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2 - 2006, Autumn VOL.2
학산문화사 편집부 엮음 / 학산문화사(잡지)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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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엄청 볼륨도 대단하고 그만큼 읽을 거리가 풍부하다. 하지만 몇 가지 단점. 일단 모든 내용이 다 시니컬하기 그지 없다. 암흑계랄까. 파우스트 1호를 읽었을 때도 그랬는데 2권을 정독하니 확실히 알 수 있다. 요즘 일본 라이트노벨 계가 이런 게 인기인 걸까. 아니면 파우스트 잡지의 성격이 이런 걸까. 엄청나게 시니컬한 주인공이 비뚤어진 시선으로 그려내는 이야기가 다수. 우울하다 못해 찝찝한 느낌이라, 밝고 유쾌한 내용을 사랑하는(그런 주제에 추리소설이니 하드보일드니만 읽고 있다.) 나한테는, 괜찮다는 생각은 들지만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랄까... 게다가 번역이 매끄럽지 않다. 잡지라 급하게 후다닥 번역했는지 군데 군데 아무 생각없이 직역해서 말이 안되는 문장들이 있다. 안 그래도 내용 자체가 기괴한 내용 중심인데... 문장 마저 일부러 그런 듯 그래서, 더 기괴한 느낌이 난다. 무시무시할 정도.

그래도 듀나도 좋았고(듀나도 그런 시니컬한 사람들 중 하나지.) 오츠 이치도 좋았어. 하아. 힘들다. 이거 보다가 어제 새벽 세시에 잤단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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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tique 판타스틱 2007.5 - Vol.1, 창간호
판타스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월간지)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표지도 속지도 디자인 최고! 랄까. 잡지를 많이 만들어본 데라 그런지 잡지다워서 좋았다. 소설 외의 컨텐츠들, 영화 소개라든가 인터뷰, 기획 기사들도 센스 있었고 유쾌했다. 계속 기대했던 미야베 미유키의 단편과 그 밖의 듀나의 글, 김창규, 폴 윌슨 등등등 소설도 만화도 다 좋았다!
개인적인 문제라면, 연재 중의 '역사속의 나그네'와 '실비와 브루노'가 내 취향이 아니었다는 것? 뭐 잡지 사서 모두 마음에 드는 일은 원래 있을 수 없다. 다년간 만화잡지를 샀던 나로서는 뭐 그러려니 하고 있다. '실비와 브루노'는 다만 내가 이런 딱딱한 번역투에 낯설어서 그런 거 같기 때문에 다시 읽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리고 '역사속의 나그네', 복거일씨가 SF나 판타지라는 장르에 어느정도 기여를 했다는 건 알고 있다.(그냥 알고 있을 뿐이고 동감하지는 않지만) 그러나 마법성과 나의 끼끗한 들깨 이후로... 난 이사람의 글은 치를 떨며 증오한다. 그래도 혹 몰라, 워낙 쟁쟁한 글이니까, 하고 '역사속의 나그네' 줄거리를 읽었다. 한숨이 나왔다. 젠장. 그냥 무협지잖아. 아니 이렇게 말하면 무협지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니까 부연설명을 덧붙이자면... 주로 세권으로 이뤄진, 잘난 주인공이 기연을 얻어 더 잘난 놈이 되고 여러 여자 꿰차고 해피엔딩~ 이라고 거칠게 요약 가능한 줄거리로 이뤄진 무협지들을 이야기한 거다. 모든 무협지가 아니라. 나쁘다기보다는 내 취향이 아니라는 거지.
시간 여행이라면 코니 윌리스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는... 역사학도인 나는... 옛 일들을 현재의 관점에서 이건 옳고 저건 그르니 이렇게 계도해주지 않으면... 하고 생각하는 게 싫다. 지난 시대로 가서 혁명을 일으키고 새 세상을 만드는 것도 싫다. 젠장. 둠즈데이북을 보라고! 역사는 그 자체로 숭고하다. 미래에서 왔다고 한들 작은 인간 하나가 세상을 쥐락펴락하려고 드는 것, 멋대로 고치려드는 건 오만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줄거리가 마음에 안 드니 글일 읽힐 리가 없지 완전. O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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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침대에서 내 다리를 주웠다 - 신경과의사 올리버 색스의 병상 일기
올리버 색스 지음, 한창호 옮김 / 소소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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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감상만. 유쾌하다. 그리고 신체영상이라는 것, 신경이라는 것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마신의 유희가 참고했다는 '화성의 인류학자'를 빌리려고 했더니 마침 대출중이라서 남아있는 것을 겨우 빌린 게 이거였다.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부상과 그 이후의 회복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유쾌하게,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소설 쓸 때 자료로 쓰기 좋은 듯. 나는 사실 크게 다쳐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거든. 뼈가 부러진 적도, 금간 적도, 심지어 약간 삔 적조차 없다. 뻣뻣한 몸이지만 근육과 힘줄, 뼈가 단단한 편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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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지구의 1 - 호무라의 장, NT Novel
아키야마 미즈히토 지음, 서범주 옮김, 시이나 유우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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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의 작가 아키야마 미즈히토의 처녀작입니다. 소문 듣고 읽어볼까 했던 책의 저자의 처녀작이라고 해서 다른 엔티노벨 젖혀두고(키노의 여행하고 슬레이어즈도 사실 읽었습니다만... ㅡ,ㅡ;) 펴든 거였어요.

