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그렇게 운명보다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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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은 왜 점집에 갔을까 - 29살 그녀, 청춘을 점집에 바치다!
이정은 지음 / 리브리언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뚜껑을 열어보니 점집의 주 고객층은 (중략)
과반수가 도둑고양이처럼 소리도 없이 슬그머니 왔다가느, 2~30대 여성들이고 그 중에서도 문턱 닳도록 드나드는 열혈 단골들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의 싱글들이란다.
이유는 다양했다
- 외로워서
- 앞으로가 불안해서
- 스쳐가는 남자는 많아도 머무르는 남자가 없어서
- 남자친구가 바람을 피워서
- 이 남자면 결혼을 해도 괜찮을지 확신이 없어서
- 상사가 사사건건 트집을 잡아서
- 직장에서 밀려날까봐
그것만으로는 왜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젊은 여자들이 점집에 유독 자주 얼굴을 비추는가, 그 이유를 설명하기엔 모자랐다. (중략) 결국은 그녀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보는 수 밖에 없었다. 점집 순례 동지이자, 예쁘고 반듯하기로 소문난 선배 K에게 물어보았다.
지금껏 별일 없이 잘 살아온 애들은 얼굴에서 이미 티가 나. 전형적인 미인이 아니라도 바른 태가 몸에 배였지. 아마 직장도 다들 번듯할 거야. 대하도 괜찮은 곳 나왔겠다, 어학연수도 다녀왔겠다, 그것도 모자라면 MBA에 AICPA까지 도전하지. 얼굴이랑 몸매가 안되면? 의학의 힘을 빌어서라도 악착같이 표준 이상은 만들어 놔. 그러니 예쁠 수밖에 없지.
어떤 의미로든 사회에서 정한 일정한 기준선에 맞춰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애들이란 말씀.
그러다가 허전한 마음이 드는 시점이, 빠르면 20대 후반이야. 앞으로 별일이 없는 한, 인생이 여기 언저리쯤에서 고만고만하게 흘러 가겠구나, 그 패턴이 들여다보이는 순간, 불안감을 느끼는 거지.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이러려고 죽을 둥 살 둥 지금까지 기를 써왔나? 뭐 다른 건 없나? 하면서 그렇게 기웃대다가 점집까지 오는 거지.
점집에 드나드는 건, 결국 지금보다는 더 나아지고 싶고 잘 살아보려는 노력의 연장인 것 같아. 다이어트를 하고 피부과를 다니듯 말이지. 이상한 눈으로 볼 건 없다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