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지음, 이무열 옮김 / 김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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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인들의 필독서라고 한다. 제목만으로도 이미 반은 읽은 셈.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저

 

 제목 그대로 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한 방법을 말한다. 도대체 왜 이들은 위대한 기업이 되었을까? 에 대한 저자의 집요한 추적과 근거가 이 책의 모든 내용이다. 아주 감명 깊게 읽었다. 소장 가치는 200% 이상이다. 우리가 간단히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실천 방안을 짐 콜린스는 아주 쉽게 빗대어 말해 준다.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는 나중 문제다. 가장 중요한 일은, 버스 안에 '누가와 탔는가.'이다." 

 

 팀으로 움직이거나 누군가와 협력을 시작하고 그것을 끝마쳤을 때 우리는 이 문구가 얼마나 현명한 진리인지 알 수 있다. 어디로 가는가는 누구와 가는 가를 결정하고 난 다음이다. 그만큼 함께 하는 사람이 뜻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아주 작은 경험으로 학교에서 학생들 간의 모임을 했었다. 학교 모임 치고는 꽤 컸던 지라 우리는 구성원을 뽑고 어떻게 운영할까에 대해 또래들보다 제법 어른스럽게 고민했었다. 그 때 여러 가지 의견 충돌이 있었지만 우리는 이 책에서 본 내용을 그대로 실천하기로 했다. 무슨 일을 하기 전에 아주 신중하게 지나칠 정도로 사람을 뽑는 데 공을 들였다.

 관심 없겠지만, 아무튼 결과는 대 성공. 하는 일마다 자잘한 문제 빼고는 다 잘 되더라.

 

 자기 계발서 중에 실제로 살면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시간 약속'을 지키는 것. 실천 가능한가? 이 하나의 약속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힘든 실천 방안이다. 시간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지만 실제로 엄격하게 따져서 시간을 지키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상상을 초월하는 자기관리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지켜야 함을 알면서도 시간은 여전히 지나가 버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 (어느 장소에 누구와 몇 시에 만나는 가, 레포트를 언제까지 전송하는 가 따위는 시간 약속의 가장 쉬운 부분에 들어간다. 어찌 보면 세월의 약속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지도.)

 

 우리가 무슨 일을 스스로 시작하는 경우 누구와 함께 할지 정하는 것은 누구나 실천 할 수 있다. 스스로 하는 일이라기보다는 상대방의 판단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선택은 상대방이 내려 준다. 그리고 함께 하자고 결정하는 순간 함께 할 일들은 자연히 따라온다. 얼마나 편리한 실천 방안일까. 디테일한 방안은 시작하고 볼 일이다. 시작을 위해서, 누군가와 함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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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보급판)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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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브 잡스. 항상 우리 손바닥 안에 있는 잡스의 발명품이자 장난감(?)에 우리는 매달 충성스럽게 요금을 바치며 불평하면서도 여전히 그가 위대한 발명품을 만들어준 것에는 찬양을 아끼지 않는다.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저

 

 언제나 누군가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들이 그렇듯 '편견 없이 썼다. 그의 단점까지도.'를 주장한다. 그러나 한 사람이 쓴 글인 이상 편견이 없을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위인전조차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예를 들면 위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이렇게 '예쁜 마음씨'만 갖고 살았을까? 라는 것에 의문을 달아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뭐 사실이기도 할 테지만, 애초에 스티브 잡스는 '해적 정신'을 숭상하며 괴팍스러움으로 가득한 사람이라고 못을 박는다. 심지어 일종의 정식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고 덤덤하게 말한다. 그리고 이 괴팍한 남자의 일상을 따라가면서 그의 화끈한 매력에 조금씩 물들어 간다. 

 

 너무나 유명한 사실들이지만 20대에 창고에서 애플을 창립했고,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 세운 픽사에서 만들어 낸 작품이 바로 토이스토리. 곧 연봉 1달러를 받으며 애플로 복귀, 위기에 빠진 애플에서 만들어 낸 작품이 바로 아이폰. 될 놈은 어딜 가든 된다는 말을 철저하게 확인시켜준 장본인. 세계 시장을 놀이터 다루듯 내놓았다 하면 세계인을 사로잡는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

 

 도대체 그의 '미친 성공'의 원천은 어디서 왔을까?