토르크라는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인공 섬에서 고양이들은 살아가고 있습니다. 태양을 숭배하는 종교를 가지고 그 섬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인간들을 '천사'라고 부르면서 그렇게 살아갔어요. 토르크는 빙글빙글 지구주위를 돌면서 자기 자신도 가운데의 나선기둥을 중심으로 자전을 했고, 그 힘으로 중력을 유지했습니다. 곰팡이들이 자라서 산소를 만들고... 이런 저런 '천사'의 옛 유물을 이리저리 이용하면서 고양이들은 살아갑니다. 하나의 종교로 통제되는 사회였어요. 그래서 스카이워커라고 산채로 지구로 갈 수 있다고 말하고 그렇게 하려 하는 일종의 '이단'들은 즉시 소울세이버에게 처형당하곤 했지요. 36대째 스카이워커 잿빛 고양이 오보로는 그래서 처형당할 것을 예감하고는 자신의 로보트 크리스마스와 자신의 연구내용들을 숨겼어요. 그리고 그것을 37대째가 되려는 검은 새끼 고양이 카스카가 발견하죠.

한편 토르크에서 가장 강한 스파이럴 다이버를 도르곤이라고 하는데, 4년째 도르곤을 하던 고양이를 무명의 스파이럴 다이버가 무찔러버립니다. 아, 그게 바로 흰털의 호무라씨였어요. 호무라씨는 강하고, 또 강해지길 바라는 그런 사람이었죠. 도르곤은 그냥 최강의 스파이럴 다이버일 뿐인 존재가 아니었어요. 그는 토르크에서 명목상이지만 가장 권위있는 이였죠. 일반 고양이들에게 경외를 한몸에 받는 그런 이인 거에요. 호무라씨는 그런 존재가 됐지만 왠지 오히려 더 어색해져 버려서, 떠돌이 생활을 시작합니다. 그런 그에게 결투를 신청한 것이 바로 스카이워커인 카스카였어요.

작고 어린 고양이인 카스카와 '천사'형태의 어딘가 어설퍼보이는 크리스마스는 생각 외로 강해요. 호무라는 그만 져버리죠. 진다는 것은 곧 죽음이라고 죽어서 지구의로 영혼이 떨어질 거라고 그 명확한 세계가 차라리 좋다고 여겼던 호무라는 지고도 살아남은 것이 맘에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다시 보복전을 꿈꾸고 카스카가 사는 마을 어귀로 갑니다만 카스카는 이제는 결투를 하지 않아. 하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스카이워커임을 밝히죠.

뭐 그리고 이런 저런일들... 호무라와 카스카는 기묘하게 얽혀갑니다. 아마도 처음에는 카스카가 의도했던 대로 일이 진행되지요. 하지만...

저도 다음이 궁금해요. 2권 완결인데, 1권밖에 안나왔으니까요. 아마 2권은 8월에 등장할 거같아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동물인 고양이가 듬뿍 나오고요. 피튀기는 전투에 하나에 목숨거는 열정적인 캐릭터에 어딘가 멍하지만 곧기 때문에 사랑스러운 새끼 고양이에, 아무튼 멋지고 이상한 거 투성이라 맘에 들었어요.

토르크라는 그 작은 세계관이나 대립구도 같은 것들도 꽤 괜찮구요.

아 근데... 처음에 몇장 보고 정말로 전혀 상관없을지도 모르지만 미로님이 떠올랐어요. 음 고양이 님이 냐옹냐옹 하는 이야기를 많이 쓰셔서 그런지, 소설책이 미로님을 닮았어. 하고 생각했죠. 천사에 고양이에 ... 감각수염으로 전달하는 디지털 대화라느니... 폴짝 폴짝 뛰어다니는 스님 고양이... 기쁠 때 추는 고양이 춤... 아 너무 좋아요. 고양이님들의 이야기.

*2권 읽고...

작가가 미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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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1 - 마법사 하울의 비밀 하울의 움직이는 성 1
다이애나 윈 존스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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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솔직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새 애니메이션의 원작이라고 해서 펴들었는데, 너무너무너무 재밌는거 있죠. 뭐랄까 로맨스물이지만 닭살스럽지 않아서 좋았어요. 하울씨 10000일(대략 계산해보면 서른정도?)이나 살아놓고 너무 귀엽게 구는 걸요. 저주가 걸려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할머니로만 등장하는 여주인공도 정말이지! 둘다 괴팍하기 이를 때가 없어서 멋졌답니다.

