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의 살림집 - 근대 이후 서민들의 살림집 이야기
노익상 / 청어람미디어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무한도전..이 프로그램을 무척 좋아한다. 그런데 예전 여드름 브레이크란 소제목속에 남산 시민 아파트를 배경으로 쫒고 쫒기는 스토리를 펼친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냥 웃으면서 봤지만 나중 인터넷 기사로 보니 그곳에 사연이 있었다. 재개발되느라 주민들은 거의 쫒겨나듯 이사해야하고 보상비는 겨우 300만원이라고. 가난한 시민들과 매정한 시장논리로 좌지우지되는 정책에 씁쓸해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책을 보고 또 우연히 그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시민 아파트가 왜 생겼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삶을 영위해갔는지를 알게 되면서

다시 보게된 그곳의 풍경.웃으며 뛰어다니는 출연진들의 배경으로 스쳐지나가는 낡은 문들과 옹색한 구조, 길고 어두운 복도...단지 허물어질 재개발 아파트로만 보이던 그곳에서 살던이들의 눈물과 한숨, 그리고 땀내를 느끼게 된 신기함.

 

이 책, "가난한 이의 살림집"으로 얻게 된 소중한 깊이다.

 

 작가 노익상님에게 경의를 표한다. 가난한 이들. 이땅의 소외받은 이들의 살림살이, 그들의 삶의 정착과 부유를 알아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깊은 산, 높은 언덕, 추운 눈 사이를 말그대로 맨몸으로 부딪히며 취재했다. 따뜻한 인간애와 함께 언어적 감수성까지 풍부한 그의 글과 사진이 참으로 귀하다.

외주물집.차부집. 막살이집, 외딴집 등 스쳐지나가거나 TV로만 봤던 옛날 집들..그 집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사람들의 눈물과 온기가 어렸었는지 기원과 흐름을 차근차근 짚어 얘기해준다.

그렇게밖에 살수 없었던 그들과 그들을 차갑게 내치고 외면한 주류세력.

집을 얘기하는데 오히려 역사와 시대가 가슴절절하게 읽힌다.

나도 어릴적 살았던 문화주택, 그 골목들이 왜 그렇게 좁고 막다른곳이 많았는지, 단지 연탄을 쌓아두기 위한 줄 알았던 지하광이 사실은 방공호라는것...빨간 벽돌의 상징등...

모르고 지났고 당연히 그런 줄 알았던 것들이 숨겨진 의미를 밝히며 마음을 아프게 한다.

 

차를 타고 지나가며 보던 이쁜 시골 주택들..일명 미관주택들..이젠 예전처럼 무심히 즐기진 못하겠다.

열심히 살아도 가난이 세습되는 시스템...사회문제를 무게있는 목소리로 짚어내는 책이다.

손에서 놓지 못하고 계속 읽게 되는 재미속에 묵적지근한 울림도  느낄수 있는 .

장인정신으로 만든 보기드문 귀한 책이다.

재테크가 아닌 따뜻한 보금자리로 집을 생각하는 사람들,

또한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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