 

 많은 독자들이 이런 궁금증과 기대감으로 이 두꺼운 책을 집어 든다. 하지만 그런 기대감을 갖고 있다면 실망할 확률이 높다. 언론을 통해 너무나 많이 노출된 잡스의 특별함은 이 두꺼운 책에서도, 그저 상세하고 자세할 뿐 그다지 신선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직접 쓴 글이 아니기 때문이거나, 또는 자신의 단점도 마음껏 쓰라는 특별 주문(?)을 받은 저자의 자유로운 표현 때문인지 잡스의 '나쁜 남자 매력'을 실컫 구경할 기회는 충분히 주어진다. 아무튼 그의 성공의 원인을 저자는 다음으로 요약한다.

 

 1.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에서 생각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2. 또는 그의 괴팍한 완벽주의 기질 덕분이다. 

 

 1번에서 놀라운 상상력과 제품에 대한 독창성을 만들었고,

 2번에서 이를 실현하는 미친 추진력을 가졌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내용은 사실 이 책 이전에도 몇 번 소개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인터뷰와 자료들이 뒷받침해서 일까, 하나하나의 에피소드가 재미있고 실감 넘친다.

 

 많은 사람들이 스티브 잡스의 의미를 확인한다. 한 인물에 대해 이렇게 많은 집중을 받은 현대인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의 행보는 세계인의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나도 스티브 잡스를 본받아 대학 중퇴를 심각하게 고려해 본 적이 있다. 이렇게 낮은 점수 받을 바에야... 하는 포기 심리도 있긴 했지만.

 

 잡스도 해적 정신에 매료된 사람 중에 하나였다. 그가 선장으로서 가진 놀라운 능력 중 하나는 일주일 간 상상을 초월하는 업무량을 팀원들에게 시키고도 팀원들이 '불만을 갖기 않게 하는 능력' 이었다고 한다. 그 업무량을 소화한다는 것 자체가 불만을 갖지 않게 하는 능력이라고 볼 만큼, 엄청나게.

 

 조금 다른 면에서 그의 일대기를 되짚어 보자.

 

 잡스를 보면서 제품을 만든다는 '제조업'의 매력을 다시 새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정장 입고 일하는 모습을 갈망한다. 실상 중요한 일들은 컴퓨터 밖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고 한다.) 커피를 한 잔 책상 위에 올려놓고 여유 있게 마우스를 클릭하는 모습을 '멋지게 돈 버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앉아서 키보드랑 마우스만 갖고 장난질(?)하는 멍청이들이 너무 많아졌다. 계속 그래봤자 우리는 이용객이자 소비자에 불과할 뿐이다.

 

 모두들 뛰어난 제품을 보면 감탄하면서도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 연관되기는 꺼려한다. 작업복을 입은 엔지니어보다는 하얀 가운 입은 의사와 정장 입은 경영자를 우대하는 것, 이런 분위기가 이런 위대한 인물의 탄생을 철저하게 막는 건 아닐지. 하긴 누구나 하는 말이라 또 하면 지겹겠다.

 

 책을 덮으며 내 나름 뽑아낸 교훈을 곱씹는다.

 오늘도 해적 정신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 하루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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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큼 미쳐봐
임요환 지음 / 북로드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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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한. and 홍진호. 그의 이름을 모르는 남자 놈들이 있을까. 테란의 황제. 테란이 뭐냐고? 당신은 이 글을 읽을 자격도 없다. (물론 읽을 사람도 별로 없겠지만.) 유학생인가?

 

<나만큼 미쳐봐> 임요한 저.

 

그가 전부 쓴 글일 가능성은 없다. 스타크래프트 하느라 바쁜 우리의 황제가 마우스에서 손을 떼고 천천히, 자신의 일대기를 글로 적는 건 상상도 가지 않는다. 임요한. 곱상한 외모, 천재적인 센스의 경기 운영 능력. 그는 우리 시대의 전설이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 이등병으로 처음 자대로 전입 간 시절의 일이다. 훌륭한 이등병들은 모름지기 상꺽부터 병장을 막 단 영향력에 있어서 스페셜급 선임들의 일상적인 취향까지도 꿰뚫고 있어야 하는 법. 나는 그 법에서는 한참 멀었다. 군 생활은 존나 힘들었다.

 어느 날 날이 어둑해진 저녁 시간, 커다란 창고 뒤에 인적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는 옆 생활관 에서 무섭기로 소문난 병장과 마주쳤다. 그가 물었다.

