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신호등 - 내 몸이 질병을 경고한다
닐 슐만 외 지음, 장성준 옮김 / 비타북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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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두툼한 의학관련 건강책이다. 기존 출간되어있는  건강서적들과 비교하자면 학술서적과의 퓨전..그런 느낌이랄까. 가정생활 중 일어나는 작은 증상들을 찾아보고 도움을 받을까 해서 봤는데 그런것보다는 오히려 미래 있을지도 모르는 진짜 위험한 신호를 미리 공부하고 대비하는 책이라 하겠다.

 

챕터는 꽤 상세하게 여러분야로 나뉘어져있다. 머리부터 피부, 등허리까지의 신체 곳곳과 성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과 징후들. 임신과 출산. 소아과로는 아이들의 신체부위별 질병들과 병원을 이용할때 의료과실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기존 건강서적들이 다루지 않는 분야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부록으로는 응급처치법, 자가검사법, 소아의 체온측정법도 있는데 꽤 재미있다.

 

다만 실생활적으로 빈번히 일어나는 작은 건강이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것 같다. 작은 증상이긴 하나 사실 큰 위험이 있는 경우를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마침 아침마다 배가 아프고 열이 났던 내 경우, 뒤져봤을때 도움을 받을 수는 없었다. 신체별 종류는 상세하게 다뤘지만 예시가 적은 편이다.

특히 아무래도 미국에서 펴낸 책이라서 그런지 의료과실을 피하는 경우를 다룬 부분은 한국현실에 적용하기가 어렵다. 특히 수술전 제모를 족집게라 해달라고 요구하라는 부분에서는..감염여부를 떠나서 족집게로 제모할때의 그 아픔이 오히려 수술보다 더 심하겠다라는 실소까지 나온다. 마취하고 하라는 거겠지만..한국에서 그런걸 요구하면 진상중의 진상으로 모셔질 가능성 농후하겠다.

 

다만 학술적인 용어들과 증상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이 기존 의학서적들에 비해 이해가 쉽게 서술되어있다.
또한 증상별로 찾기 편하게 되어있는 구성도 마음에 든다. 실제로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 편하게 찾아보기 쉽게되어 있다. 평소 건강에 대한 관심을 많이 기울이기 힘든 사람들에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항상 찾아보게 되는 사전처럼 보험 및 보관용으로 충분히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단순히 상식적인 책이라기 보다는 전문적인 내용도 많이 있는 만큼 실생활적인 건강서적이라 생각하고 보기보다는 의학적으로 관심있는 사람들이 가볍게 공부한다고 보면 재미도 있으면서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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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한번인.생
조대연 지음, 소복이 그림 / 녹색문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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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6학년때인가 담임이 집안의 가훈을 써오라는 숙제를 내줬다.

솔직히 가훈이 있는집이 많지는 않지 않는가. 우리집도 부모님의 잠깐의 고민후  아주 일반적인 단어들이 나왔다.  "정직, 성실" 어린 내 맘에도 어찌나 밋밋하던지...

 다음날 다른 아이들의 가훈을 보니 대개가 멋들어진 한자성어..게다가 눈물나게 걸출한  어구들이 왜 이리 많은지! 약간은 기가 죽어있는데 그중 한아이의 가훈이 눈에 띄었다.

   "보통사람이 되자"

아니 왠 보통사람? 우린 다 보통사람이 아니기 위해서 이렇게 공부를 하는거 아닌가? 어리둥절함속에 그 아이의 부모님이 작은 청과물상회를 하고 있고 그래서 큰 야망이 없나보다..라는 생각으로 넘어가긴 했지만 그 기억이 계속 잊혀지지 않은건 왜였을까. 눈에  띄지는 않지만 늘 성실하고 편안해보였던 그 친구는 이상하게 아직까지도 그날의 일 때문인지 그다지 친하지 않았음에도 이름이  기억에 남는다.그리고 나이들면서 그 애의 아버님이 어떤 분이셨는지 느끼게 됐다.   경제개발과 물질만능이 춤을  추기 시작하던 80년대  보기 드물게  주관을 가진 분이셨구나 하고... 그리고 그런 부모밑에서 그 아이가 얼마나 건강하게 자랐을지... 지금은 분명  행복한 어른으로 잘 지낼 거라고 믿는다.

 

보통사람이 아니기 위해 1등을 해야하고 돈을 더 벌어야하고 권력을 쥐어야하고...그렇게 헉헉대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결국 대다수가 아주 소수..1%를 위한 들러리로 전락해  살게 되는 현실이다. 그래도 점차 이렇게 평범한 인생,자기만의 인생을 소중하게 여기는 목소리들이 나오는것 같다.

