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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소녀 ㅣ 나를 찾아가는 징검다리 소설 13
부희령 지음 / 생각과느낌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고양이를 보고 바로 집어들었다. 영풍문고에서 단숨에 읽었다. 고양이가 고양이다운 점은 마음에 들었다. 이 소설의 모태가 된 실화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카페 고양이네에서 중학생 소녀가 관련되어 유명했던 사건은 사실 이렇게 낭만적인 이야기가 아니었다. 중학생 여자애가, 다른 이들이 돈이나 사료등의 필요한 물품들을 주면서 맡겼던 고양이들을 팔거나 학대한 일이었다. 사료와 용품들은 다른 데에 자신이 기르던 고양이가 죽었다며 되팔고, 안 팔고 남은 고양이들은 창고에 가둬놓고 방치했다. 주인한테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고 거짓말하고서. 길에서 죽어가는 것보다 더 비참한 삶이었다. 다리가 썩어 구더기가 들끓고, 피부병으로 하얀 털이 지저분해지고 밥을 못먹어 뼈만 남고... 길 고양이들은 그래도 자신의 품위를 지킨다. 자신이 죽을 자리를 정할 정도의 위세, 햇빛 좋은 날에는 볕을 쪼이며 몸을 가꾸고, '쓰레기를 뒤져서라도 먹이를 쟁취할 수 있는 활기가 있다. 사진에 나온 고양이들은 시체처럼 보였었다. 처음엔 무슨 마녀사냥이냐 생각했던 나도, 화가 날 정도였다. 중학생의 어린 아이가 어떻게 그렇게까지 동물을 학대할 수가 있을까. 그것도 남이 애지중지 키우던 것을? 그것을 보고 가족들은 왜 아무말도 안했을까? 어째서 잘못했다는 말한마디 안했을까. 이 소설을 보면서는 솔직히 그 내용보다는 어이없는 그 여자애 이야기가 자꾸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