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 서울 인사이트 - 사람들이 몰려드는 ‘페르소나 공간’의 비밀
김난도 외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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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다시 말해 페르소나 공간이란, 공간이 이용자의 페르소나에 부합하는 개인적 취향, 흥미, 가치관, 라이프스타일 등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기획된 공간이다.(p.55)

<트렌드코리아 2021>에서 이미 '멀티 페르소나'를 접해서인지 개념이 어렵지 않았다. 개개인의 취향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백화점이라는 큰 공간에서 가능할 것 같으면서도, 현재 국내 백화점을 보면 그렇지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데 더현대서울이 그것을 해낸다. 

내가 놀랐던 부분은 '아홉 개의 건축설계사'가 함께 만들었다는 것이다. 층별로 설계사가 다른 탓에 영역을 세분화하며 설계했으니,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느껴진다. 또한 설계 후 그 공간을 어떻게 채워넣느냐, 컨텐츠의 문제가 뒤따른다. 그런데 정말 의외로 대담함이 느껴진다. 

_"지하2층은 임원이 모르는 브랜드로만 채워라." (p75)

이렇게 권한 위임을 한다는 것을 생각이나 했던가? 그것도 대기업에서? MZ세대를 타겟팅하면서 MZ세대가 아닌 이들이 기획하고 마케팅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권한을 전격 위임한다는 것도 너무 신박했다. 업무를 하면서 상사에게 보고할 때, 보충설명과 설득으로 점철된 과거의 날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면서, 한편으로 부러웠다.

_무엇에 집중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일이다. 선택하는 일은 쉽지만 포기하는 일은 쉽지 않다. MZ세대에 집중한다는 것은 그동안 해오던 관행을 포기해야함을 의미한다. 문제는 늘 실행이다. (p77)

회사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할 때, 포괄적으로 범위를 넓히다보면 이도저도 아닌 결과물이 나오지 않던가. 그래서 선택과 집중은 중요하지만, 생각보다 실행은 쉽지않다.  

_"고기를 많이 낚겠다고, 바다 전체에 그물을 던질 수는 없다."(p203)

커뮤니케이션 역시 MZ세대를 고려한 광고 및 메세지 전달 과정도 흥미로웠다. 야마구치 슈의 <How To 미의식>이 생각났다. 아트형이 계획을 세우면, 크래프트형과 사이언스형이 지원하는 협력체제를 제안한 바 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대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은 어쩌면 더현대서울을 기획하면서 그렇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_이제 공간과 기술을 고려할 때는 시간을 함께 디자인해야 한다. 그들이 보낼 시간을 미리 들여다보며 디자인해야 한다. (p229)

사용자의 라이프사이클에 맞는 시공간디자인 계획, 앞으로 리테일테크가 가야할 길이다. 넷플릭스의 경쟁 상대가 '수면 시간'이라고 했던 리드 헤이스팅스 CEO의 말이 떠오른다. 오프라인 공간 역시 시간과 무관하지 않음을.

디지털 기술이 발달해도 오프라인 공간이 주는 경험과 재미를 대체할 수는 없는 일이다. 역세권이 아닌 여의도 애매한 위치의 공간적 제약을 '힐링 테라피'와 '힙한 컨텐츠'로 극복한 더현대 서울이 앞으로 어떻게 트렌드를 이끌어나갈지 기대하게 되는 책이다. 

*다산북스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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