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도 이렇게 컸으면 좋겠다.
호랑이를 무서워하지 않는 어른으로 말이다. 사랑으로 가득찬 어른으로 말이다.
"호랑이가 갑자기 어흥 하고 나타나면 어떡할래?"라고 물으시는 거다.아직 네 살 이면 호랑이의 존개가 꽤 무서울 법도 한데 너무 겁을 주시는 거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찰라, 아이는 고민 없이 해맑게 웃으며 대답했다."응~ 괜찮아! 호랑이 나타나면 내가 사랑해~하고 안아주면 돼!"그 대답을 듣는 순간, 나는 무장해제 될 수 밖에 없었다. 분명 호랑이가 "어흥!"하고 나타난다고 했는데, 무서운 이빨이나 공격적인 포효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랑으로 보듬어줄 생각을 먼저 하다니. - P95
음식을 남기지 않고 다 먹는 방법은 요리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다. 우리 엄마는 고등어 무조림을 만들기 위해 고구마 줄기부터 하나하나 다듬는다. 신문지를 깔고 쭈그려 앉아 줄기 끝에서부터 거친 부분을 벗겨낸다. 다슬깃국을 끓이기 위해서는 다슬기를 대야에 잔뜩 쌓아 놓고 이쑤시개로 일일이 돌려가며 깐다. 더 맛있는 반찬을 만들기 위해 간장과 액젓까지 직접 담는 수고를 묵묵히 해낸다.
나는 내 얼굴을 보지 못하지만 상대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걸 모르고 살았었다.
상대에게 보이는 비언어적인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