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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ㅣ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75
강성호 지음 / 책세상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것도 와우북 때 산 것.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을 읽었으니까 이제 읽어야지! 생각하고 펼쳐들었는데... 이럴수가! 공산당선언보다 한 열배쯤 어려워! 아마도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의 역사(응?)를 전반적으로 훑고 있기 때문인 듯. 관련 저서 중에 읽은 게 몇개 없다보니 내용도 이해하기가 더 힘든 모양이다. 엄 이러고도 사학과라고 할 수 있나? 반성 좀 해야겠어.
그래도 전반적인 구조를 이해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으니 뒤에 읽어보라고 한 참고문헌들이나 닥치고 줄줄줄 읽어야겠다. 논문도 못쓰니 이런 '기본기'라도 좀 익혀야 낯 부끄러움은 좀 덜하지 않겠나.
전반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 역사학에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고 극단적으로 나아가다간 정말로 자유주의 짱~! 미국 만세 역사는 끝났어! 새로운교과서 만들기 모임인가 뭐신가 하는 일본 극우단체의 교과서조차도 왜그러삼 요즘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인기삼! 이래버리는-솔직히 그건 포스트모던 역사학에 대해 '오해'한 것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지만-아무튼 그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건 배제할 수 없다. 역사라는 건 결국, 아무리 과학적인 어쩌구 하더라도, 현실에 대한 척도로서 존재하는 건데-동양에서 과거의 일로 현실의 거울을 삼는다는 것처럼-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두가지가 같이 병행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역사의 구조, 진행 원리를 탐구하는 것을 포기하면 현대에 대한 역사의 '거울'로서의 역할이 불가능해지니까.
물론 마르크스주의 역사학 자체가 굴곡을 겪어왔듯이 역사의 구조, 진행 원리는 변화할 수 있고 계속해서 고쳐나갈 수 있지만, 그렇다고 탐구 자체가 헛짓거리는 아니라는 게 내 생각이라는 거지. 그렇지만 하나의 원리, 가설을 교조적으로 받들다간 소련 꼴이 날지도...(응?) 그러한 점에서 '절대진리'는 없다는 포스트모던적 자세를 배울 필요가 있겠지. 사실 회의하는 건, 예전 합리주의 시절부터 나온 것이지만..
하지만 난 신문화사나 미시사도 참 좋아한다는 거. 사실 역사에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은 다른 철학이나 이런 계열에 비해 좀 온건하다.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한다. 신문화사의 대표저작인 로버트 단턴의 고양이 대학살-사실 내가 신문화사에서 읽은 건 이것뿐이지.. 아마?-도 결국은 어느정도는 그 단편적인 연극 내용을 가지고 당대의 문화적인 특징을 읽어내려고 한 것이고, 그 문화적인 특징이 전후와 연관하여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암시하기를 포기하지는 않았으니까. 그러고보니 그런 점때문에 그 논문 어디서 까였던 것도 본 거 같기도 하고 아닌거 같기도 하고(대충대충인 건, 이건 레폿이 아니니까! 그저 감상문이니까!).
아무튼 에릭 홉스봄은 그러한 신문화사나 미시사, 일상생활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하지만 역사의 구조를 파악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보는 듯. '전체사'라는 걸 만들어 냈다는데.. 내가 읽었던 극단의 시대는... 엄... 기억이 안나. orz 어디 어떤 부분이 전체사이고 신문화사 같은 포스트모던 역사학의 장점을 따온 건지 모르겠어! ... 역시 집에 가서 다시 읽어보지 않음 안 되겠음.
아무튼 역사 연구 방법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해준 훈훈한 책이었다. 책세상문고의 좋은점은 깊이 있고 좋은 학술내용을 콤팩트하게 잘 담아낸다는 것이다. 도대체 문고중에 이렇게 퀄리티 높은 문고가 어딨냐고.. 이것들은 해외에 수출해도 돼. or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