각종 성공서적이 범람하는 이때 그래도 평범한 당신의 인생이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있는 것인가 얘기하고자 하는 책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책은 삽화와 더불어 지적이면서도 해학적인 문체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우리가 일생동안 얼마나 먹는지 얼마나 쓰는지 사실은 그 양이  많지 않다는것을 숫자로 조목조목 나열하면서 그래도 많이 가져야겠냐고 은근슬쩍 이성을 자극한다. 어렵고 추상적인 글이 아닌 동화책처럼 편안한 글로로 쉽게 읽혀지지만 나름 깊이가 있다. 소박하고 편안한 소복이씨의 그림들은  작가의 글을  잘 살려주고 있는 이책의 또다른 주인공이다.  하지만 개인의 마음가짐에 포커스를 주로 맞춰서 다수를 소수의 들러리로 살도록 만드는 현실의 사회분위기는 가볍게 다루는게 조금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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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의 살림집 - 근대 이후 서민들의 살림집 이야기
노익상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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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무한도전..이 프로그램을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 예전 여드름 브레이크란 소제목속에 남산 시민 아파트를 배경으로 쫒고 쫒기는 스토리를 펼친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웃으면서 봤지만 나중 인터넷 기사로 보니 그곳에 사연이 있었다. 재개발되느라 주민들은 거의 쫒겨나듯 이사해야하고 보상비는 겨우 300만원이라고. 가난한 시민들과 매정한 시장논리로 좌지우지되는 정책에 씁쓸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책을 보고 또 우연히 그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시민 아파트가 왜 생겼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삶을 영위해갔는지를 알게 되면서

다시 보게된 그곳의 풍경.웃으며 뛰어다니는 출연진들의 배경으로 스쳐지나가는 낡은 문들과 옹색한 구조, 길고 어두운 복도...단지 허물어질 재개발 아파트로만 보이던 그곳에서 살던이들의 눈물과 한숨, 그리고 땀내를 느끼게 된 신기함.

 

이 책, "가난한 이의 살림집"으로 얻게 된 소중한 깊이다.

 

 작가 노익상님에게 경의를 표한다. 가난한 이들. 이땅의 소외받은 이들의 살림살이, 그들의 삶의 정착과 부유를 알아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깊은 산, 높은 언덕, 추운 눈 사이를 말그대로 맨몸으로 부딪히며 취재했다. 따뜻한 인간애와 함께 언어적 감수성까지 풍부한 그의 글과 사진이 참으로 귀하다.

외주물집.차부집. 막살이집, 외딴집 등 스쳐지나가거나 TV로만 봤던 옛날 집들..그 집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사람들의 눈물과 온기가 어렸었는지 기원과 흐름을 차근차근 짚어 얘기해준다.

그렇게밖에 살수 없었던 그들과 그들을 차갑게 내치고 외면한 주류세력.

집을 얘기하는데 오히려 역사와 시대가 가슴절절하게 읽힌다.

나도 어릴적 살았던 문화주택, 그 골목들이 왜 그렇게 좁고 막다른곳이 많았는지, 단지 연탄을 쌓아두기 위한 줄 알았던 지하광이 사실은 방공호라는것...빨간 벽돌의 상징등...

모르고 지났고 당연히 그런 줄 알았던 것들이 숨겨진 의미를 밝히며 마음을 아프게 한다.

 

차를 타고 지나가며 보던 이쁜 시골 주택들..일명 미관주택들..이젠 예전처럼 무심히 즐기진 못하겠다.

열심히 살아도 가난이 세습되는 시스템...사회문제를 무게있는 목소리로 짚어내는 책이다.

손에서 놓지 못하고 계속 읽게 되는 재미속에 묵적지근한 울림도  느낄수 있는 .

장인정신으로 만든 보기드문 귀한 책이다.

재테크가 아닌 따뜻한 보금자리로 집을 생각하는 사람들,

또한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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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엔젤 - 나는 머리냄새나는 아이예요
조문채 글, 이혜수 글.그림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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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아이는 훌륭한 엄마가 만든다..그 말은 진리이기도 하지만 엄마들에게 많은 부담을 안겨주기도 한다. 아이가 잘되든 못되든 그건 엄마탓이니 엄마가 다 잘 알아서 할지어다~라는 뜻이니까.

그래서 아이의 인생을 최고로 ! 성공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속에 지금도 수많은 엄마들이 말도 못하는 아기앞에 영어CD를 틀어놓고 놀고싶어하는 아이를 쉼없이 학원으로 데려다주며 밤에도 역시 잠못자고 공부공부공부! 남편을 쪼아 결국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찾아 기러기부부가 되기도 한다.

 

엄마가 아이를 제대로 훌륭하게 만든다는게 과연 그런것만 말하는 걸까.