보통 마법사의 성에 우연히 들어가게 되어 마법사와 사랑에 빠지는 여자아이라면 뭔가 좀더 전형적인 게 있는데, 저주받아 할머니의 모습으로 들어가서 몸도 마음도 할머니가 되어버린 우리 소피(여주인공)님께서는 터무니없이 괴팍한 짓거리를 해댑니다. 도대체 음침하게 모자나 해골에 말이나 걸고, 미친듯이 청소를 하는 바람에 실험이고 마법이고 다 방해하고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고, 그러고도 뻔뻔스럽게 고개를 치켜올리고 다닌다고요. 게다가 자기가 마법을 쓸 줄 안다는 사실도 몰라서 일을 더 크게 벌려놓죠.

아 그럼 우리의 남주인공 하울씨는 좀 어떨까요. 저렇게 말썽꾸러기 애인을 두고 있으니 로맨스의 법칙대로라면 겉으로 보기엔 괴팍하긴해도 어른스럽고 속이 깊은 그런 남자여야겠지만.... 사실은 겁많고 변덕스럽고 경솔하고 이기적이고 신경질적이에요. 또 허영심이 많아 여자가 자신에게 사랑에 빠질때까지는 열렬하게 쫓아다니면서 그 안풀리는 스트레스를 수제자 마이클과 소피에게 풀어놓고는 막상 사랑이 이뤄지면 냉랭하게 차버리곤 해요. 단지 허영심을 채우려는 것 뿐인 거에요. 게다가 얼마나 뺀질거리는지, 큰일을 맡기 싫어서 도망다니기 위해 움직이는 성을 만들었을 정도라니깐요.

그럼에도 이 둘은 어느샌가 모르게 서로 사랑하고 있어요. 아니 사랑한다는 말은 한마디도 안나왔고, 그런 분위기도 마지막까지 하나도 안풍겼는데 말이에요. 서로 신경질부리고 소피는 할머니인척하고, 하울씨는 끝까지 허영만 부리다가 어느날 문득 소피가 마녀에게 붙잡혀가니까 그제서야 본성을 드러내는 거에요. 매일 욕실에서 두시간씩 치장을 하던 남자가 헝크러진 머리를 하고 구하러 갈 정도였으니까요. 아 물론 그때도 여전히 소피는 할머니 모습이긴 해요. ㅡ,ㅡ;

또 재미난 것은 마치 해리포터처럼 웨일즈와 이어진 세계의 이야기라는 거에요. 사실 행방불명된 마법사 설리먼이나 우리의 주인공 하울씨는 웨일즈 인이에요. 움직이는 성의 문고리를 맞춰서 열면 웨일즈 하울씨의 누나네 집으로 연결되죠. 한심한 백수 아저씨라고 그쪽에선 소문나 있는 모양입니다. 뭐 그럴 수 밖에 없겠지만요. 아무일도 안하는 주제에 옷만 번지르르 하게 입고다니니까요.

엉망진창에 인간적으로는 사실 부족하기 짝이 없는 커플이에요. 모자나 만들면서 궁상만 떨던 주인공이나 이리저리 자신의 책임을 피해다니는데 정신없으면서 치장하는데 두시간씩 걸리는 대마법사나... 그렇지만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하는 모험이라서 더 정감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직시하고 무서워하면서도 어떻게 해서든 용기를 짜내어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서 역시 반짝반짝, 흥미진진합니다.

아 그리고 2권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 같지만, 잉거리 왕국 남쪽 술탄이 사는 나라에서 압둘라라는 양탄자장수가 사랑하는 공주를 마신에게 빼앗겨 그를 구출하러 길을 나서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죠? 그런데 마신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빼앗아 거기에 공주들을 납치하여 가두고 하울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어요. 게다가 소피는... 음. 이 이상은 스포일러입니다만 아무튼 마법의 양탄자와 알라딘의 요술램프이야기가 조금 이상한 방식으로 비틀어져 있습니다. 뭐 본 구조는 똑같아서 공주는 양탄자장수 압둘라에게 구출되어 서로 행복하게 살게 됩니다만, 조금 다른 듯도 해요. 마신은 다만 동생에게 꼼짝못하는 선한 마신으로 동생에게 이용당하는 걸 역으로 이용, 선한 마신의 역할따위 때려치우고 나쁜 짓좀 해보는 것 뿐이고, 소원을 들어주는 정령은 자신에게 소원을 비는 녀석들을 끔찍하게 싫어하고 귀찮아하며 겁도 많아요. 게다가 소원을 들어줄 때는 꼭 심술맞게 나쁜 일이 같이 터지게 만들죠. 압둘라도 그래요. 밤의 꽃이라는 이름을 가진 어여쁜 공주님은 궁안에서만 갖혀사는 바람에 처음엔 뭘 모르지만 사실은 사리분별 잘 하고 지혜롭기 그지없는 공주님이란 말이에요. 압둘라는 그거에 비하면 말빨 좋고 좀 소심쟁이에다가 의심도 많죠. 음 물론 공주님을 구하러 나선 그 용기는 대단하긴 합니다. 사랑의 힘이란 한도 끝도 없네요.

1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엉망진창 요지경에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애기는 울어대고 개는 물어뜯고 고양이는 할켜대고, 여자들은 분노의 시선을 보냅니다. 하울과 소피, 그리고 소피의 자매 레티와 그의 남편 설리먼까지 등장해서 제각기 소란을 부추기죠.

그 소란을 한바탕 지켜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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