 

  "너 스타 할줄 알아?"

 

 내가 초등학교 시절 처음 스타크래프트가 나왔는데, 나는 반에서도 아니고 '전교'에서 스타크래프트 랭킹 부동의 1위였다. PC방을 가면 모두가 나와 함께 팀이 되려고 가위바위보를 했었지. 스타 할줄 아냐고? 어이가 없었다. 잡지책에 나온 빌드를 손으로 적어가며 연습한 놈이 그 시절 몇이나 되었을까. 내 스스로 길드를 만들어 우리 학교에서 모집할 정도였으니, 나의 자부심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다.

 

 "네! 할 줄 압니다!"

 "그게 뭔지는 알아?"

 "게임...입니다!"

 "게임? 이 씹쌔끼가."

 

 괜한 시비 걸어서 심심풀이용으로 날 농락하는 거구나. 비위가 상했다. 병장은 나를 보며 이런 하찮은 놈하고 말 섞기도 귀찮다는 듯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말했다.

 

 "스타는 스포츠다."

 

 그렇다. 스타는 스포츠다. e-스포츠. 임요한이라는 슈퍼 스타를 갖고 있는 확실한 스포츠 종목이다. 웬만한 비인기 올림픽 종목보다 훨씬 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다. (덧붙여 그 병장은 대단한 게임광이었다.)

 

 임요한은 재수 시절 처음으로 스타크래프를 접한다. 그리고 게임에 푹 빠진 채 재수 생활을 보낸다. 사실 결과가 소름끼칠 만큼 우연히 맞아 떨어졌을 뿐 그 당시 임요한은 누가 봐도 그저 하라는 공부는 지지리도 안하는, 미래가 캄캄한 재수생에 불과했다. 그런 그가 20대 초반의 나이에 억대 연봉을 받으며 프로 게이머가 되리라고 누가 예측했을까. 예측은 당연히 불가능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하나의 게임이 e-스포츠라는 종목을 탄생시키고, 대한민국의 놀이 문화를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줄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다. 더구나 이 흐름이 10년을 넘어갈 줄이야!

 

 <나만큼 미쳐봐>에는 이런 임요한이 프로게이머가 되기까지와 된 후의 일상이 담겨 있다. 누구나 예상하겠지만, 이슈화된 인물을 꼬드겨 돈 좀 벌어 보려는 출판사의 의도가 짙은 것은 사실이다. 근데 뭐 어쩔 건데. 출판사는 기업 아닌가? 맞다. 내가 단연컨대, 지금의 흐름이라면 몇 년 안에 임요한 홍진호를 필두로 한 책이 나오리라. 예언한다. 지금은 2016년 3월 10일이다!

 

 어쨌거나 스타크래프트를 스포츠로써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집어 들 만 하다. 아쉽게도 감동이나 비하인드 스토리가 탄탄한건 아니다. 그러나 테란의 황제의 발자취를 집안 서재 어딘가에 꽂아 두는 것은 우리 스타크인들의 기본 소양이 아닐까. 너무 오타쿠스러운 발언인가?

 아무튼 게임이든 공부든 일등한 사람의 이야기를 가까이 두는 것은 유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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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평전
조르주 보르도노브 지음, 나은주 옮김, 이용재 감수 / 열대림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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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폴레옹>은 억양부터 감기는 맛이 있는 게 이름이 정이 간다. 나폴레옹 법전. 나폴레옹 양주. 나폴레옹 전쟁. 강해 보이고 아주 친숙한 이름. 나폴레옹, 프랑스의 영웅, 또는 영웅이어야 하는 존재. 나폴나폴거리는 레옹. 하하하핳아난이런게느므좋다ㅠㅠ

 

 <나폴레옹 평전>, 조르주 보르도노브 저

 

 "나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

 

 를 외치는 지존급 최종 보스의 포스를 아낌없이 풍기는 역사 인물. 그가 왕으로 즉위 한 뒤 프랑스는 유럽을 말 그대로 '제패'한다. 그와 관련한 전설적인 이야기들은 옮겨 쓰기 지루할 정도로 널려 있으니 딱히 적을 필요도 없다. 그런데 이런 귀찮은 작업을 충실히 적어낸 책이 있으니 그게 바로 <나폴레옹 평전>이다. 저자에 의하면 나폴레옹을 어떠한 편견에 휘둘리지 않고 그의 일대기를 그렸다고 한다. 인간적인 면모까지 최대한, 삽살개처럼 샅샅이.