이책 !00% 엔젤을 보면 아..제대로 된 엄마라는게 어떤 모습인지 좋은 부모와 가정이란 어떤 모습이어야하는지 헤아려진다. 친구같이 스스럼없고 때론 엉뚱한 엄마. 아이의 교육을 위해 대치동이 아닌 동숭동으로 이사가는 엄마,아이의 머리냄새를 화두로 평등한 인간애를 가르치는 엄마...그런 엄마가 좋은 엄마 훌륭한 엄마다.

 

2010년 볼로냐 국제도서전 일러스트 당선작이라는  색깔 화려한 겉표지...얼마나 이쁜 그림이 실려있으려나 하고 펼쳐봤던 책..음...첨에는 좀 당황스러웠다.

이쁜것 같지는 않고 약간은 기괴한 그림들...생소한 기법과 표현.....아니. 상받은 책 맞나...상을 받았으니 그만한 이유가 있나..하고 펼쳐보기 시작했는데 볼수록 그림이 재미있고 정다워진다.

중학교 2학년때까지 엄마와의 교환일기장으로 씌여졌던 내용....지금은 성인이 되었지만 원래부터 맑고 엉뚱하면서 밝은 딸의 내면과 편견없고 자비로운 그리고 자유로운 엄마와의 대화는 다정하고 때로는 감동스럽다. 가끔 언급되는 주변사람들에 대한 묘사는 내 주변인들을 떠올리게 할만큼 친근하고 재미있다. 좋은 책이다...작가인 마빡소녀 조문채씨의 꿈이 이뤄지기를..아니. 읽은 내게 많은 걸 느끼게 해줬으니 이미 이뤄지는 중일거다.

 

ps. 고양이건은 좀 안타깝다. 마빡소녀님이 잘못하신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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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눈물
김정현 지음 / 문이당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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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머니의 시대라고 한다. 소설부터 시작해 연극, 영화, 광고등등

엄마의 헌신적인 사랑부터 시작해 현대 젊은 엄마들의 슈퍼맘이란 다재다증한 능력까지

그렇게 어머니의 사랑을 집중조명하는 대세에 작가 김정현 씨가 아버지의 눈물을 들고 나왔다.

 

제목부터 너무 하고자 하는 얘기를 확 드러낸다. 아버지의 눈물이라니...

힘든 세상사 위에서 쪼이고 아래에선 받히고 가정에선 소외된 쓸쓸한 아버지의 모습과 내면의  깊은 사랑을 얘기하겠다는 느낌이 확~드는 제목...

안봐도 이미 읽은 느낌..그래도 김정현이란 작가의 힘을 한번더 믿어보자 하고 집어든 책...

역시..작가의 경륜이란 어디 가는게 아니다.

이미 다 아는 얘기, 신파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그는 익숙한 맛인 진한 국물속에 새로운 조미료로 감각을  더해 내놓았다. 젊은 시절 뚜렷한 소신 없이 이래저래 부유하다가 작은 정치연구소에 붙박히게 된 답답한 중년의 주인공 흥기와 그 가족을 둘러싼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아버지처럼 무기력하고 비겁해서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 늘 그것을 두려워하고 미안해하는 힘없는 아버지이자 가장. 첫째아들은 그를 닮아 역시 무기력한 모습속에 방황을 하고 그에 반해 둘째 아들은 피해의식을 가진 고시준비생이다. 무기력한 남편의 아내들은 결국 이 책의 아내 영주처럼 그악스러워지는 모습이 어느 가정이나 그렇게 될수 밖에 없는 부부시스템인가 보다. 인물설정등에서 많은 공감이 된다. 하지만 너무나 익숙해 통속적일 수 있는 이 설정은 첫째아들의 여행과 주인공 흥기를 둘러싼 산업스파이 음모 등을 이야기하면서 점차 흥미로워진다.

 

첫째아들과 그의 동기인 수경을 따라 가는 자동차여행에서는 역시 많은 방황을 했던 내 젊은 시절이..그리고 등떠밀려 살아오다 어영부영 힘없는 중년으로 밀쳐지지 않기 위해 애를 쓰는, 하지만 자식을 이해하고 스스로를 잃지 않기 위해 애를 쓰는 주인공 흥기의 모습에는 지금의 내 모습이 반영된다. 결국 남는것은 가족이고 가족에게 떳떳하기 위한 행위에 어느 가치를 비교하겠는가라는 결론은 조금 이상적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 가치를추구해야하는게 제대로 사는 것 아닐까.

 

별 기대없이 손에 잡았다가 술술 한나절만에 다 읽을만큼 재미있고 유익하다..작가의 이름이 괜히 유명한게 아니다 싶다. 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목은 좀....;;;

돈과 대학진학 등에 쫒겨 휘청거리는 이 시대 가족들이 읽을만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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