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시장은 숨을 짧게 쉬며 눈을 사납게 깜박거렸다. “수치스러운 행동입니다!” 시장은 둔을 사납게 노려보며 이같이 말했다. “어린애처럼 성질을 부리다니! 학생들 모두는 엠버 시를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해야 합니다. 엠버 시는 번영할 것입니다. 모든…… 시민들이…… 최선을…… 다할 때 말입니다.” 시장은 이렇게 말하며 단호하게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그러더니 천천히 한 사람 한 사람을 노려보았다.

이때 느닷없이 둔이 거리낌 없이 말했다. “그렇지만 엠버는 번영하고 있지 않잖아요.” 둔이 소리쳤다. “모든 것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요!”

 “조용!” 시장이 버럭 고함을 질렀다.

 “정전 말이에요!” 둔은 굽히지 않고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둔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점차 전깃불이 안 들어오고 있어요! 거기에다 물자 부족은 또 어떻죠. 물건들이 죄다 부족하다고요! 만약 이러한 문제에 대해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말 거예요!”

 둔의 말을 듣고 있던 리나의 가슴은 두방망이질 쳤다. 도대체 둔은 뭐가 잘못된 걸까? 왜 이렇게 불같이 성을 내는 거지? 둔은 모든 일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여. 늘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쏜 선생님이 한걸음에 다가와 둔의 어깨를 잡았다. “이제 그만 앉아라.” 선생님이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둔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서 있었다.

시장이 둔을 쏘아보았다. 그렇게 얼마 동안 잠자코 있었다. 그러더니 가지런한 회색 이를 드러내고 씩 웃으며 물었다. “쏜 선생님, 이 젊은이는 누굽니까?”

 “둔 해로우입니다.” 둔이 대답했다.

 “기억해 두겠어요.” 시장이 말했다. 오래도록 둔을 노려보던 시장은 이윽고 다시 학생들을 돌아보며 다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여러분 모두 축하합니다.” 시장이 말했다. “엠버의 새로운 일꾼이 된 걸 환영합니다. 쏜 선생님, 학생 여러분. 고맙습니다.”

시장은 쏜 선생님과 악수를 하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학생들 또한 외투와 모자들을 챙겨 들고 하나 둘 교실을 나가기 시작했다.

 누군가 리나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리나가 화들짝 놀라 몸을 돌렸다. 등 뒤에는 둔이 서 있었다. 둔의 갸름한 얼굴이 오늘따라 유난히도 핼쑥해 보였다. “너, 나랑 거래하지 않을래?” 둔이 불쑥 물었다.

 “거래?”

 “직업을 바꾸잔 말이야. 메신저 같은 일이나 하면서 내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거든. 난 엠버 시를 구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 쓸데없는 뜬소문이나 전달하며 돌아다니고 싶지 않아.”

리나는 멍하니 둔을 바라보았다. “지금 차라리 배관 수리하는 일을 하겠다는 거야?”

 “사실 내가 진짜 되고 싶은 건 전기 기술자 보조였어.” 둔이 말했다. “하지만 쳇이 바꿀 리 없잖아. 그 다음이 배관수리공이었어.”

 “하지만 왜?”

 “그야 지하 배관터널 안에 발전기가 있으니까.” 둔이 대꾸했다.

물론 리나도 발전기가 무엇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발전기는 알 수 없는 신비한 방법으로 강물의 흐름을 엠버 시가 사용하는 동력으로 바꾸어 냈다. 플러머 광장에 서 있을 때면 밑에서 요란하게 우르르 울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발전기를 봐야 해. 나에게…… 내게 발전기에 대한 계획이 있거든.”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으며 둔이 말했다. “어때, 바꿀래?”

 “당연하지!” 리나는 환호성을 질렀다. “메신저야말로 내가 가장 원하던 직업이라고!” 그리고 리나는 메신저가 결코 쓸모없는 직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게 연락하고 싶을 때마다 기꺼이 도시의 절반을 걸어갈 거라고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메신저는 엠버 시민들 하나하나를 연결해 주는 직업이었다. 어쨌든 이 일이 중요하든 보잘것없든 메신저는 리나에게 딱 걸맞은 일자리였다. 리나는 달리기를 매우 좋아했다. 끝도 없이 달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리나는 도시의 구석지고 후미진 곳을 탐험하는 걸 좋아했는데, 그것이 바로 정확히 메신저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좋아, 그럼.” 둔은 이렇게 말하며 리나에게 꼬깃꼬깃 구겨진 종이를 건넸다. 아까 발길질했던 것을 도로 주워온 것이 틀림없었다. 리나도 호주머니에서 종잇조각을 꺼내 둔에게 건넸다.

 “고마워.” 둔이 말했다.

 “천만에.” 리나가 대답했다. 리나는 기뻐서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처럼 행복할 때면 리나는 언제나 달리고 싶었다. 둔과 헤어져 한꺼번에 세 걸음씩 걷다가 이내 속도를 높여 집을 향해 브로드 가를 달려갔다.


<지난 시리즈 보기>


[연재 3 ] CITY OF EMBER 시티 오브 엠버

[연재 2 - 직업 배정의 날] CITY OF EMBER 시티 오브 엠버

[연재 1 - episod1] CITY OF EMBER 시티 오브 엠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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