대응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p.163)

양극화 현상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과거가 아닌 현재의 우리 사회를 보는 것 같았다. 젠더, 세대, 경제 및 정치적 이념에 따라 갈라진 우리 사회 역시 민주주의 정치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을 것 같다.

_새로운 스타일의 결혼 제도가 생겨나서 아내와 남편은 각자 독립된 자아를 개발하도록 기대되었다...... 부부는 각자 이런 질문을 던졌다. "나는 이 결혼으로부터 내가 원하는 개인적 만족을 얻고 있는가?" "나는 한 개인으로서 성장하고 있는가?" 그 결과 결혼은 우애결혼으로부터 소위 개인화된 결혼으로 이동해갔다.(p.224)

개인화된 결혼, 낯선 단어지만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결혼도 자녀를 갖는 것도 모두 선택인 사회에서 이미 결혼이라는 제도는 전통적 파트너십에서 벗어나버렸으니까. 이혼과 동거가 흔해진 것도, 취약한 가정을 가질 바에는 비혼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해진 우리 사회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연대가 느슨해진 사회를 보여주는 단면일 수 있다.

어쨌든 이 책은 125년이라는 광대한 기간동안 나-우리-나 시대패턴을 뒷받침하는 상황설명과 데이터를 상당히 설득력있게 제시하며 내러티브를 전개한다. 그래서 개인주의적이고, 불평등하고 양극화된, 분열된 현재 사회가 언제쯤 나아질지 모르겠지만, 책을 통해 '공동체'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되새길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로버트 퍼트넘 교수의 이야기를 듣고, 사회의 변곡점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다시 '우리'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정치, 사회, 문화 등 다방면으로 우리가 어떻게 변하면 좋을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래본다.

*페이퍼로드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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