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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는 오른쪽 벽에 난 닫힌 문 쪽으로 다가갔다. 앞으로 당겨 문을 열자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였다. 자신이 방 안에서 한참을 기다리던 사이 다들 어디로 갔는지, 리나는 다만 그것이 궁금했다. 리나는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한 층의 계단을 다 오르자 굳게 닫힌 문이 나왔다. 조심스럽게 그 문을 여니 또 다른 복도와 더 많은 문들이 닫힌 채 늘어서 있었다. 리나는 그 문을 도로 닫고, 계속해서 위로 올라갔다. 나무 계단에 부딪치는 둔탁한 발자국 소리가 크게 울렸다. 리나는 누군가 이 소리를 듣고 달려와 자신에게 호통을 치지나 않을까 더럭 겁이 났다. 리나가 들어와서는 안 되는 곳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아무도 뒤쫓아 오지 않았으므로 닫힌 문을 하나 더 지나쳐 계속 위로 올라갔다.

공회당은 엠버 시에서 하나밖에 없는 3층 건물이었다. 리나는 꼭 한 번쯤은 공회당의 지붕 위에 서서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고 싶었다. 그곳에서라면 엠버 시 너머 저편, 미지의 지대를 언뜻 내다볼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리나의 그림 속, 환히 빛나는 도시가 만약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 도시는 저 건너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계단 꼭대기에 이르자 ‘지붕’이라는 표지가 붙은 문이 나왔다. 그 문을 있는 힘껏 밀어젖히자 차가운 공기가 리나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리나가 있는 곳은 건물 밖이었다. 리나 앞으로 평평한 자갈 바닥이 깔려 있었고, 리나가 열 발짝 정도 앞으로 나아가자 시계탑의 높다란 벽이 눈에 들어왔다.

리나는 곧장 지붕 끝으로 갔다. 그곳에 서자 엠버 시 전체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바로 발아래는 하큰 광장이었고, 사람들이 이리저리 바삐 오고가고 있었다. 이렇게 위에서 내려다보니 움직이는 사람들이 길쭉하다기보다 동그랗게 보였다. 하큰 광장 너머로는 불 밝힌 건물의 창들이 줄을 맞추고 서로 교차하며, 사방으로 노랗고 검은 빛의 격자무늬를 아롱아롱 만들어 냈다. 리나는 미지의 지대를 지나 좀 더 멀리 내다보려 해 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엠버 시의 가장자리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빛이 아른아른거렸다. 그 건너편에는 암흑 말고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때 광장 아래에서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좀 봐!” 작지만 귀청을 찢을 듯한 소리였다. “지붕 위에 누군가 있어!” 리나는 몇 사람이 가던 길을 멈추고 위를 올려보는 게 보였다. “저게 누구야? 저 높은 곳에서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누군가가 크게 소리쳤다.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몰려들더니 공회당 계단 앞에 한 떼의 사람들이 모여 섰다. ‘다들 나를 보고 있어!’ 하는 생각에 리나는 웃음이 절로 나왔다. 리나는 신이 나서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었고, 흥에 겨워 클로빙 광장 무용 행사 때 배운 종종걸음 곤충발 춤까지 췄다. 그러자 사람들이 웃음보를 터뜨렸고, 차츰 더 크게 함성을 질렀다.

그때 리나의 등 뒤에서 문이 거세게 열리고, 검은 수염이 텁수룩하고 몸집이 우람한 경비병이 느닷없이 들이닥쳤다. “멈춰!” 하고 호통 치며 경비병이 으름장을 놓았지만, 사실 리나는 전혀 달아나지 않았다. 그는 리나의 팔을 움켜쥐었다. “너 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저는 그냥 호기심에…….” 리나는 최대한 순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단지 지붕 위에서 도시를 내려다보고 싶었을 뿐이에요.” 리나는 경비병의 명찰 배지를 읽었다. ‘렛지 스탭마크, 경비대 대장’이라고 씌어 있었다.

“호기심은 말썽을 낳는 법이지.” 렛지가 말했다. 그는 발밑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내려다보았다. “넌 소동을 일으켰어.” 그는 리나를 문 안으로 끌고 들어갔고, 계단을 세 층이나 내려가는 내내 등을 떠밀며 서두르라고 재촉했다. 그들이 대기실에 도착하자 바튼 스노드가 좌우로 턱을 씰룩대며 안절부절 못한 채 서 있었다. 그의 옆에는 시장이 있었다.

“말썽을 피운 아이입니다, 콜 시장님.” 경비대 대장이 말했다.

시장은 리나를 노려보았다. “네 얼굴이 기억나는구나. 직업을 배정하는 날이었지. 부끄러운 줄 알아라! 새로 받은 일을 하면서 스스로 명예를 더럽히다니.”

“말썽을 일으키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어요.” 리나가 해명했다. “메시지를 전해 드리려고 시장님을 찾던 중이었어요.”

“이 아이를 하루나 이틀 정도 감옥에 집어넣을까요?” 경비대 대장이 물었다.

시장은 얼굴을 찌푸리고 잠깐 동안 곰곰이 생각했다. “메시지의 내용이 뭐지?” 시장이 물었다. 리나가 그의 귀에 대고 속삭일 수 있도록 허리를 낮추었다. 시장에게서는 오래 조린 순무 냄새가 살짝 났다.

“여덟 시에 배달.” 리나가 시장의 귓가에 속삭였다. “루퍼로부터.”

시장은 희미하게 굳은 미소를 짓더니 경비대 대장 쪽으로 몸을 돌렸다. “기껏해야 철부지 어린애가 벌인 어릿광대짓이 아닌가?” 시장이 말했다. “이번만 봐주마. 하지만 지금부터는 바르게 행동하도록!” 시장은 리나에게 경고했다.

“네. 시장님.” 리나가 대답했다.

“그리고 자네.” 경비병 보조를 향해 돌아선 시장은 통통한 손가락을 그에게 흔들며 말했다. “앞으로 방문객을 받을 땐…… 각별히…… 조심하게.”

바튼 스노드는 눈을 끔벅끔벅거리고는 머리를 깊이 끄덕였다.

리나는 현관문 쪽으로 달렸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여전히 현관문 밖 계단 주변에 서 있었다.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리나가 밖으로 나오자 환호성을 지르며 반겨 주었지만, 어떤 사람들은 얼굴을 찡그리며 “골칫덩어리,” “어리석은 계집애,” “자랑꾼”과 같은 험한 말들을 중얼거렸다. 리나는 갑자기 창피스러워 귀밑이 붉게 달아올랐다. 으스댈 생각 따위는 전혀 없었다. 리나는 서둘러 그곳을 지나 오터윌 가로 나와 달리기 시작했다.
 

[연재 9 - 엠버 시 전서] CITY OF EMBER 시티 오브 엠버

[연재 8 - 메신저 2] CITY OF EMBER 시티 오브 엠버 

[연재 7 - 메신저] CITY OF EMBER 시티 오브 엠버

[연재 6 - 리나의 집] CITY OF EMBER 시티 오브 엠버

[연재 5 ] CITY OF EMBER 시티 오브 엠버- 2장 시장에게 전하는 메시지

[연재 4 ] CITY OF EMBER 시티 오브 엠버 - 직업 배정의 날3

[연재 3 ] CITY OF EMBER 시티 오브 엠버 - 직업 배정의 날 2

[연재 2 ] CITY OF EMBER 시티 오브 엠버 - 직업 배정의 날 1

[연재 1 - episod1] CITY OF EMBER 시티 오브 엠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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