 

 개인적으로 나폴레옹이라는 인물을 좋아해서 그와 관련된 서적이나 이런 저런 자료들을 뒤적이기는 했지만 나는 편견이 심한 사람인지라 그의 성장기 이야기만 기억에 남는다. 황제가 되기까지, 그리고 그 이후는 정치적인 싸움과 전쟁이 주요 이야기라 흥미가 떨어진다. 사실 그 시절 걔네들 정치 싸움이 뭐 궁금할까 싶다. 지금도 정신없어 죽겠는데.

 

 그의 성장 이야기는 아주 매력적이다. 키도 작고 말도 버벅대고 친구 관계도 좋지 않았다. 심지어 코르시카인으로 프랑스에서 살아가는 국가 정체성까지 혼란스러워 어린 시절부터 이미 세상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며 성장한다. 한마디로 세상에 얻어터지면서 맞고 자란 셈인데, 그런 꼬마 나폴레옹에게 한 가지 유일한 무기는 '집념'.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것에 대단한 에너지를 가진 꼬마는 특히 책 읽기를 좋아했다. 우리 말로 '빡칠' 때마다, 독서에 몰두함으로써 모든 것을 잊어 버렸다.

 

 멋지다! 지식을 갈구하며 무언가를 받아 적는 사유의 힘, 그 습관의 힘이 유럽을 제패하는 원천이었다니! 남자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고 싶다면 나폴레옹의 일대기를 들려주는 게 가장 효과적일 듯 싶다.

 

 '그가 입을 열어 그동안 갈고 닦은 사유의 힘을 공기 중에 풀어 놓을 때마다 사람들은 그에게 집중했으며, 그의 신선한 매력은 그의 남루한 옷차림을 가리고도 남았다.'

 

 '다른 장교들의 방에 옷이 쌓여 갈 때, 나폴레옹의 방에는 책들이 쌓여 갔다.'

 

 개인적으로 항상 되뇌는 말이기도 하다. 쫄지 말자. 가진 거 없어도, 배움을 게을리 하지 말자!

(안타깝게도 현실은 잘생기고 잘 빠진 패셔니스트가 우대 받는다는 확실한 진실은 잠시 잊자. 때로는 말할 기회조차 가질 수가 없다. 소개팅에서 사진부터 까이는 현실. 씨팔ㅠㅠ.)

 이런 나폴레옹에 대한 편견이 있어서 일까, 객관적인 평전이라곤 했지만 나에게는 그저 위대한 인물을 찬양하는 문장들로 보였다. 저자는 나름 침착하게 말하지만 결국 빛나는 물체를 그림자로만 설명하기엔 부족한 지, 그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듯한 발언을 한다.

 

 프랑스나 러시아 저자들의 글은 보기가 어렵다. 이름부터 어렵다. 나폴레옹 말고는 이름 짧은 푸셰정도나 들어오지 나머지는 기억도 안 난다. 왕당파, 자코뱅파, 어쩌구, 정신이 없다. 지명 이름은 더 복잡하다. 물론, 나만 그럴지도.

 막판에는 나폴레옹이 정치적으로 추락하며 느끼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런데 그 광경이 어쩐지 어색하지가 않다. 오히려 더 위대해 보인다랄까. 어쨌든 당시의 나폴레옹의 발자취가 곧 유럽의 역사이기도 하니까, 여러모로 이 책은 읽어볼 가치가 있어보인다. 결론은 알다시피, 너무나 안타깝게도 사전에 불가능을 입력시키고 끝이 난다. 그러나 인간적인 능력치에서 그의 면모에서 불가능은 없었다는 말에 딱히 토 달 사람이 몇이나 될까. 토 달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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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도서관 - 세계 오지에 16,000개의 도서관 1,500만 권의 희망을 전한 한 사나이 이야기, 개정판
존 우드 지음, 이명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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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crosoft의 중역으로 일하다 다 때려 치고 네팔 히말라야에 도서관 세우는 일에 모든 걸 바치는 말 그대로 (자본주의 시각에서 보면 참 멍청한, 그것도 매우) 괴짜 존 우드의 책이다.

 

<히말라야 도서관>, 존 우드 저

 

 언젠가 어느 책에서 인용한 것으로 존 우드의 이야기를 듣고 짜릿한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그의 책을 읽기도 전이었지만 그저 '이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멋진 그의 이야기. 책에는 그가 세계 일류 대기업 직장을 때려 치고 이 일을 하기로 결심하게 된 과정, 인생에 있어서 '대체 뭘 할 건데?'에 대한 답을 찾기까지의 행보까지 세세하게 그려 준다.

 

 책은 전반적으로 묵직한 분위기도 있다. 대단한 사람의 대단한 결심, 그리고 대단한 약력과 대단한 행보들. 이런 이야기는 역겨워서 듣기 싫다. 그러다 '자기만 드럽게 잘났어요 아주.' 하고 덮어버릴 때도 있다. 하지만 존 우드의 이야기를 따라가면 대단한 사람인 건 맞지만 그의 대단한 행보들은 지극히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결정으로 느껴진다.

 한마디로, 이 형 얘기는 듣기가 좋다.

 

- 존 우드 형 이야기.

 

 아는 형이 Microsoft를 다녀. 알어? MS야. 대단한 형이지. 근데 그 형이 네팔로 여행을 갔어. 갔는데 그 높은 산골짜기에 꼬마들이 있더라구. 책을 읽고 싶대. 자기들은 책이 없대. 어쩌라는 거야. 어쨌든 그냥 저냥 몇 권 던져 주고 왔대. 알다시피 그 형은 대단한 형이잖아. 세계적 대기업의 중역인데. 아무튼 그렇게 여행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갔어. 책상에 앉아 모닝커피를 마시며 오늘의 스케줄을 확인해. 회의 시간, 출장 가야할 비행기표, 미팅할 사람들을 체크하고 업무를 시작하지. 근데 자꾸 꼬맹이들이 생각난다고 하더라. 책을 읽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 똘망똘망한 눈동자들이. 놀랍게도 이 꼬맹이들이 세계 일류 기업 MS의 중역 자리 보다 강한 힘을 가졌었던 것 같아. 이 미친 형은 MS를 때려 치고 나가버려. 꼬마들의 눈동자가 잊혀 지지 않았대. 심지어 사귀던 여자 친구마저 (당연한 말이지만 이 여자도 잘 나가.) 뿌리 치고는. 그 꼬마들이 뭐라고. 미친 거 아닐까? 그러니까 그야말로 미치도록 박력 있는 남자 그 자체야. 존 우드는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해. 그러면서 점차 자신의 인생을 어디에 써야할지 확신과 자부심을 갖지. (제기랄, 더럽게 멋지네.) MS출신답게 인맥도 화려한 것 같아. 단박에 엄청난 조력자들을 끌어 모으지. 결국 도서관을 설립하는 재단까지 만들어...

 

 이렇게 존 우드 형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책'에 대한 몽롱한 연애 감정 같은 것이 되살아 난다. 최인훈이 <광장>에서 '정리된 서재의 책들이 하나 둘 씩 늘어 갈 때마다 몸 안의 깨끗한 세포가 늘어 나는 것 같다.' 는 말처럼 서재에 늘어나는 책들은 우리에게 묘한 기대감과 희망 따위를 준다.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라고 말한다면 배불러 터진 돼지새끼야! 라고 답해줘야 한다. 많을수록 좋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네팔 산골짜기 꼬마들이 '샬롯의 거미줄'같은 멋진 동화를 전혀 모르고 살아 갈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타까운 일이다. 그들에게 동정을 갖자고 하는 말이 아니라 그저 같은 독서 친구로서 안타깝다는 말이다. '그 책 봤어? 웃기지 않냐? 돼지랑 거미가 무슨 말을 해.' 이런 잡담을 지껄일 친구들. 좀 더 감상적으로 말해서 독서가 주는 삶의 지혜를 온 몸으로 받을 수 있는 놀라운 기회를 함께 나눌 친구들. 우리에게는 흔해 빠져 수험생용 베개로도 쓰이는 책 몇이 전혀 없는 곳도 있다니!

 

 존 우드 형이 아이들에게 '몇 권 던져준 것'은 사실은 대단한 선물을 준 것이었다. 그래, 우리는 이 흔한 책 몇 권 정도는 '던져줄 만큼' 차고 넘친다. 물건 좀 던지는 게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뭐라도 던질 용기가 부족할 때가 오히려 많은 것 같다.

 

 함께 도서관 설립 재단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음. 일단 Microsoft에 취업해서 중역이 되면.

 아직은 용기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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